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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미란 시인 |
마주보기
서로가 마주보기를 한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기를 한다
서로가 서로를 마주보기 한참을 하지만
서로의 시선만 있다
한참을
마주보기를
한다
서로가
한참을 서
있다
바람이 불어도 서 있다
물결이 일렁거려도 서 있다
바람불고 물결쳐도
그 자리에서
마주보기를
한다
바람이 분다
물결이 친다
잎이 바람에 날아간다
구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난다
마주보기를 한다
멍하니 서 있다
멍하니 서서 마주보기를 한다
바람이 다시 분다
바람따라 마주가기를 한다
한참을 한다
뒤돌아 서 간다
추억
밤사이
그 누가 흘긴 눈인지
켜켜이 가슴팍으로 빼곡히 내려
켜켜이 쌓였나보다~
그 누가 흘긴
눈물이라고
훔친 밤
그렇게 몰래
흘겨 내렸나보다
그렇게 가슴으로 묻고
밤새 쌓였나 보다
그렇게 내렸나 보다
그러기에
그렇게 세차게 바람 불고
켜켜이
쌓였나 보다
내렸나보다
박미란 webmaster@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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