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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직원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 여파 일파만파

기사승인 2021.03.30  18:2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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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현직 직원들의 조직적 투기 정황 포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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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는 기자회견을 열고 LH 직원들이 투기 목적으로 광명시흥지구 내 토지를 구입했다는 제보가 민변 민생위원회에 접수돼 확인 결과 매입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참여연대에 따르면 LH 임직원들이 매입한 토지는 경기 광명·시흥지구의 2만3028㎡(약 7000평)로, 금액으로는 100억원가량이다. 매입에 가담한 임직원은 14명이다. 이들은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배우자 등 가족 명의까지 이용해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매입 자금 중 약 58억원은 금융기관에서 빌린 것으로 추정된다. 참여연대의 조사 결과 특정 금융기관에 대출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부터 광명시흥지구 예정지 내 땅 나눠 매입
정부가 지난 2월24일 신도시 후보지로 발표한 광명시흥지구는 1271만㎡의 부지에 7만 가구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으로, 3기 신도시 중 규모가 가장 크다. 민변은 토지 등기부등본과 LH 직원 명단을 대조한 결과, LH 직원 10여명이 2018년부터 2020년까지 광명시흥지구 예정지 내 땅을 나눠 매입했다고 밝혔다. 김태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은 “지난달(2월) 24일 광명시흥지구 지정 발표 이후 해당 지역에 LH 직원들이 투기를 위해 토지를 구입했다는 제보를 받아 해당 지역의 토지대장 등을 확인한 결과 LH 직원들 여러 명이 해당 토지 지분을 나눠 매입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민변 측은 특히 특정지역본부의 직원들이 매입토지의 공동소유자로 돼 있을 뿐 아니라 자신의 명의 또는 배우자, 지인들과 공동으로 유사한 시기에 해당 지역의 토지를 동시에 매입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덧붙였다. 서성민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해당 토지 외에도 본인명의 외 가족이나 지인 명의까지 조사범위를 확대하면 매입 규모가 훨씬 클 수 있다”며 “3기 신도시 전체에서 국토부 공무원 및 LH 직원들이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 취득일자 및 취득경위 등을 전수조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변과 참여연대 측은 해당 행위가 공직자윤리법상 이해충돌 방지의무 위반 및 부패방지법상 업무상 비밀이용 금지 위반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공공기관 직원들이 내부 개발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추구하는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다고 밝혔다.

이강훈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실행위원은 “LH 직원들의 이러한 행위는 부패방지법 상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업무상 비밀이용죄에 해당된다”면서 “감사원이 철저한 감사를 통해 이들의 사전투기행위의 경위를 전수조사하는 것은 물론, 국토부와 LH 차원에서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원인과 전말을 투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LH 측은 자체 조사를 통한 사실 관계 파악에 나섰다. LH 관계자는 “광명시흥 신도시 개발과 관련, 공사 직원들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토지매입을 했다는 의혹에 대해 현재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면서 “향후 이와 관련해 관계 기관의 조사가 있을 경우에는 적극 임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광명시흥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 필지 취득 사실이 확인된 LH 직원 13명은 전원 직위해제 조치됐다. 국토교통부와 LH는 3월3일 자체 조사한 결과, LH 직원 13명이 해당지역 내 12개 필지를 취득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직원들에 대한 직위해제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민변·참여연대에서 제시한 10개 필지 중 2개 필지는 LH 직원 소유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추가로 4개 필지의 소유사실이 드러나면서 총 12개 필지가 LH 직원 소유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직원들은 2015년 이후 신규 후보지 관련부서 및 광명시흥 사업본부 근무자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부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국무총리실과 합동으로 광명시흥을 포함한 3기 신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토지거래현황을 조사할 방침이다. 조사 대상은 국토부, LH, 지자체 등 관계 공공기관의 관련부서 직원 및 가족이다.

