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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와 집중호우로 대규모 인명·재산 피해 발생

기사승인 2020.09.08  14: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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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호우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 최소 7000억원 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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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3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여름철 집중호우의 경제적 피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집중호우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최소 7000억원을 넘을 것으로 최근 10년래 가장 피해가 컸던 지난 2011년과 2012년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황태희 기자 hth@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총 피해액은 호우, 태풍 무이파 등의 영향으로 총 7305억원이었다. 2012년에는 태풍 덴빈과 볼라벤, 산바의 영향으로 피해액 1조23억원이 발생했다. 복구비는 각각 1조5929억원, 1조9288억원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전라북도·강원도 피해 상황
지난 8월 1일부터 11일 오전 7시 기준으로 경기지역 누적 강수량은 평균 589.5mm를 기록했다. 연천 987.5mm를 비롯해 가평·양주·포천·동두천·여주 등에서 누적 강수량이 700mm를 넘었다. 이로 인해 사망 8명, 실종 1명 등 인명피해 9명과 이재민 251세대 431명이 발생했다. 시설피해는 이천·여주 청미천, 가평 달전천 제방유실 등 하천 76곳, 안성·이천·용인·가평 등 산사태 173곳, 이천 산양저수지, 안성 복좌저수지 등 저수지 21곳, 어항시설 3곳 등 공공시설에서 341건이 발생했으며, 주택침수도 579건이 일어났다. 특히 농작물 3579ha와 비닐하우스 8602동이 침수·파손됐으며, 용인·이천 등 7개 시·군에서 축사 136동이 피해를 입어 소와 돼지 닭 등 24만5000여두의 가축이 폐사했다. 파주는 임진강 범람과 제방붕괴로 도내에서 가장 큰 740ha의 농경지 침수 피해를 입었다. 특히 최근 경기북부 지역에 연일 강한 비가 내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방지 차원에서 설치한 울타리와 가축 매몰지 등이 일부 유실돼 농장으로 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연천은 75곳 4.5㎞의 야생멧돼지 차단 울타리가 유실되거나 파손됐다. 경기 용인시농업인단체협의회는 8월9일 처인구 일대가 유례없는 수해를 입어 550억원 이상의 추정 피해액이 발생,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8월1일부터 9일까지 처인구 원삼·백암면 지역에 600㎜ 가량의 폭우가 쏟아져 산사태가 발생하고 청미천이 범람해 농경지와 주택이 침수·유실되는 등 대규모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자체 조사한 결과 농경지 피해현황은 1050여 농가 약 900㏊에 이른다. 이로 인해 농경지 유실·매몰지역은 물이 빠져야 복구가 가능하며 침수된 시설하우스의 채소와 화훼는 상품가치가 전무하고, 침수된 논밭의 작물은 꽃이 피어 열매를 맺어야 할 시기여서 농업인들의 안타까움이 더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또한 산사태로 인해 축사침수 및 파손된 농가가 30여호 4.1㏊에 이르며, 축사침수로 사료, 건초, 기계장비 등도 피해가 막대하고 육계 4만100수가 폐사했으며 곤충 500만마리, 우렁이 42톤, 붕어치어 70만마리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협의회는 또 농업생산기반시설 구거 10곳, 농로 9곳, 저수지 1곳 등 총 1500m의 생산기반 시설이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전남지역 농작물 침수는 총 6823ha의 면적에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 벼의 경우 6201.9ha가 침수됐다. 시군별 함평 1296.9ha를 최고로, 담양 1000ha, 영광 908ha, 화순 240.6ha, 무안 149.3ha, 영암50ha, 순천48ha, 광양4ha, 목포 2ha 순이다. 밭작물은 총 210.9ha의 면적에서, 200.9ha가 침수됐고, 도복 1ha, 9ha가 유실됐다. 시설작물의 경우 316.9ha의 면적에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 과수는 93.3ha의 면적에서 침수 87.7ha, 낙과 1.1ha, 매몰 4.5ha다. 축산침수는 11개 시·군 126농가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가축피해는 침수피해 72만마리, 폐사는 21만7000마리다. 축종별로는 한우 4262마리 침수에 2마리 폐사, 돼지 1만1400마리 침수에 80마리 폐사, 오리 23만8500마리 침수에 8만4500마리 폐사, 닭 46만5875마리에 13만1975마리 폐사 등이다. 정밀 피해 조사가 이뤄지면 폐사 가축피해는 증가가 예상 되고 있다. 저수지도 4곳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곡성 배감제, 화순 서성제, 담양 월곡제, 금현제 등이다. 제당 유실과 방수로 사석, 제당 법면 유실 등이다. 양곡창고도 피해를 입었다. 담양 대전 농협3호에서 일반벼 52.8톤이 침수되는 피해를 입었다. 곡성에서는 양곡창고 침수 방지 작업 중 산사태 사고로 4명이 경상의 인명사고를 당했다.

