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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을 시(詩) 통해 예술로 승화시키다

기사승인 2022.08.05  13:5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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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아름다움은 생명성에 대한 경외가 소위 말하는 미적 도덕적 인간적 판단, 즉 과학 기준과 달라도 인간 본성에 동인을 불러일으킨다. 예술의 위대성은 여기에 있다. 미학은 사태와 사물의 아름다움에 대한 반성을 넘어서 무심한 인간 본성에 호소하고 있는 것이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물질문명의 발달로 오늘날 현대인들은 깊은 공허감, 그리고 소외감에 빠져 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대인들은 주변에의 ‘무관심’으로 표출된다. 아름다운 것을 보아도, 즐거운 것을 보아도, 안타까운 일을 보아도 자신의 일이 아니라면 더 없이 냉랭해진다. 현대인들에게 있어 세계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미다.

우리 사회 안전 지킴이, 시인으로 등단하다
전승훈 의정부경찰서 금오지구대장의 행보가 화제다. 지역사회의 치안 파수꾼 역할을 수행해온 전승훈 대장은 현직 경찰로 활동하며 시인으로 등단, 시(詩)를 통해 시민들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고교시절부터 스스로 백산(白山)이라는 아호를 지을 정도로 문학에 많은 관심을 가졌지만 시인의 꿈 대신 경찰공무원의 길을 걷게 됐다. 그렇게 33년간 ‘깨끗한 청정의 산에서 살고 싶다’는 백산의 의미를 실현하고자 전승훈 대장은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바탕으로 3개 파출소를 통합 관할하는 경기 북부 지역 치안 현장 일선에서 임무에 최선을 다하며 범죄와 위기상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는 사회 안전 지킴이의 역할을 수행해온 공로를 인정받아 전 대장은 근정포장(대통령) 수상과 모범공무원(국무총리 표창)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시에 대한 열정이 꺼지지 않고 살아 있었다. 정년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서야 비로소 본격적으로 펜을 든 그는 퇴근 후 독학으로 대부분을 깨우치고 지난해 제22회 경찰문화대전에서 6년 전 작고하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낸 시 ‘새벽기도’로 특선 입상한데 이어 문학지 <현대문학사조> 작품 공모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 전승훈 대장

전승훈 의정부경찰서 금오지구대장은 “하얀 백지에 시를 써내려간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자다가도 시상이 떠올라 단숨에 쓴 적도 있지만, 어느 땐 한 글자도 못 쓰겠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많은 고민과 시도 끝에 시 한 편을 쓰고 나면, 그때의 희열과 성취감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고 전했다. 문학적 감성을 바탕으로 부단한 습작 끝에 전 대장은 ‘연필’, ‘생일선물’, ‘무인도’, ‘대한경찰’, ‘걸레의 삶’,고목’, ‘소금’ 등 소소한 일상을 예술로 승화시킨 시 작품 100 편을 창출했다. 특히 전 대장의 작품 속에서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묻어나는 것이 상당수다. 5남매 중 장남인 전승훈 대장은 6년 전 돌아가신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남달랐다. 항상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셨던 어머니의 사랑과 생전에 함께했던 소중한 기억들은 고스란히 그의 작품의 소재가 됐다. 이러한 전 대장의 작품세계에 대해 채규판 원광대 명예교수와 장희구 문학박사는 “전승훈 시인은 일상생활에서 부딪칠 수 있는 감화를 통해 일어나는 일들을 시상으로 일구어내어 시적인 감칠 맛을 종이 위에 한 줌 가득 곱게 우려냈다. 투덜거리는 시상의 맛이 소롯하게 우러나온 앙갚음이 품어 나온 시적인 맛이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시는 시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하나의 연결 고리
“시는 함축된 문장으로 재미와 감동을 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팍팍한 삶 속에서 한 편의 시는 마음의 여유를 건네기도 한다.” 현재 전승훈 대장은 문단에 있는 선배 경찰들과 교류하며 꾸준히 창작 활동을 하는 한편 ‘전승훈 시인 밴드’를 결성하고 SNS를 통해 시민들과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시 작품을 공유하고 서로 소통하면서 문학 인구 저변을 넓히고 있다. 아울러 아동과 노인, 청소년, 여성,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세심한 관심과 역량을 집중하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법 집행을 통한 주민으로부터 신뢰와 믿음을 얻을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왔다. 특히 지난 6월에는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경찰의 역할을 수행하고자 금오지구대 소속 경찰 공무원들과 함께 장애인 복지시설 ‘꿈이 있는 땅’에서 사랑나눔 및 봉사활동을 실시해 귀감이 됐다. ‘꿈이 있는 땅’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 휠체어에 의지하거나, 누워서 생활해야 하는 중증 장애인 거주시설이다.

전승훈 대장과 경찰관들, 생활안전협의회원, 등산로 안전 폴리스 등은 시낭송과 노래공연을 통해 장애인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공연 후엔 그동안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중증 장애인들과 함께 바깥나들이도 했다. 금오지구대는 그밖에 전자레인지와 생활용품 등 180만원 상당의 물품도 기증했다. 전승훈 대장은 “경찰 업무에 있어 시는 시민들과 교류할 수 있는 하나의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도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경찰의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면서, 개인적인 목표는 올해 시집을 발간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인간미 넘치고 울림 있는 작품을 지어갈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소망을 밝혔다. NM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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