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준표 후보 상승세에 야권 대선판도 출렁
지난 9월12일,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인 이재명 후보가 강원지역 경선과 1차 국민선거인단(국민·일반당원) 투표에서 각각 과반 득표에 성공하며 누적 ‘과반 1위’로 ‘대세론’ 기세를 이어갔다.
장정미 기자 haiyap@
이재명 후보는 이날 강원 원주시 오크밸리 리조트에서 열린 강원 순회경선 합동연설회 이후 발표된 1차 국민선거인단의 온라인·ARS투표 집계 결과, 유효투표수 49만6672표 중 25만3762표(51.09%)를 얻어 과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민주당, 3차 슈퍼위크 이후 최종 후보 선출
이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 과반 저지엔 실패했으나, 30%대로 올라선 지지율로 1위와 격차를 줄이면서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배수의 진을 친 이낙연 후보는 전체 득표율 31.45%(15만6203표)로 이재명 후보와 19.64%p차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추미애 후보는 11.67%(5만7977표)로 3위를 차지했고, 정세균 후보는 4.03%(2만14표)로 4위에 자리했다. 박용진 후보가 1.16%(5742표)로 김두관 후보를 제치고 5위를 차지했다. 김두관 후보는 0.60%(2974표)로 6위에 위치했다. 1차 국민선거인단과 함께 발표된 강원지역 경선에서는 대의원·권리당원·국민일반당원의 온라인·ARS 투표를 합산한 결과 이재명 후보가 9118표 중 55.36%(5048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후보는 27%(2462표)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고, 뒤를 이어 추미애 후보가 8.61%(785표), 정세균 후보가 6.39%(583표)로 각각 3위와 4위를 차지했다.
박용진 후보는 1.90%(173표)로 5위, 김두관 후보는 0.73%(67표)로 6위를 기록했다. 앞선 대전·충남과 세종·충북, 대구·경북 지역 경선에 이어 이날 강원 경선과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합산하면 이재명 후보가 51.41%(28만5856표)로 과반으로 여전히 독주 체제를 유지했다. 이낙연 후보는 이날 1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앞선 경선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면서 누적 합산 득표율이 30%를 돌파한 31.08%(17만2790표)를 기록했다. 누적 3위는 11.35%의 득표율의 추미애 후보가 차지했으며 정세균 후보는 4.27%로 4위에 머물렀다. 박용진·김두관 후보는 각각 1.25%, 0.63%로 집계됐다. 이날 1차 슈퍼위크를 마친 민주당은 추석 연휴 이후인 9월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 10월1일 제주, 2일 부산·울산·경남, 3일 인천 순으로 지역 순회 경선(대의원·권리당원)을 실시한다. 10월3일 인천에서 2차 슈퍼위크 결과도 발표된다. 이후 10월 9일 경기, 10일 서울 경선이 예정돼 있다. 10월10일 3차 슈퍼위크 결과와 함께 최종 후보가 선출된다.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이후 결선이 치러진다.
한편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9월13일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직 사퇴를 선언했다. 정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고 사퇴를 선언했다. 정 전 총리는 “부족한 저를 오랫동안 성원해주신 많은 분들께 고개숙여 감사드린다”며 “나라와 국민과 당으로부터 받은 은혜를 갚겠다”고 밝혔다. 그는 “함께 뛰던 동료들께 응원을, 저를 돕던 동지들께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며 “고맙다. 사랑한다. 두고두고 갚겠다”고 덧붙였다. 정 전 총리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순회경선을 하면서 고심해왔던 내용인데 오늘 저와 함께하는 의원들과 함께 장시간 토론 끝에 (사퇴) 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국힘, 1차 컷오프 결과 대선 후보 8명으로 압축
지난 9월15일, 국민의힘 대통령선거 예비경선에 출마한 박진·장기표·장성민 후보가 1차 경선 컷오프에서 탈락했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가나다 순) 8명의 후보가 2차 경선에 합류하게 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1차 컷오프는 11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책임당원 여론조사 20%와 전국민 여론조사 80%를 합산 반영해 이뤄졌다. 이번 예비경선에는 총 12명의 후보가 등록했지만 박찬주 예비역 육군 대장이 지난 9월12일 대선 경선 후보직을 사퇴, 홍준표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하면서 여론조사 대상이 된 경선 후보는 11명이다.