전북도는 8월 7∼9일 3일 동안 쏟아진 집중호우로 인명피해와 함께 농작물 피해가 심각했다. 지난 8월9일(18시 기준) 현재 전북지역에 내린 비는 순창 544.2mm로 최고를 기록한데 이어 진안 478mm, 남원 432.6mm, 장수 333.3mm, 전주 326.5mm 순이며 완주가 243.2mm로 최저를 보였다. 이번 폭우로 인해 도내 전역에서는 농경지 유실 2.5ha, 매몰 102.3ha, 농경지 침수 8787ha, 축산 침수 14.4h 등 모두 8907ha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세부 피해 현황을 보면 남원의 경우 관내 금지면 귀석리 금곡교 인근 섬진강 제방 100여m가 붕괴되어 주택과 농경지 침수 피해가 컸다. 이로 인해 금지면에서는 주택 70가구가 침수됐고 8개 마을 300여명의 이재민과 농경지 1000여ha가 물에 잠겼다. 또 남원 관내 11개 읍면동 450가구 주택 침수와 이재민 1250명이 발생, 인근 학교와 행정복지센터, 마을회관 등에 대피했다. 이와 함께 축사 4곳도 물에 잠겼으며 108개 마을에서는 상수도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이 고통을 겪고 있다. 남원 관내 양곡창고 2곳도 침수됐다. 장수에서는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관내 번암면에서 산사태 발생으로 주택이 파묻혀 2명이 목숨을 잃었으며 농경지 108농가 34.7ha에서 피해를 입었다. 전북에서 가장 많은 비가 쏟아진 순창군에서는 유등면이 피해가 가장 컸다. 유등면 외이마을 전체가 침수되어 마을주민 40여명이 인근 초등학교 강당으로 대피, 임시 머무르고 있다. 이와 함께 농어촌도로 3곳이 통제되고 저수지 4곳이 유실됐다. 순창읍을 비롯해 유등·인계·풍산·구림 등 전체 57가구가 침수됐다. 순창 관내 소 축사 2.4ha, 닭 축사 2.7ha도 물에 잠겼다. 평야지대에서는 농경지 침수피해가 심각했다. 김제지역에서는 벼 3238ha와 밭작물 520ha 등 3758ha, 고창 880ha, 부안 772ha, 정읍 616ha등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밭작물은 논콩 785ha, 인삼 81ha, 고추 28ha, 대파 11ha 등 모두 1392ha에서 침수 피해를 입었다. 보름 가까이 반복된 집중호우로 인한 강원도 피해 규모도 15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8월14일 강원도는 잠정 집계결과 도내 18개 시군 집중호우 피해액은 공공부문 1482억 원, 사유시설 37억 원 등 1519억 원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재민은 217세대 429명이 발생했으며 90세대 163명이 귀가했고 127세대 266명이 임시 주거시설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경상남도, 충청남도 피해상황
이번 호우로 경남지역에는 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약 700ha의 농경지가 침수됐다. 특히 하동군 섬진강변 화개장터 침수피해가 극심했고, 창녕군 낙동강 본류 제방이 유실돼 아찔한 위기를 안겼다. 경남도에 따르면 8월7~8일 이틀간 경남지역에는 지리산권인 산청 388.7mm, 함양 375.4mm를 비롯해 평균 195.9mm의 폭우가 내려 10개 시·군에 호우경보가 발령됐다. 거창 주상면 연교리 한 과수원 인근 산사태로 인해 83세의 한 농민이 경운기와 함께 토사에 휩쓸려 매몰됐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밀양시 산내면에서도 순마교 인근 하천에서 배수로 이물질을 제거하던 50대가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또한 주택침수 310건, 농경지침수 686.9ha, 도로침수 25건, 토사유출 47건, 하천범람 4건, 어선파손 14척(전파 9척, 반파 5척), 어선계류시설 손실 1개소, 축사 파손 11,125㎡, 가축 폐사 3605마리, 산사태 18곳, 문화재 파손 6곳 등의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하동 화개면엔 이틀간 429mm의 폭우가 내렸고, 섬진강 상류댐에서 초당 3만2000톤(섬진강댐 2500톤, 주암댐 700톤)이 방류되자 화개장터 일대가 잠겼다. 농·특산물이 즐비했던 화개장터 상가 115동과 주변장터 상가 80여동이 침수됐고, 주민 130여명이 대피했다. 지리산자락의 하동군에는 7∼8일 집중호우로 화개면 346㎜를 비롯해 옥종면 278㎜, 청암면 260㎜, 횡천면 251㎜, 적량면 242㎜ 등 평균 193㎜의 호우가 급습했다. 특히 화개면 삼정마을은 531㎜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더구나 섬진강 상류댐에서 초당 3만2000톤(섬진강댐 2500톤, 주암댐 700톤)을 방류하면서 화개장터 일대가 순식간에 물에 잠겼다. 화개면·하동읍·악양면 일원 건물 336동이 침수됐고, 배·벼·블루베리·녹차 등 농경지 74.4㏊가 극심한 치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8월6일부터 8일까지 3일 동안 300mm 정도의 비가 내린 합천군에는 8월8일부터 하천이 범람하고 제방이 유실돼 황강 주변에 유례없는 침수피해가 속출했다. 농경지 435ha, 시설하우스 300동, 주택 63동, 축사 8동(한우 313두, 돼지 3000두, 염소 27두)이 침수됐다. 공공체육시설 31건, 도로시설 23건, 국가하천 8건(제방붕괴 1건, 파이핑 5건, 유실 2건), 지방하천 4건(제방붕괴 1건, 호안유실 3건)의 재산피해도 발생했다. 특히 3300여 마리의 가축이 갑자기 불어난 물로 인해 떠내려가거나 폐사했다. 그동안 비가 내려도 수해를 모르고 지내왔던 주민 133명이 가축과 가재도구를 떠내려 보내고 옷가지 하나 건지지 못한 채 이재민 임시대피소로 떠밀려 나가야 했다. 