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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진단검사,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 확대

기사승인 2022.08.05  11:5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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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역 당국, 3세대 두창 백신 도입 위해 공급 계약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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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1일부터 질병관리청에서만 실시되던 원숭이두창의 진단검사가 전국 시·도 보건환경연구원으로 확대됐다. 이번 진단검사기관 확대는 지역사회에서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현재 원숭이두창 의심환자가 발생하면 지역에서 검체를 채취해 질병청으로 보내 검사를 해야 하지만 오늘부터 각 지역의 의심환자 검사를 지자체 보건환경연구원에서 시행할 수 있게 된다.

원숭이두창 최초 확진자 격리해제 돼 퇴원
지난 7월 7일, 질병관리청은 6월 22일 원숭이두창 최초 확진자가 격리 해제돼 퇴원했다고 밝혔다. 확진 판정을 받은 지 15일 만이다. 이번에 퇴원한 환자 1명 외 추가 감염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 확진자는 지난 6월21일 독일에서 입국한 내국인으로, 인천국제공항에서 스스로 질병청에 의심 신고해 의사환자(의심환자)로 분류된 뒤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인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돼 격리 치료를 받았다. 질병청은 “환자는 격리기간 동안 증상 기반의 대증치료를 받았고, 모든 피부병변 부위가 회복돼 감염력이 소실된 것으로 의료진이 판단했다”며 “임상증상과 피부병변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격리해제를 결정했으며, 퇴원 당시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국내 첫 확진자와 접촉했던 49명 전원의 감시도 종료됐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7월 12일 오전 0시를 기해 국내 첫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접촉자 49명 전원의 감시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최종 노출일인 지난 6월 21일부터 21일간 중위험 접촉자는 능동감시를 하고 저위험 접촉자에 대해서는 수동감시를 실시했으며, 전원 의심증상 없이 접촉자 감시가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접촉자 49명은 원숭이두창 국내 첫 확진자와 비행기 내에서 접촉했다. 확진자 인근 좌석에 앉았던 승객 8명이 중위험 접촉자로, 41명이 저위험 접촉자로 각각 분류돼 방역 당국 관리를 받아 왔다. 중위험 접촉자는 관할 보건소를 통해 건강상태를 유선 통화로 확인 받는 ‘능동감시’를, 저위험 접촉자는 접촉자 본인이 건강 상태를 스스로 모니터링하고 증상 발생 시 보건소에 연락하는 ‘수동감시’를 받았다. 방대본은 중위험 접촉자 8명을 대상으로 노출 후 예방접종(PEP) 희망 여부를 조사했으나, 전원 접종 의사가 없어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와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 검역을 강화하기 위해 영국 등 27개국을 검역관리지역으로 지정했다. 특히 영국, 스페인, 독일, 포르투갈, 프랑스 등 상위 5개국에 대해서는 발열기준을 37.5도에서 37.3도로 낮춰 감시를 강화했다. 각 의료기관에는 해외 방문자의 출입국 이력을 제공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 3세대 백신 5000명분을 도입하기 위해 해외 제조사와 공급 계약을 진행 중이다. 당국은 전국민 접종이 아닌 접촉자 중 희망자, 또는 직접 접촉이 없었더라도 위험집단 중심의 '포위접종'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7월 8일에는 원숭이두창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 504명분이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정부는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가 있는 3세대 두창 백신 ‘진네오스’ 5000명분을 국내 공급하기 위한 계약도 진행 중이다.

세계 각국, 백신 접종 준비에 속도
원숭이두창의 확산세가 꺾이지 않자 각국이 백신 접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는 안정성이 강화된 3세대 백신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미국과 유럽의 백신 확보전이 치열해질 경우 국내 도입이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ourworldindata)에 따르면 원숭이두창의 전 세계 확진자는 7월 11일 기준 9734명을 기록했다. 지난 5월 6일 영국에서 첫 확진자(아프리카 제외)가 나온 이후 두달여 만에 1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둔 것이다. 휴가철을 맞아 각종 축제 등을 통해 대면 접촉이 늘어나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럽 지역의 확산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스페인 2034명, 영국 1736명, 독일 1618명, 프랑스 721명, 네덜란드 503명, 포르투갈 473명, 이탈리아 255명, 벨기에 168명 등이다. 이는 WHO 공식 발표 수치는 아니다. 미국도 864명을 기록해 곧 1000명을 넘어설 기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숨은 감염자가 많아 미국 내 원숭이두창 감염자는 공식 확인된 숫자보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각국 정부도 백신 접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원숭이두창 상황에 대응해 올해 안에 160만회 접종분의 백신을 공급할 계획이다. 향후 몇 주 내에 29만6000회 분량의 백신이 공급된다. 미국은 감염 사례가 많은 지역을 대상으로 고위험군에 대한 백신 접종에 나설 예정이다. 미국이 공급하는 백신은 덴마크 제약업체 바바리안 노르딕사가 개발한 3세대 두창 백신이다.