당 선관위는 후보들의 득표율과 순위는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1차 예비경선을 통과한 8명의 후보는 9월16일 첫 토론회를 시작으로 총 6차례 TV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당 선관위는 경선 후보 토론회를 ‘비전 발표회’로 축소하고 정책 공약 발표회, ‘국민 면접’ 등을 진행했다.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은 “경선에 몰입하다 보면 대의를 잊고 소의에 집착하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며 “그런데 지금의 나라 사정을 후보들이 깊이 마음에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나라는 지금 민생이 도탄에 빠지고 법치는 사라졌고 상식이 없고 공정도 없다”고 현 정권을 비판했다. 오는 10월8일 2차 컷오프에서는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된다. 2차 컷오프는 선거인단 30%, 국민 여론조사 70%가 반영된다. 이후 최종경선을 통해 11월9일 대선후보를 확정한다. 최종 경선에서는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라 선거인단 50%, 국민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앞서 선관위는 최종 경선에서 본선 경쟁력을 묻는 방식의 문항을 도입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편 보수 야권 대선 후보들만을 놓고 진행된 적합도 조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윤석열 후보를 오차범위 밖으로 이겼다. 여론조사 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지난 9월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보수 야권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홍 후보는 32.8%의 지지를 받아 1위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은 25.8%로 2위였다. 이어 ▲유승민 11.3% ▲안철수 4.6% ▲원희룡3.2% ▲황교안 2.6% 순이었다. ‘그 외 인물’이라고 답한 응답은 1.8%, ‘없음’은 8.8%, ‘모름’은 2.0%로 조사됐다. 홍 후보는 광주·전라 등 호남 지역에서 41.5%라는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이어 유승민 후보가 15.8%로 호남에서 두 번째로 많은 지지를 얻었다. 윤 후보는 호남에서 8.6%에 그쳤다. 한편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44.7%가 윤 후보를 선호한다고 응답했다. 홍 후보는 35.3%의 지지를 얻었다.
차기 대권 ‘2강 2중’ 구도 형성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위권을 지켜오던 윤석열 후보에게 악재가 더해지고, 경선 최대 경쟁자인 홍준표 의원의 상승세와 맞물리면서 특히 야권 대선판도가 출렁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 8월27~28일부터 차기 대선 후보 적합도를 물은 결과 이재명 후보가 29.1%, 윤석열 후보가 27.4%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에 이어 이낙연 후보(13.6%), 홍준표 후보(9.4%)가 ‘2중’에 자리잡았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2주 후인 지난 9월10~11일 진행된 같은 기관(KSOI-TBS) 조사에서도 이재명 후보는 27.8%로 26.4%를 기록한 윤 후보에 1.4%p 차이로 ‘2강’ 구도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윤 후보가 정체된 사이 홍 후보(16.4%)가 2주 만에 7.0%p를 끌어올리면서 이낙연 후보(16.3%)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3위로 올라섰다. 범보수 진영 후보 적합도에선 홍 후보가 28.7%를 기록하며 오히려 윤 후보(28.2%)를 오차범위 내에서 근소하게 앞선 결과까지 나왔다.
