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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서 칼럼] 작곡 생활 58년, 로맨티스트 작곡가 김영광 스토리

기사승인 2021.04.10  22:5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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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별 유행과 장르를 뛰어넘은 히트메이커, 김영광의  삶과 노래

▲ 작곡가 김영광의 음반들

작사, 작곡은 물론 연주에 노래까지. 데뷔 이래 50여 년 간 매 시기마다 꾸준히 히트곡을 발표해오고 있는 작곡가 김영광.

1960년대부터 2천년대까지 시대별로 변화를 거듭해온 한국대중가요 흐름 속에서도 그의 노래는 늘 유행의 한가운데 있었다.

연도별 히트곡만 나열해도 지면이 모자랄 정도로 매 시기마다 굵직한 곡을 만들어온 그의 노래들, 시대별 히트곡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대의 변화에 귀 기울이는 열린 귀와 가슴을 지니고  있음을 증명한다.

시대별 유행과 장르를 뛰어넘은 히트메이커, 김영광 음악인생 58년. 그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그 창작노트를 펼쳐본다. 첫 번 째.

글 l 박성서(음악평론가, 저널리스트)

작곡 데뷔 58년을 맞는 로맨티스트

▲ 서라벌예대 시절 김영광씨. 우측 사진은 동기생인 작곡가 임성환씨와 함께

작곡가 김영광 선생과의 인터뷰는 10 여 년 전인 지난 2003년경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김영광 작곡40주년 기념음반’이 제작될 무렵이었다.

당시 필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그룹사운드 음반인 ‘키보이스/그녀 입술은 달콤해’의 복각음반 해설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근 20년이 더 흘렀으니 올해가 벌써 그의 음악생활 58년째다.

이 기간 동안, 우리 대중음악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 변화의 중심에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천후 히트메이커, 작곡가 김영광 선생의 히트곡도 함께 있었다.

고교 시절 직접 밴드를 결성, 무대 올라

1942년 4월 24일, 경북 포항에서 약국을 하는 집안의 3형제 중 장남으로 태어나 포항중, 고를 거쳐 서라벌예대 작곡과를 졸업한 그는 가요계에 몸담은 이래 작곡가로 가수로, 연주인으로 그리고 그룹사운드 리더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아나운서 출신가수 1호인 이정민씨와는 중, 고등학교 동기동창이다. 또한 ‘울릉도 트위스트’, ‘사랑을 하면 예뻐져요’의 작곡가 황우루씨와는 중학교 동창으로 이후 서라벌예대 작곡과를 함께 다녔다.

중, 고등학교 시절 기계체조 선수로 경북체전에 학교 대표로 출전했을 만큼 운동에 두각을 나타난 그. 동시에 포항의 작곡가 이정화 선생에게 기타를 사사 받으며 음악의 꿈을 키우기 시작한다. 스승인 그는 가수 차은희 데뷔곡 ‘한 많은 오륙도’ 등을 발표했다.

고교 시절 직접 밴드를 결성해 콩쿠르 무대 반주를 자청했고 또한 고3 겨울방학 때는 직접 작곡한 악보를 들고 신세기레코드사를 찾아갔을 만큼 음악에 대한 열정이 남달랐다.

▲ 김영광 작곡 데뷔 초기 음반들. 좌로부터 시계방향으로 ‘엘리자의 탱고(오기택)’, ‘외로운 마도로스(유성진)’. ‘황혼의 이별가(황금심)’, ‘당신은 가야 해요(최숙자)’, ‘나 혼자만의 밤(송영란)’ 음반

대학 진학 후 ‘외로운 마도로스’로 작곡 데뷔. 신세기 전속 작곡가로 활동

서라벌예대 진학 후 서울에 올라온 그는 무작정 악보를 들고 찾아간 신세기레코드사에서 전속가수 유성진(작곡가 유성민의 가수 시절 예명), 그리고 당시 작곡가 겸 문예부장인 김부해 선생을 만나면서 본격적인 작품 발표의 계기를 마련한다.

학교 근처 미아리에서 가수 유성진, 캠퍼스 동기 임성환과 함께 자취생활을 하며 발표한 노래가 ‘외로운 마도로스(유성진)’. 이 노래를 시작으로 ‘황혼의 이별가(황금심)’, ‘엘리자의 탱고(오기택)’, ‘당신은 가야해요(최숙자)’ 등을 잇달아 발표, 대학생 신분의 무서운 신예 작곡가로 주목받으며 신세기에 전속된다.

얼굴 없는 가수‘송기영’으로 활동, 10장 넘게 음반 발표

아울러 이 무렵부터 가수로도 활동한다. 가수로서의 예명은 ‘송기영’. 당시 가수 송기영은 짧은 활동기간 동안 무려 10여장이 넘는 음반을 발표했음에도 이전, 혹은 이후 발표되는 음반 어디에도 얼굴 사진이 공개된 적이 없다. 이를테면 ‘얼굴 없는 가수’였던 셈이다. 해서 그가 누구였는지 당시 가요관계자들 조차 대부분 알 수 없었다 한다.

이때 가수 송기영이 발표하는 노래 중 한 곡이 바로 1964년 7월에 녹음된 우리나라 최초의 그룹사운드 음반, ‘키보이스/그녀 입술은 달콤해’에 수록된 ‘정든 배는 떠난다’이다. 한국 록의 1세대 키보이스는 윤항기, 김홍탁, 차도균, 차중락, 옥성빈으로 구성, 한국 록그룹 사상 최고의 호화 라인업을 구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룹이기도 하다. 주로 미8군쇼 무대에서 활동하던 이들 키보이스가 일반 무대로의 진출을 위해 발표한 노래가 바로 국내 창작곡인 '그녀 입술은 달콤해(김영광 작사, 작곡)'다. 당시 신예 작곡가 김영광에 의해 마침내 우리나라에서도 록 스타일의 노래가 탄생되었다는 것 또한 한국 록 그룹사운드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현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곡가 중 한명인 그가 가수로도 활동했다는 사실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이에 얽힌 에피소드와 비화는 다음 호에 보다 상세히 소개하기로 한다.