58억여원 대출 대부분이 농협의 한 지점서 이뤄져
문재인 대통령이 LH 직원들의 100억원대 땅투기 의혹을 전격 지시한 가운데, 새로운 사실들이 속속 드러났다. 관련된 전·현직 직원 중 1명이 한 때 3기 신도시에 포함된 사업단장을 맡은 데다 약 58억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의 대출이 모두 농협의 한 지점에서 이뤄져 조직적인 투기 정황이 포착됐다. 3월4일 국토교통부와 LH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파악된 광명·시흥지구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은 총 15명으로 현직은 13명, 전직은 2명이다. 사전 투기 의혹을 받는 15명 중엔 2013년 광명·시흥 사업본부에서 근무한 직원도 있었으며 해당직원은 2년 전 지인과 함께 10억원 넘게 광명·시흥 지구 땅 2700㎡를 샀다.

특히 이들 중 1명은 구매 당시 직책이 3기 신도시에 포함된 주요 택지 중 한 곳의 사업단장직을 맡았다. 문제가 된 시흥시 땅 중 일부는 같은 부서에 근무하는 직원 3명이 함께 매입한 정황도 드러났다. 시흥시 과림동과 무지내동 필지 10곳 가운데 15억1000만 원에 거래된 농지 3996㎡는 LH 직원 4명이 공동 소유하고 있다. 이들 중 3명은 LH 과천의왕사업단의 한 부서 소속이다. 나머지 1명도 광주전남에 있는 LH 본부에 근무한다. 15명의 직원들의 조직적인 대출 정황도 밝혀졌다. 땅 매입자금을 위해 활용한 58억원 대부분을 모두 북시흥농협에서 대출받은 것이다. 당시 한 명당 많게는 10억원 넘는 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참여연대와 민변 측은 한 곳의 농협에 대출이 집중된 것이 LH 직원들이 투기를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증거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날 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과 관련한 전수조사를 위해 정부합동조사단을 공식 출범했다. 조사 대상 지역은 경기도 광명과 시흥을 비롯한 3기 신도시 6곳 전체다. 문재인 대통령이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LH와 국토부, 경기주택도시공사 등 공공기관들뿐만 아니라 경기도와 인천시, 해당 기초자치단체, 서울시로도 조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신도시 관련 업무를 맡은 직원과 그 가족들이 우선적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또 사전 투기의혹을 막기 위해 신도시 개발과 관련된 일을 하는 공직자는 거주 목적이 아니면 토지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될 예정이다.

장충모 LH 사장 직무대행, 대국민 사과문 발표
지난 3월4일 LH는 최근 발생한 LH 직원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사전 투기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치 대책을 약속했다. 이날 오전 LH 장충모 사장 직무대행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일부 직원들의 광명시흥지구 투기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실망을 드렸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또 “저희 공사는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힘든 국민들께 희망을 드려야 할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와 합동으로 3기 신도시 전체에 대한 관련부서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현황 전수조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며 “국민들께서 한 치의 의구심도 들지 않도록 사실관계 규명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만일 위법사항이 확인될 경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직 내부를 대대적이고 강력하게 혁신해 공직기강을 확립하고 다시는 투기 의혹 등으로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전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 사전신고제를 도입하고, 신규사업 추진 시 관련부서 직원과 가족의 토지 소유여부를 전수조사 하는 방안을 도입할 방침이다. 조사 결과 미신고 또는 위법·부당한 토지거래가 확인되면 인사상 불이익 등 강도 높은 패널티를 부과하는 방안도 도입할 방침이다. 장 사장 직무대행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흔들림 없이 주거안정 정책을 수행해 신뢰받는 한국토지주택공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이날 LH는 장 사장 직무대행 주재로 비상대책회의를 가졌다. LH 경영진은 회의에 앞서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깊이 인식하고 절대 재발이 없어야 한다는 다짐으로 대국민 사과문 발표와 함께 고개 숙여 사과했다.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에 차질 불가피 우려
