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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초대석] 시인 박미란

기사승인 2023.11.15  06: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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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미란 시인

마주보기

서로가 마주보기를 한다
서로가 서로를 바라보기를 한다
서로가 서로를 마주보기 한참을 하지만 
서로의 시선만 있다

한참을 
마주보기를 
한다

서로가 
한참을 서 
있다

바람이 불어도 서 있다
물결이 일렁거려도 서 있다
바람불고 물결쳐도 

그 자리에서 
마주보기를 
한다

바람이 분다
물결이 친다

잎이 바람에 날아간다
구긴 머리카락이 바람에 난다

마주보기를 한다
멍하니 서 있다
멍하니 서서 마주보기를 한다

바람이 다시 분다
바람따라 마주가기를 한다
한참을 한다

뒤돌아 서 간다

 

 

추억

 
밤사이 
그 누가 흘긴 눈인지 
켜켜이 가슴팍으로 빼곡히 내려 
켜켜이 쌓였나보다~  

그 누가 흘긴 
눈물이라고 
훔친 밤 
그렇게 몰래 
흘겨 내렸나보다  

그렇게 가슴으로 묻고 
밤새 쌓였나 보다
그렇게 내렸나 보다

그러기에 
그렇게 세차게 바람 불고 
켜켜이 
쌓였나 보다  
내렸나보다

박미란 webmaster@newsmaker.or.kr

<저작권자 © 뉴스메이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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