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환경적 가치, 전통의 가치, 장인정신이 깃든 브랜드 만들겠다”

기사승인 2021.04.05  14:06:45

공유
default_news_ad1

지난 2월, 중국 게임 ‘샤이닝니키’가 한국 서비스를 중단하는 사건이 있었다. 샤이닝니키는 한국 서버에 한복 의상을 추가하고 ‘한국의 전통의상’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에 대해 일부 중국 유저들이 ‘한복은 명나라의 한푸(漢服)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반발하자 샤이닝니키는 한복 콘텐츠를 삭제해버렸다. 이번에는 한국 네티즌들이 비판을 쏟아내자 아예 한국 서비스를 중단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K-팝과 드라마 등 K-콘텐츠가 전 세계 문화시장에서 우뚝 서자 중국이 수면 아래 가라앉아있던 ‘중화사상’을 다시 부각시키며 한복·부채춤·아리랑·김치·드라마·예능 등 K-콘텐츠 전 분야를 아우른 ‘문화 동북공정’에 나서고 있다. ‘동북공정’은 중국이 2002년부터 추진한 동북 3성 역사·문화에 관한 연구 프로젝트로 고구려와 발해 등 자국 국경 안에서 전개된 모든 역사를 자국 역사로 만들기 위한 시도다.

한복의 아름다움 알린 공로로 문체부 장관 표창 수훈
김단하 단하주단 대표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 3월 김단하 대표는 2020년 한 해 동안 한복문화 발전을 위해 헌신한 한복인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성과를 축하하기 위해 마련된 ‘2021년 한복문화 진흥 유공자 시상식’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수훈했다. 그룹 ‘블랙핑크’의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 뮤직비디오 의상을 제작해 한류 팬들에게 한복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린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블랙핑크가 지난해 6월 선보인 ‘하우 유 라이크 댓(How You Like That)’의 뮤직비디오 피날레 부분에서 현대화한 한복을 입고 등장했는데 최단 시간 내 1억 뷰, 2억 뷰, 3억 뷰, 4억 뷰를 차례로 돌파하며 연일 신기록을 갱신했다. 이후 블랙핑크는 미국 NBC 방송 토크 프로그램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같은 한복을 입고 등장해 화제를 모았는데, 당시 이들은 전통문양이 새겨진 저고리와 한복 치마, 도포 스타일의 겉옷을 입고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이후SNS에서는 블랙핑크의 개량한복을 따라 입은 해외 팬들의 커버 영상도 쏟아졌다.

▲ 김단하 대표

의상을 제작한 김단하 대표의 설명에 의하면 블랙핑크 멤버 로제가 입은 의상은 조선시대 무관의 옷인 철릭에서 모티브를 따와 모양과 제작방법도 흡사하다. 제니가 입은 의상은 남자 도포를 모티브로 디자인했다. 소매와 길이를 줄여 현대적으로 해석했지만, 한복의 배래선은 그대로 살리고 평면 재단법으로 만들어 전통방식을 재현했다. 안에 입은 크롭톱은 한복 속옷의 하나인 가슴가리개를 겉옷으로 변형시킨 것으로 옷에 새겨진 문양은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 중인 궁중보자기의 ‘봉황문 인문보’에서 따왔다. 김단하 대표는 “블랙핑크 이슈를 통해 한복과 전통예술의 접목이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전통예술 그 자체가 무궁무진한 소재를 품고 있다”며 “중요한 것은 대중들이 접근할 수 있는 선으로 제안하는 감각이다. 한복도 패션의 한 영역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단하주단의 한복은 일반 의상과 함께 입어도 어울리고 매력적이라는 입소문이 나면서 2019년에는 캐나다 밴쿠버 패션위크에 초청받았으며, 지난해 9월 인간문화재 단청장 최문정 작가를 비롯해 이전경, 서혜진, 김성철 작가와 협업한 ‘시크릿 가든’ 콘셉트의 비원 전시를 진행, 한복과 전통 예술의 콜라보를 기획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한복에 대한 경험과 애정으로 브랜드 ‘단하’ 론칭
“드라마나 노래처럼 한복이 한국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문화상품이 될 수도 있다. 전통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우리 것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깨닫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패션디자인이 아닌 중어중문학을 전공하고 제주도 카지노에서 딜러와 사무직으로 일했던 김단하 대표는 평소에도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한복을 입고 다닐 정도로 한복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 카지노에 근무하면서 한복에 대한 경험과 애정을 살려 소일거리 삼아 시작한 온라인 한복 대여사업이 안정기에 접어들자 그는 본격적으로 한복사업에 뛰어들었다. 한복에 대한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2016년부터는 한국궁중복식연구원에서 조경숙 명인에게 한복 디자인을 배우는 한편, 2018년부터는 성균관대 의상학과 복식사/복식미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밟고 있는 중이다. 3년 전에는 자신의 브랜드인 ‘단하’도 론칭했다. 김단하 대표는 “보통 국내 브랜드가 자리를 잡으려면 최소 2-3년 정도가 걸린다.

저희 역시 3년까지는 적자를 내더라도 어떻게 해서든 버티자고 결심했는데, 이렇게 빨리 좋은 기회가 찾아와 감사하는 마음이 크다”면서 “뮤직비디오 덕분에 주문량도 늘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주문하는 경우도 많다. 미국이 절반 이상이고, 나머지는 유럽과 아시아 지역 팬들이다”고 덧붙였다.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 세대로서 환경적 가치, 전통의 가치, 장인정신이 깃든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다짐한 그는 아이템 수와 수량에도 나름의 제한을 두고, 스타일 수를 유지하며 조금씩 변화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다. 매 분기 드레스를 재활용하는 업사이클 전시도 진행하며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 소재 사용률도 50%에 이른다. 김단하 대표는 “움직이기 불편하고, 덥고, 까다로운 관리 등 실용성이 떨어지는 한복의 단점을 개선하는데 많이 고민했다”면서 “한복도 데이트 의상이나 출근복으로 입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복은 오래 전부터 우리 민족이 만들고 입고 즐기는 등 모든 걸 함께 해온 옷”이라며 “전통에 얽매여 너무 엄한 잣대로 보지 않는다면 좀 더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소신을 밝혔다. NM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저작권자 © 뉴스메이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실시간 뉴스

전국 뉴스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