미국에선 ‘진네오스’, 유럽에선 '임바넥스'로 불리는 이 백신은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2019년 진네오스를 원숭이두창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유럽도 3세대 백신 사용을 위한 검토에 나섰다. 유럽의약품청(EMA)은 임바넥스(진네오스)를 원숭이두창 예방용으로 확대하기 위한 검토를 시작했다. 현재 EMA는 바바리안 노르딕의 정식 허가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유럽 국가들은 백신의 공급 부족 우려에 따라 미국에서 진네오스를 수입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유럽이 일제히 백신 접종 준비에 나선 것은 확진자 주변의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접종을 통해 확산을 억제하는 ‘포위접종(Ring vaccination, 링 백시네이션)’ 전략이 유효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원숭이두창의 경우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4일 이내에만 백신을 접종하면 감염과 중증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포위접종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부작용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고 접종 방법이 까다로운 1·2세대 백신만 보유하고 있어 일반인에 대한 접종에는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는 최근 원숭이두창 진료를 담당할 의료진에 대한 2세대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백신에 대한 일반인들의 우려감은 큰 편이다. 국내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접촉자는 중위험군 8명, 저위험군 41명 등 모두 49명이었는데 백신 접종에 동의한 사람은 없었다. 현재 방역 당국은 원숭이두창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3세대 백신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도입 일정과 물량이 확정되지 않았다. 코로나19 유행 때처럼 미국과 유럽이 백신 확보 경쟁에 나설 경우 국내 도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1·2세대 백신은 중증 부작용 위험이 있고 임산부, 수유부, 면역 저하자, 아토피 피부염 환자 등에는 사용할 수 없다. 3세대 백신은 국민 수용성 측면에서도 부담이 별로 없겠지만 1·2세대 백신은 일반 국민들에게 사용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링 백시네이션은 3세대 백신 확보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미국과 유럽에서 백신 확보 경쟁이 벌어지는 모습이어서 국내 도입이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지금은 확진자가 많은 게 아니어서 몇백개만 가지고 있어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적은 수라도 당장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HAS, 고위험군에 백신접종 권고
지난 7월 8일(현지시간) 프랑스 고등보건청(HAS)이 원숭이두창에 걸리지 않았어도 감염 위험이 높은 사람들에게 백신 접종을 권고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HAS는 이날 성명에서 백신 접종 인원을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람뿐만 아니라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집단으로 확대하도록 권고한다고 밝혔다. HAS는 또 남성과 성관계를 한 남성, 성적 파트너가 여럿 있는 성전환자, 매춘을 업으로 삼는 사람, 성관계하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 등이 해당 바이러스에 많이 노출된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 원숭이두창 발병 사례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중순 첫 번째 감염자가 나온 이후 지금까지 577건의 감염 사례가 확인됐고, 이 가운데 387건이 수도권인 일드프랑스 지역에서 나왔다. 지난주 프랑스 보건부는 HAS에 예방 접종 지침을 검토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프랑스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자 97%는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남성이었고, 75%는 증상 발현 전에 여러 명의 파트너와 성적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에서도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처음으로 보고됐다.

전 세계적으로 50여개국에서 원숭이두창에 감염 사례는 7600건을 돌파했다. 12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보건·위생·검역 당국인 소비자 권리보호·복지 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은 이날 유럽 국가들을 여행하고 돌아온 젊은 남성이 원숭이두창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감독청은 “질병은 경미한 상태로 진행되고 있으며, 환자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면서 “환자는 감염병 전문 병원에 격리돼 있고 접촉자들도 확인해 관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은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의 지역에서 자리 잡은 풍토병이었으나 지난 5월 초 비풍토병 지역 중 영국에서 처음으로 보고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다. 증상은 피부 발진과 발열, 두통, 근육통, 임파선염, 피로감 등으로 천연두와 유사하다. 비풍토병 지역 중에서는 영국에서 가장 많은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이달 8일 기준으로 영국에서는 1482명의 원숭이두창 감염자가 확인됐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달 중순 원숭이두창 관련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를 검토하는 긴급회의를 재소집하기로 했다. WHO는 지난 6월 23일 해당 안건을 처음 논의했으나 PHEIC를 선포하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NM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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