LH 직원들의 광명 시흥 땅 사전 투기 의혹 여파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당장 신규택지 추가 발표 일정이 미뤄질 가능성을 비롯해 3기신도시 등 주택공급 계획에 일부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일단 기초조사를 완료하고, 위법사항에 대해서는 수사의뢰 또는 고소·고발 등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재발 방지를 위한 고강도 대응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변창흠 국토부 장관이 야심차게 내놓은 2·4 공급대책의 후속조치가 늦어지는 등 정부의 부동산 대책 추진에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 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정부는 광명시흥에 이어 추가로 4월에 신규 공급택지를 발표하기로 했는데 이번 사태가 터지면서 검증하는 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밖에 없다”며 “과거 거래 내역들을 다 조사해야 할 것이고 만약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면 신규택지 지정 발표가 더 늦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3기 신도시를 포함해 전반적으로 정부 공급 대책이 지연될 수 있는 리스크가 발생한 것”이라며 “공급이 빨리 이뤄진다는 기대감이 있어야 하는데 이번 사태로 인해 정부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며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광명시흥 뿐 아니라 다른 3기 신도시 지역에서도 투기 의혹이 제기될 경우 3기신도시 사업 일정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기 신도시 결정 과정이 비슷한 절차를 거친 만큼 다른 지역에서도 업무 관련 직원들의 투기 개연성이 높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다만 이번 사태로 정부 정책의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지만 공급 계획 차질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 겸임교수는 “국민들이 느끼는 허탈감과 박탈감이 큰 만큼 국민 눈높이 맞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3기 신도시를 계획대로 추진하는 게 국민들을 위하는 일인 만큼 빨리 문제를 정리하고 계획된 스케줄을 밟아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투기 행위를 엄단하기 위한 강도 높은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택지 개발에 관여하는 공무원과 공사·지방공기업 직원의 경우 실 거주 목적 외엔 토지 거래를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LH는 또 다른 직원들의 일탈 사례가 잇따라 터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LH에 따르면 LH 서울지역본부 의정부사업단에 근무하는 A씨는 부동산 투자에 대해 강의하는 한 유료 사이트에서 강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강의에서 자신을 ‘토지 경매 공매의 1타 강사’로 소개하며 영리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회사에는 별도의 겸직 신청이나 강의 사실 보고를 하지 않았다. 특히 A씨는 직무 관련성이 높은 분야에서 투자 방법 등을 강의한 것으로 알려져 문제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LH 측은 보고 있다. LH는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자제 감사를 벌이고 있다. 다만 지목된 A씨는 유료사이트에서 강의를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규정 위반 및 예외적 방법까지 동원해 투기
LH 직원들의 투기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LH 직원들이 규정을 어기거나 예외적 방법을 동원해 투기했다는 의혹이 연달아 제기되고 있다. LH뿐만 아니라 한국도로공사에 대한 의혹도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확대되는 모양새다. 지난 3월10일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LH 대구경북지역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LH 직원·가족은 수의계약 개시일이 열흘 지나기 전에는 공사와 주택 거래를 하지 못하는 규정을 깨고 7일 만에 LH 아파트를 구입했다. 가족 명의로 토지와 주택을 매매하고 신고하지 않은 직원들도 있었다. 