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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의 현대적 재해석 통해 전 세계에 한복의 아름다움 알리다

기사승인 2020.10.05  00:3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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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미국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에서 신곡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을 선보이면서 컴백한 블랙핑크는 한복을 재해석한 의상을 선보이며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이날 무대에서 블랙핑크는 한국적 문양과 고름이 돋보이는 의상을 입고 등장했다. 조선 무관들의 공복이었던 ‘철릭’을 잘라 짧은 드레스로 입고, 도포를 잘라 저고리로 만들었다. 여성 속옷인 가슴가리개는 배꼽티처럼 입었다. 어깨에는 노리개를 달았다. 일각에서는 의상 정체성이 한복이 맞느냐는 비판도 제기됐지만 해외 팬들은 “멋스럽다”며 더 열광했다.

전 세계서 주문 쇄도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 받아
뮤직비디오 속 블랙핑크가 입고 화제가 됐던 한복 의상, 바로 창업 3년차 스타트업인 단하주단의 작품이다. 단하주단의 단하 대표는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입은 의상은 조선시대 무관의 옷인 철릭이다. 저고리에 치마가 합쳐진 형태로 오늘날 원피스와 비슷하다”면서 “제니가 입은 의상은 남자 도포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안에 입은 크롭탑은 한복 속옷의 하나인 가슴가리개를 겉옷으로 변형시킨 것. 옷에 새겨진 문양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 중인 궁중보자기의 ‘봉황문 인문보’에서 따왔다”고 설명했다.

▲ 김단하 대표

지난 6월, 단하 대표는 블랙핑크 스타일리스트 팀으로부터 블랙핑크 뮤직비디오 의상으로 단하주단의 한복을 사용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한복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단하 대표는 선뜻 제안을 수락했다. 전통 방식 그대로 의상을 제작하되, 블랙핑크의 격정적인 안무에 맞춰 소매와 치마 길이 등은 조금씩 조정했다. 블랙핑크 스타일리스트가 옷을 가져가긴 했지만 진짜 입게 될지 몰라서 크게 기대하진 않았다는 단하 대표는 블랙핑크의 뮤직비디오가 공개되는 날 마음 졸이며 지켜보고 있다가 하이라이트 격인 마지막 군무 장면에서 옷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고. 단하 대표는 “전통의상과 화려한 퍼포먼스가 의외로 잘 어우러져 더 큰 관심을 받은 것 같다”고 전했다. 블랙핑크 뮤직비디오 속 의상이 화제가 되면서 단하주단도 덩달아 호재를 맞이하고 있다. 서울 성동구 서울새활용플라자에 위치한 쇼룸에서 방문예약을 통해 직접 상품을 보고 구매할 수 있었지만 코로나 이슈와 더불어 주문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 쇼룸 운영을 일시 중단했을 정도다. 지난 9월18일부터는 추석을 앞두고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5층에 팝업매장을 오픈, 3주간 운영하고 있다. 최근 문을 연 온라인 쇼핑몰에는 유명 스타일리스트나 해외 고객들의 문의도 부쩍 많아졌다. 단하 대표는 “미국·중국·태국·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에서 주문이 쇄도해 주문량이 1000% 정도 늘었다”면서 “창업 후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아직도 좀 얼떨떨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환경과 전통, 장인정신 깃든 브랜드를 위하여
김단하 대표는 패션디자인이 아닌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제주도 카지노에서 딜러와 사무직으로 일했다. 가야고등학교 재학 시절 개량한복을 교복으로 입었기에 한복이 익숙했다는 그는 평소에도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한복을 입고 다닐 정도로 한복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카지노에 근무하면서도 소일거리 삼아 시작한 온라인 한복 대여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한복사업에 뛰어들었다. 특히 한복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2016년부터 한국궁중복식연구원에서 조경숙 명인에게 한복 디자인을 배우는 한편, 2018년부터는 성균관대 의상학과 복식사/복식미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2년 전 자신의 브랜드인 ‘단하’를 론칭한 단하 대표는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세대로서 환경적 가치, 전통의 가치, 장인정신이 깃든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단하 대표의 한복을 향한 고집스런 철학은 한복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아이템 수와 수량에도 나름의 제한을 두고, 스타일 수를 유지하며 조금씩 변화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는 것. 매 분기 드레스를 재활용하는 업사이클 전시도 진행하며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소재 사용률도 50%에 이른다. 디자인에 대한 고민도 빠지지 않았다. “움직이기 불편하고, 덥고, 까다로운 관리 등 실용성이 떨어지는 한복의 단점을 개선하는데 많이 고민했다”면서 “한복도 데이트 의상이나 출근복으로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고민 끝에 탄생한 단하주단의 한복은 일반 의상과 함께 입어도 어울리고 매력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지난해 10월에는 캐나다 밴쿠버 패션위크에 초청받기도 했다. 지난 9월 인간문화재 단청장 최문정 작가를 비롯해 이전경, 서혜진, 김성철 작가와 협업한 ‘시크릿 가든’ 콘셉트의 비원 전시를 진행, 한복과 전통 예술의 콜라보를 기획해 호평을 얻은 단하 대표는 “한복은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이 만들고 입고 즐기는 등 모든 걸 함께 해온 옷”이라며 “전통에 얽매여 너무 엄한 잣대로 보지 않는다면 좀 더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NM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저작권자 © 뉴스메이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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