충남에서는 용담댐 방류로 금산 제원면·부리면 일대가 침수돼 인삼재배 농가를 중심으로 농경지 피해가 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금산군과 농가에 따르면 용담댐 수문 방류는 8월7일 초당 700톤으로 시작해 8월8일 최고 초당 2900톤을 방류했다. 댐 방류로 인한 금산군의 침수피해 지역은 ▲제원면 제원·대산·저곡·용화·천내리 일원 ▲부리면 어재·평촌·예미·수통리 일원이다. 특히 부리면 방우리는 진입로가 유실돼 마을이 고립됐다. 금산군이 8월9일까지 조사한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조정·천황천, 금강 무지개다리 하류 제방 및 제방도로, 촛대바위 옆 마을진입로가 유실됐다. 또 침수가구 88가구에 219명이 제원초 및 마을회관 등 임시대피소로 대피했다가 귀가했다. 농경지(인삼포 포함)의 경우 제원면 236농가 258ha, 부리면 222농가 213ha 등 총 458농가 471ha에 대한 피해가 접수됐다. 피해 농민들은 “용담댐 방류로 수확을 앞둔 인삼밭이 물에 잠겨 4~5년 된 인삼 피해가 매우 커 발만 동동 구르는 심정” 이라며 “다시 농사를 하려해도 복구 작업에 엄두가 나지 않고, 4~5년을 기다려야 수확이 가능하니 그동안 어떻게 살지 걱정”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7월28일 이후 금산의 강수량은 8월9일까지 부리 472mm, 남이 500mm, 남일 392mm, 진산 436mm, 복수 433mm, 금산 378mm, 금성 395mm, 제원 378mm, 군북 354mm, 추부 414mm을 기록했다.

당정청, 재난지원금 현재의 두배 수준으로 상향
지난 8월12일 당정청은 역대 최장기 장마로 인한 전국적인 집중호우로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재난지원금을 현재의 2배 수준으로 올려 현실화하고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하기로 했다. 다만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은 예비비 등 현재 재정 상황으로도 대응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편성을 일단 보류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수해 대책 관련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강훈식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밝혔다. 강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당정청은 과거 경험해보지 못한 기록적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에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신속하고 항구적인 피해 복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며 “피해 지역의 주민들이 하루 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고 보다 안전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가용한 모든 행정적·재정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우선 당정청은 정부의 행정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해 남부지방 등에 대한 특별재난지역 추가 선포를 신속히 진행하고 직·간접적 지원을 실시키로 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복구 계획을 신속히 마련해 조기 복구에 착수하고 피해 복구는 단순한 원상 복구가 아닌 수해의 근원적 예방을 위한 항구적 복구를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당정청은 또 1995년 만들어진 이래로 증액이 없어 현실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던 재난지원금 지급액을 2배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사망의 경우 기존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침수 지원금은 10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된다. 강 수석대변인은 “코로나19 대응으로 재정 여건이 어려워진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최대한 완화하고 사망·실종자에 대한 구호금 등 재난지원금을 현실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은 피해 지역과 주민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당부했고 유사 피해에 대한 근본적 예방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정부가 피해 복구와 주민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도록 예산확보 관련 법안 처리 등 국회 차원에서 가능한 최대한의 지원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심을 모았던 4차 추경 편성 여부는 결론이 보류됐다. 현재 남은 2조6000억원 가량의 예비비로도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는 판단에서다. 강 수석대변인은 “당정청은 이번 집중호우 피해를 조속히 복구하기 위해 사용 가능한 모든 재원을 최대한 동원해 지원키로 의견을 같이 했다”며 “현 상황은 감당 가능한 재정 상황임을 확인하고 추경은 추후 판단키로 했다”고 말했다. NM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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