이들이 받은 징계는 ‘경고’나 ‘주의’ 처분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 광명·시흥 일대의 땅에 투기했다는 의혹을 받는 LH 과천의왕사업단 직원 A씨는 강원도의 한 협동조합에서 대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다른 권역의 지역농협 대출로 땅을 매입하는 경우는 드물기에 지역 농협과 LH 직원이 해당 정보를 나눴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LH 직원들이 규제를 본인들에게 유리하게 이용해 공공 임대아파트에 입주해온 사실도 확인됐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LH 직원들은 성남·판교 등에 있는 10년 공공임대아파트 중에서도 84㎡를 초과하는 중대형 아파트에 입주했다.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르면 84㎡ 초과 공공 임대아파트는 소형 아파트와 달리 소득기준도 없고 주택을 보유해도 입주할 수 있고, 거주기간이 5년이 지나 조기 분양 전환을 받을 때도 중대형 아파트는 다주택자 제한이 없기 때문에 LH 직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LH 직원을 포함한 공기업 내부에서도 신뢰와 공정행정에 대한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내부 자정 작용이 없었기에 이 같은 상황이 초래됐다는 지적도 있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공무원 공직사회의 자발적 혁신문화 조성을 위한 정부혁신 과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 종사자들은 ‘정부혁신 9대 추진과제’ 중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공정행정 확립’을 우선과제로 뽑았다. 응답자 중 90%가 필요하다고 답한 것이다. 하지만 공공기관 종사자들의 필요성과 변화 정도를 측정한 지표의 점수차는 9개 항목 중에 가장 크게 나타나 내부의 변화는 적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정부혁신에 따라 변화의 필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변화하고자 하는 의지는 상당히 낮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공공기관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은 LH를 넘어 한국도로공사 등 다른 기관까지 번지고 있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018년 파면된 도로공사 직원 B씨의 징계요구서를 공개했는데, B씨가 비공개 정보를 이용해 땅을 샀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국토부 산하기관 전체로 조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1차 조사서 투기 의심자 7명 추가 지목
지난 3월11일 정부는 LH 직원 땅투기 의혹 1차 조사 결과로 총 시민단체 공개분 외 7명의 투기 의심자를 추가 지목했다. 그러나 같은 날 청와대에서 땅투기 의심 대상자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다 LH와 함께 조사 받은 국토부 직원도 전무해 자체 조사의 한계를 보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면치 못하게 됐다. 다만 조사단 안팎에선 이번에 발족한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가 차명거래까지 들여다 보는 데다 지자체에서도 추가 투기 의혹이 드러나고 있는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개발정보를 이용한 ‘관가’의 투기직원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1차 조사에서 투기의심자 토지매입은 기존 광명, 시흥 지구(15명)뿐 아니라 고양 창릉(2명), 남양주 왕숙(1명), 하남 교산(1명), 과천(1명) 등 총 20명에 달했다. 투기의심자의 숫자도 기존에 알려진 13명뿐 아니라 7명이 추가됐다. 합조단은 20명 모두 LH 직원으로 보고 있다. 같은 시각 발표된 청와대 비서관급 이상 고위직 참모(본인, 배우자, 직계가족 368명)를 대상으로 한 신도시 토지거래 내역 전수조사 결과에선 부동산 투기로 의심할 만한 거래는 아예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3기 신도시 인근 부동산업계에선 이미 예상된 결과라는 반응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이 실명거래를 하는 것 자체가 아마추어 투기”라며 “이번에 적발된 LH 직원들도 법적인 테두리를 넘지 않은 선에서 교묘히 투자했다고 생각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핵심 땅투기는 지인이나 제3자를 활용한 차명거래에서 나온다는 분석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브리핑을 통해 “LH 조사 결과 발표는 이제 시작일 뿐, 모든 의심과 의혹에 대해 이 잡듯 샅샅이 뒤져 티끌만한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공공부문의 투기 행위 근절을 위한 정부 대책에 대해 “차명거래 등 각종 투기의혹은 이번에 발족한 정부합동 특별수사본부의 철저한 수사를 통해 불법행위는 반드시 처벌받도록 할 것”이라며 “이번 조사 결과뿐만 아니라, 신속한 조사와 철저한 법집행을 위하여 당초 합동조사단이 맡기로 했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에 대한 조사도 특별수사본부에서 수사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도 “검찰과 경찰의 업역 정리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으로 경찰이 먼가 보여줘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국세청, 금융당국 등과의 자금추적 공조를 언급한 만큼 경찰 특별수사본부 단계에선 숨은 여러 땅투기 의혹의 뿌리가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다. 