이날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의 지난 9월13~14일 조사에서도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는 이재명 후보 26.0%, 윤석열 후보 22.4%로 양강 구도를 유지했고, 홍준표 후보 14.8%, 이낙연 후보 11.5% 순으로 ‘2중’ 구도를 나타냈다. 최근 2주간 홍 후보의 상승세는 특히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두드러지는데,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 홍 후보 31.2%, 윤 후보 25.6%였고, 한국갤럽의 지난 9월13~14일 조사에서도 홍 후보 32.6%, 윤 후보 27.5%를 기록했다. 여야 주자들간 가상 양자대결에서도 홍 후보의 상승세가 눈에 띌 뿐 조사에 따라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이 이어진고 있다. 엠브레인퍼블릭 조사에서 양자대결의 경우 이재명 후보의 경우 이재명 43.4%-윤석열 38.9%, 이재명 43.5%-홍준표 37.6%를 기록했고, 이낙연 후보는 이낙연 38.0%-윤석열 37.2%, 이낙연 39.9%-홍준표 39.2% 등으로 여당 주자들이 오차범위 내에서 우세한 모습이다. 윈지코리아컨설팅의 9월11~12일 조사에서는 홍준표 46.1%-이재명 40.2%, 홍준표 46.1%-이낙연 39.9%로, 홍 의원이 오차범위 안에서 모두 앞섰고, 윤석열 후보 역시 윤석열 46.4%-이재명 37.6%, 윤석열 45.2%-이낙연 40.8%로 여권 주자들에 오차범위 안팎에서 우위를 보였다. 전반적으로 홍 후보가 야권 대선주자 적합도뿐만 아니라 양자대결 경쟁력에서도 높아지는 추세가 감지된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대선 출마 하나
거대양당이 양분한 대선레이스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가세할 전망이다. 당내에서는 안 대표의 대선 출마 여론이 상당히 우세하며, 안 대표의 출마를 전제한 외곽 그룹도 이미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9월11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 대표는 지난 8월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렬 이후 당 조직을 정비하며 전열을 가다듬는 한편 외부 활동·방송 출연·정치 현안 메시지 등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안 대표는 전날(9월10일) 대구 수성구 아이디정보시스템 세미나홀에서 개최한 ‘대구경북 청년공감 토크’ 행사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대선 출마 계획에 대해 “당 정비를 하는 중”이라며 “어느 정도 정비가 끝나면 조직 내부에서 함께 논의하고 방향을 잡겠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당 정비 등을 이유로 대선 출마 관련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이미 기정사실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우선 권은희 원내대표는 지난 9월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총체적 난맥상을 보여 당원과 지지자들이 안 대표의 대선 출마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며 “국민의당이 현재 임하는 부분을 잘 정리해 당권과 국민에게 제시하면서 요구에 응할 예정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안 대표가 출마해야 된다는 쪽으로 확실하게 기울어져 있다”고 했다. 최연숙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안 대표가 대선에 출마해야 한다는 당내 여론이 많다”며 “시점을 말씀드리진 못하겠지만 안 대표가 (출마를) 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안 대표와 과거 인연이 있는 인사 주축의 모임이 안 대표의 대선 준비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고위관계자는 “안 대표와 과거에 인연이 있던 분들을 중심으로 물밑에서 (안 대표의) 출마를 준비하는 그룹이 있다. 여러 일이 진행되고 있다”며 “안 대표가 출마는 하겠지만, 결국 한국 정치에 기여하는 출마가 돼야 하는 만큼 고민을 깊이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출마 시점에 대해서는 “추석 밥상에 회자돼야 하니 추석 전에 출마를 선언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고, 잠시 미뤘다가 10월 초순에 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안 대표가 늦어도 10월 중으로 대권 출사표를 던질 경우 앞서 대선 출마를 마친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의 ‘제3지대 경쟁’이 관전 포인트다. 제3지대의 조준점인 중도·무당층 외연 확장을 통한 5% 이상의 유의미한 지지율 확보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제1야당 국민의힘도 안 대표의 행보와 지지율 추이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야 양자구도 대선에서 야권 지지율 5% 이상을 안정적으로 보유한 후보가 나오면 국민의힘은 표 분산을 우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NM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