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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 분야는 안목을 높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사승인 2021.11.04  15:4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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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전 세계 미술시장의 판도는 큰 파도를 맞이했다. 세계적인 경매 회사인 크리스티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체 미술품 경매 매출이 35억 달러(한화 약 4조 1500억 원)를 기록했으며, 이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전인 2019년 상반기에 비해 13% 늘어난 규모이자, 2015년 이후 최근 6년 이래 가장 높은 금액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주춤했던 미술시장이 다시금 호황기를 맞이한 것이다.

윤담 기자 hyd@

크리스티는 올해 미술 경매시장의 호황기를 이끈 주축으로 아시아 미술시장을 손꼽았다. 아시아 미술시장은 올해 상반기 총 경매 매출의 39%를 차지하며 급속도로 성장하는 추세를 보였고, 그 중심에는 상당한 구매력을 자랑하는 ‘큰손’ 국가, 중국이 있다. 2006년만 해도 전 세계 미술품 경매 시장에서 5%에 불과한 점유율을 보이던 중국은 2016년 34%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였고, 현재는 미술품 거래시장 규모 20조 원을 기록하며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미술시장에 올라서 있다.

고미술품은 재테크 뿐 아니라 미와 조형의 의미 알 수 있어
중국인들의 고미술 사랑은 유별나다. 명·청 시대의 도자기 한 점이 수백억 원에 크리스티 경매에 낙찰되기도 하고 수 년 전에는 중국의 서화가 제백석의 그림이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값을 뛰어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시진핑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미술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었음에도 고미술 시장은 여전히 견고하다는 평가다. 최근 세계적인 미술시장의 현황에서도 알 수 있듯 고미술품 시장은 재테크와도 연결될 뿐 아니라 과거의 미와 조형의 의미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미술품으로 재테크를 하기 위해서는 고미술품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애정이 있어야 한다.

▲ 민종기 원장

고미술품 전문수집가로 활동 중인 민종기 한중고문화가치연구원장은 오랫동안 중국 고대유물을 수집하며 고미술품이 있는 곳이라면 국내외를 막론하고 발품을 팔아 현장을 찾아다녔다. 안내 서적이 없어 배울 수 없었던 전문지식은 스스로 공부하며 깨달았으며 중국고대 유물의 핵심이 되는 흑피옥과 춘추시대 칠기, 도자기, 황실 먹 등을 중심으로 수집해왔다. 세계경매시장인 소더비(SOTHEBY'S), 크리스티(CHRISTIE'S), 나겔(NAGEL), 폴리옥션(POLY AUCTION) 등에 문을 두드려 중국 고대 도자기를 출품, 국내 최초로 수건의 낙찰을 받기도 한 민 원장이 지금까지 수집한 국내 유물만도 1만여 점, 이중 상당수는 중요한 사료 가치를 지닌 것들로 평가받고 있다. 그간 민 원장이 수집한 유물 중 가장 큰 화제를 모았던 것은 바로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데이비드 화병과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 화병.

민 원장이 소장하고 있는 한국의 데이비드 화병은 데이비드 화병과 유약, 그림, 발색, 형태, 적혀진 62자의 기복기원 및 제작연도까지 같은 쌍둥이 화병이다. 하지만 데이비드경이 수집했던 것보다 훨씬 더 선명한 코발트색깔과 아름다운 용무늬 문양을 지니고 있으며 데이비드 화병에는 없는 코끼리 코고리까지 원형이 보존되어 있어 그 가치를 금액으로 환산하기 어렵다. 이에 원청화 감정권위자인 허명 교수가 민 원장의 데이비드 화병에 대해 “중국본토에서 결코 찾을 수 없는 원본화병이다. 320점의 전체 가치를 다 합쳐도 이 데이비드 화병의 가치를 따를 수 없다”고 평가하며 “700년이라는 세월 동안 중국 원대청화유물의 최상의 보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한국과 중국을 넘어 세계의 자랑이 될 것”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유물의 역사적 의의 발굴하고 그 가치를 대중에 알리다
민종기 원장은 “고미술 분야는 선천적 심미안도 중요하지만 역사, 인문, 지리 등의 학문과 현장에서부터 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발로 뛰며 알아가야 한다”면서 “이론적 바탕위에 실물을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는 내공을 보유해야 서서히 보이게 되는 것이므로 이를 위해 미술품에 녹아 있는 아름다움에 눈을 띄우면서 안목을 높여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에 민종기 원장 자신도 중국인민대학박물관 학회이사 허명 교수, 상해 공뢰관리전문학원 문물감정학과 진일민 교수를 비롯, 세계적 도자감정가인 구소군 전문가 등으로부터 진품 인증을 받은 대표적인 원청화 도자를 국내에서 찾아내는 등 수집을 초월해 유물의 역사적 의의를 발굴하는 역할에 충실해 왔다. 지난 2013년부터는 전남 화순에서 지역의 유력 인사들과 예술인, 차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중국 고대황실의 명차를 소개하는 품다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해왔는데, 이 역시 유물들의 가치를 대중에 알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지난해 개최됐던 품다회에서는 광주지역 인사들을 대상으로 오래 묵혀 향미가 깊어진 고급보이차로서 낙타가죽 주머니에 밀봉되어 있는 ‘영하부윤태휴 다장’에서 약 13년 전에 제조된 진년(陳年)보이차를 선보였으며, 별도로 한중고미술품을 감상하는 시간을 가지고 고문화 발굴 및 보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최근에는 광주시와 전라남도가 공동 출연한 학술기관이자 호남의 역사유산과 기록문화를 연구, 기록하는 (재)한국학호남진흥원에 지난 15년 간 열과 성을 다해 수집하고 소장해 온 42개 명문가들의 고문헌 5,256점도 기탁했다.

민 원장이 기탁한 자료는 화순에서 활동한 대학자 조병만, 양회갑, 정의림의 일괄문서를 비롯하여 한 집안에서 전해지는 임란의병장 안방준家, 흥성장씨家, 배씨家, 밀양박씨家 동복나씨家, 제주양씨家, 창녕조씨家 등 ‘화순지역의 고문서’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으며, 기타 광주 나주 장성 담양 곡성 해남 영암 강진 영광 함평 순천 무안 완도 고흥지역 등 ‘광주전남 지역 고문서’ 전주 옥구 임실 남원 고창 등 ‘전북도 고문서류’를 총망라한다. 이에 호남에서 생산된 다양한 문서를 정리 및 연구함에 있어 큰 기여를 하고 특히 한 집안 문서 중에서도 중간에 끊긴 부분을 채워주고 이어주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들을 수집하며 그 가치를 대중에 널리 알리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도 함께 기울이고 있는 민종기 원장을 두고 ‘진정한 고미술품 콜렉터’라 일컫는 이유다. 민 원장은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상황이지만 한국고문화 발전을 위한 열정을 멈추지 않겠다”면서 “고미술품의 매력은 그 안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이다. 세계적인 위상과 예술적 가치를 지닌 고미술품을 보유한 우리나라가 앞으로 문화산업을 진흥하고 문화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NM

윤담 기자 hyd@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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