정부 안팎에선 정 총리가 브리핑 말미에 언급한 발언이 향후 행정부 내 조사방향을 가리킨다는 얘기도 나온다. 정 총리는 “단순히 3기 신도시와 관련된 부정비리에 그치지 않고 좀 더 폭 넓은 비리 근절, 그리고 제도개선, 앞으로의 주택과 관련된 국민의 뜻을 받드는 걸 철저히 하겠다고 다짐의 말씀 드린다”고 전했다. 3기 신도시 인근 지자체를 중심으로 직원들의 자체 투기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란 점에서 조사범위와 대상의 확대를 뚜렷하게 나타낸다는 설명이다. 국회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행정부 전반을 총괄하는 정 총리에 조사전권을 맡긴 것은 의미가 있다”며 “여야와 부처를 막론하고, 주택공급 정책을 주도하는 당·정·청이 땅투기 의혹의 ‘등잔 밑’이 아닌지 확인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H투기의심자, 대토보상에서 배제
정부합동조사단의 1차 조사 결과 밝혀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투기의심자가 대토보상에서 배제된다. 정부는 LH의 내규를 바꿔 직원이 토지 거래로 인한 수익을 얻을 수 없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투기의심자가 소유한 농지에 대한 조사도 착수해 목적에 맞게 사용하고 있지 않을 시 강제처분 조치를 할 방침이다. 지난 3월17일 정부는 최창원 국무 1차장 주재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의 LH 투기의심자 20명 관련 ▲농지처분방안과 ▲부당이익 차단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3월11일 국무총리 브리핑, 3월14일 국무총리 주재 관계장관회의에서 발표된 조치계획 등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됐다. 먼저 1차 정부합동조사에서 나타난 LH 투기의심자 20명에 대해 토지를 수용할 때, 대토 보상이 아닌 현금보상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현금 보상 시 보상비도 보수적으로 잡을 예정이다. 소유 토지에 대해서는 엄격한 감정평가를 진행하고, 비정상적 농작물의 식재에 대한 보상도 인정하지 않을 방침이다. 또 LH 직원의 농업행위나 실제 거주 여부 등도 살펴 농업 손실보상 및 이주보상 대상에서도 제외한다. 이 같은 방침은 LH 내부 규정을 수정해서 실행할 예정으로 앞으로 LH 직원이 신도시 토지를 확보해 개발 이후 추가 차익을 노리는 행위를 원천 차단하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김형석 국토부 토지정책관은 “투기의심자에 대한 실제 거주와 전입신고 여부, 수도·전기 사용량 등을 꼼꼼히 살펴서 현금보상 외에 더 부당한 이득이 돌아가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LH 내규 중 농지보상 규정을 바꿔서 직원들이 대토보상 등 토지로 인한 부당한 이득을 얻지 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LH 투기의심자에 대한 농지 강제처분을 위해 농식품부가 주관하는 합동조사반을 편성하고 3월18일부터 해당 토지 특별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반은 등록 정보 등 이용 가능한 모든 정책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한 사전조사 작업에 착수하기로 했다. 조사 결과 나타난 농지법상 위반행위 등은 특별수사본부에 제공하고, 관할 지자체에도 전달해 농지강제처분 절차가 이행되도록 할 계획이다.

김정희 농식품부 농업정책국장은 “이번 조사는 농지 현황 등을 파악하고 현장에서 농지 취득자격 증명과 관련 절차들이 잘 이행이 됐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라며 “조사결과 불법으로 휴경을 하는 것이 확인이 되는 등 위반 사항이 있으면 행정청이 바로 행정처분 내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H 투기의심자 관련 조사결과 정상적으로 농지를 취득해서 목적에 맞게 사용하지 않으면 매각대상이 되고 강제처분 조치를 하겠다는 설명이다. 매각대상이 되면 1년 동안 매각 의무가 부여된다. 그 후에도 매각하지 않으면 지자체장이 6개월 내 처분 명령을 내리게 된다. 해당 기간 내에도 매각하지 않으면 토지가격의 20%를 이행강제금으로 매년 물어야 한다. 5년이 지나면 원래 가격을 이행강제금으로 다 물게 되는 셈이다. 정부는 LH 투기 의심자에 대한 조사 및 후속조치 이행과 함께, 투기 근절 및 재발방지 방안과 LH 혁신방안 등도 마련할 계획이다. 최창원 국무조정 1차장은 “LH 투기의심자에 대해서는 무관용의 원칙을 적용하고, 이번 투기로는 그 어떠한 부당한 이익도 얻을 수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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