▲ 김영광 작곡의 1960년대 음반들

그 무렵 ‘송기영과 키보이스’를 결성해 잠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다양하고 새로운 스타일의 창작에 몰두한다. ‘귀여운 베이비(김계자)’, ‘굿바이 존(송영란)‘에 이어 발표하는 노래 ‘모래 위의 발자욱(황우루 작사, 김영광 작곡, 임성환 편곡, 최양숙 노래)‘은 발표되자마자 당시 KBS 라디오 인기차트에서 연속 10주간 1위를 차지했던 노래다.

이 노래 ‘모래 위의 발자욱’은 이후 작곡가로 활동하는 황우루의 작사 데뷔곡이자 대학 동기인 임성환 의 첫 편곡 작품으로 이들은 당시 필동 자취방에서 3일간 밤을 새우며 12곡을 완성, ‘최양숙 독집/모래 위의 발자욱(신세기)’ 음반에 수록되었다.

이 무렵 그는 영화음악에도 주력한다. 1964년 영화 ‘병사는 죽어서 말한다(김기영 감독, 봉봉)‘와 ’어딘가 잘못이 돼있다(남석훈)’, ‘십대블루스(문주란)’, ‘내버려 두라(김상국)’ 등 영화주제가들이 그것.

‘울려고 내가 왔나’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성시대 구가, 70년대 히트곡 행진

1966년도에 발표하는 ‘울려고 내가 왔나(남진)’를 시작으로 그는 본격적인 전성시대를 구가한다. 이 무렵 ‘사랑하고 있어요(남진)’, ‘못 잊어서 또 왔네(이상열)’, ‘사랑은 눈물의 씨앗(나훈아)’으로 이어지는 그의 히트곡 행진은 70년대 통기타음악시대로 넘어와서도 거침없이 계속된다.

‘여고시절(이수미)’, ‘잘 있어요(이현)’, ‘영원히 사랑하리(에보니스)‘, ‘이별의 순간(이상열)’, ‘진실(정훈희)’, ‘친구(이용복)’, ‘사랑과 우정(이상열)’, ‘파도(바니걸스)’, ‘잊지마(김영광)’, ‘그냥 갈 수 없잖아(바니걸스)’, ‘오 당신(주애라)’, ‘내 곁에 있어주(이수미)’를 비롯해 정통 트롯가수 김부자, 조미미 등에게도 ‘달과 함께 별과 함께’, ‘사잇길’ 등 포크송 계열의 통기타 반주노래를 취입시켜 히트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시대를 초월한 히트메이커였던 셈이다.

또한 ‘그대 변치 않는다면(방주연)’, ‘향수(배성)’, ‘영원한 세실리아(최동길)’, ‘오로지(이수미)’, ‘내 사랑 미나(차중광)’, ‘왜 왔어(이영숙)’, ‘꼭 필요합니다(문주란)’, ‘내 맘은 둘(화니시스터즈)’ 등도 뺄 수 없는 그의 70년대 히트 넘버다.

70년대 중반에는 ‘김영광과 King Stars’를 결성, 그룹사운드 활동을 겸한 동시에 가수활동을 했던 노래 실력으로 기타반주 및 백 보컬을 직접 맡기도 했다. ‘여고시절(이수미)’, ‘내 곁에 있어주(이수미)’ 등의 백 보컬, 그리고 ‘빗속의 연인들(정훈희)’에서도 ‘하!’하는 부분도 바로 그의 목소리다.

▲ 시대와 유행과 장르를 뛰어 넘는 전천후 히트메이커, 김영광 작곡의 1970년대 음반들

시대와 유행과 장르를 뛰어 넘는 전천후 히트메이커

▲ 작곡가 남석현씨와 함께 필자의 사무실을 찾은 김영광 선생(우측), 2003년

그의 히트곡 행진은 계속된다. ‘잊게해주오(템페스트)’, ‘둘이서(박상규)’, ‘한 마디만 말해주(루비나)’, ‘축제(최병걸)’에 이어 80년대 들어서도 ‘외로워마세요(조용필)’, ‘무정 블루스(강승모)’로 이어지는 그의 히트행진은 ‘마음 약해서(와일드캐츠)’, ‘내일이면 간다네(지다연)’, ‘날이 날이 갈수록(이영화)’, ‘잊기로 했네(조용필)’ 등으로 이어진다.

90년대에 들어서도 주현미의 ‘잠깐만’, ‘또 만났네’, ‘짝사랑’, ‘러브 레터’, ‘스카이라운지에서’를 비롯해 태진아의 ‘거울도 안보는 여자, ‘미안 미안해’ 그리고 ‘카페에서(최진희), ‘책상 위의 뚝뚝뚝(이태호)’ 등으로 이어진다.

지난 1998년 제18대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장, 그리고 제2~4대 한국가요작가협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던 그는 일본 ‘라디오 저펜’에서 ‘김영광이 뽑은 한국가요’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렇듯 작곡생활 58년, 사람으로 치면 곧 환갑을 맞게 되는 그.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히트곡 행진의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지금부터 그의 창작노트를 하나씩 펼쳐본다. (계속)

[참고자료] ‘작가 탐구-김영광 편’ (한국가요작가협회보 ‘가요마을’, 2008년 봄호)

 

 

박성성 webmaster@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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