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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복지는 반려동물뿐 아니라 모든 생명으로 연결될 수 있다”

기사승인 2020.11.05  00:4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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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전체 가구의 26.4%, 인구로는 1500만 명에 달한다. 4가구 중 1가구 이상, 인구 4명 중 1명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셈이다.
 
황인상 기자 his@

반려동물이 늘어나면서 해마다 버려지는 동물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2019년 반려동물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구조·보호 조치된 유실 및 유기된 반려동물은 13만5791마리로 전년보다 12% 증가했다.

▲ 김성호 교수

동물과 사회복지는 결코 무관하지 않다
더 이상 동물은 ‘사육’하는 게 아닌 ‘공존’해야 할 생명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면서 김성호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행보가 화제다. 김성호 교수는 사람과 동물의 상생복지를 연구하는 학자다. 일찍부터 인간과 동물복지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이와 관련 다양한 정책 제안과 더불어 동물복지 관련 연구 및 자문을 수행해온 김성호 교수는 “지난 메르스 사태를 계기로 인간과 동물의 건강과 환경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원헬스’ 개념이 대두됐다”면서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반려동물도 많이 죽었다. 반려동물에게 나타나는 이상 징후를 눈치 채고 조사했다면 피해를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코로나19와 같은 인수공통감염병도 그러하다. 인간과 가장 많은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 동물이고, 이들과의 관계가 건강해야 인간도 건강하다”고 말한다.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동물복지를 논하는 것이 어쩌면 생뚱맞다고 느껴질 법도 하다. 이에 대해 김성호 교수는 사회복지와 동물은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미 해외에서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 이해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정책적 제도가 정착되어 있다. 김 교수는 “외국의 유기견 보호소에는 유기견이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돕기 위해 다섯 살 꼬마들이 책을 읽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면서 “이 프로그램은 아이가 다른 생명에 대한 공감 능력을 쌓는 기회이기도 하다. 말더듬증이 있는 성인들이 유기견 앞에서 ‘낭독 테라피’를 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최근 국내에서도 ‘동물은 사람과 함께하는 생명으로 동물에 대한 배려와 이해는 곧 사람에 대한 최고의 복지’라는 인식이 서서히 자리 잡아 가고 있는 중이다. 올해부터 경기도와 인천시, 서울시 등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 반려동물 돌봄서비스를 시작한 것도 그러한 인식의 변화에서 온 시도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동물 복지가 ‘동물만을 위한 복지’라고 오해했던 인식이 조금씩 변화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김 교수는 “국내에서는 어린이집에 동물을 데려다 놓고 만지는 것이 전부다. 아이는 행복할지 몰라도 동물은 힘들다”며 “아이들에게도 ‘내가 좋으면 함부로 만질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 결국 동물과의 관계는 사회가 얼마나 바뀌는지에 달려있다”고 피력했다.

동물복지 관련 정책 변화 위해 다각도의 활동 펼쳐
콜롬비아 대학교 사회복지 석사, 포담대학교 사회복지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성호 교수는 뉴욕한인봉사센터와 미국암협회에서 보건복지관련 업무를 수행했다. 뉴욕을 이끌 차세대 리더로 선정되기도 했던 그는 뉴욕·뉴져지 한인사회사업가협회, Korean American Open Forum Network, 한미장학재단, Korean American Civic and Education Center 등에서 다양한 시민봉사활동을 전개했다. 7년 전 귀국한 이후 국제사회복지학회 학술위원장, 한국다문화가족학회 총무위원장 및 학술위원장, 기독교사회복지실천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한편, 사람과 동물이 공생하는 복지를 표방하며 우리나라의 동물복지에 관한 정책적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김 교수는 서울시들개예방프로젝트-재개발지역 반려동물 중성화수술 지원사업 참여, 서울시 야생화위험 방치견 재반려화 시범사업을 수행했다.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포함하는 지역사회복지 실천에 대한 고찰’, ‘HAB(인간-동물 유대)에 근거한 커뮤니티케어와 노인복지실천의 가능성 탐구’, ‘서울시 취약계층 반려동물 양육실태조사’, ‘인간-동물 유대(HAB)에 근거한 지역사회 비영리기관의 역할에 대한 탐색적 연구’ 등의 논문 및 연구활동을 비롯해 애니멀호딩 예방과 대책을 위한 토론회(발제), 동물관련 법과 제도의 점검 및 동물복지 정책 방향 모색 세미나(토론), 서울시 반려동물 중성화사업 성과보고 심포지움(발제), 애니멀 호딩의 실제와 대안을 위한 국회 토론회(토론) 등 활발한 학술활동도 펼쳤다.

이와 함께 1년에 한 편씩 동물 관련 영화를 만드는 ‘동물권 문화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재개발 지역인 서울 노원구 백사마을의 동네 개, 길고양이와 공존하는 모습을 담아낸 <개와 고양이를 위한 시간>(2019)이 개봉한데 이어 최근 개식용 관련 영화인 <고기가 되지 않을 자유>가 영화제를 통해 소개되었다. 또한 KBS, EBS 등 공중파 방송에서 반려동물 관련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동물 복지에 관한 자문도 제공하는 한편 서울시복지재단 공유복지플랫폼 ‘복지속 동물’ 정기기고, 유튜브 채널 ‘휴애니프랜즈’ 운영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월 부터는가습기살균제로 인해 반려동물 피해를 입은 사례를 조사하는 연구사업을 수행중이다. 김성호 교수는 “동물에게 하는 복지는 사람에게도 좋고, 서로에게 유익한 관계가 되면 더 좋은 세상이 되고, 이러한 공생복지는 반려동물뿐 아니라 모든 생명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NM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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