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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서 한국 양궁 신화 이끈 경영 리더십 주목

기사승인 2024.09.05  00:4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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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신화를 이끈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경영 리더십이 또 한번 조명받고 있다. 특히 국내 경영학계에선 양궁을 통해 보여준 정의선 회장 경영 리더십의 핵심 요소로 대담성, 혁신성, 포용성 등 3가지를 꼽는다.

황인상 기자 his@

정의선 회장은 정주영 선대회장, 정몽구 명예회장이 구축한 양궁 발전 기반을 더 고도화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글로벌 스포츠 환경의 변화에 맞춰 새로운 시각과 혁신 전략으로 문제를 해결했다는 평가다.

공정하고 투명한 원칙 계승 및 발전에 주력
정의선 회장은 공정한 선발 시스템으로 대표되는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 원칙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데 주력했다. 단기성과도 중요하지만,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져야 오랜 기간 강자 지위를 유지하고 더 성장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양궁협회에는 지연, 학연 등 파벌로 인한 불합리한 관행이나 불공정한 선수 발탁이 없고, 국가대표는 이전 성적은 배제되고 철저하게 현재의 경쟁을 통해서만 뽑는다. 우수 선수 육성 체계도 강화했다. 가능성 있는 인재들을 미리 찾기 위해 2013년 초등부에 해당하는 유소년 대표 선수단을 신설해 장비, 훈련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유소년대표(초)-청소년대표(U16)-후보선수(U19)-대표상비군(U21)-국가대표’에 이르는 우수 선수 육성 시스템을 체계화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 회장은 장기 관점으로 양궁 대중화도 추진하고 있다. 양궁이 올림픽의 대표적인 금메달 획득 종목에서 더 나아가 누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대중 스포츠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양궁협회는 현대모비스, 현대제철과 함께 초·중등 정규 교육과정에 양궁 수업을 포함시키는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어린이 및 청소년들이 어린 시절부터 양궁을 생활 스포츠로서 친숙하게 느끼게 하려는 목적이다. 2012년 런던대회가 끝난 직후 정의선 회장은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R&D 기술을 선수들 훈련과 장비 등에 적용할 수 있는 지 검토하자는 것. ‘세계 최강 양궁 선수들의 실력에 세계 최고 수준의 자동차 R&D 기술을 적용하면, 장비의 품질 및 성능이 조금 더 완벽해지고 선수들의 멘탈 강화 등 경기외적인 변수를 없앨 수 있지 않을까’하는 게 정 회장의 의중이었다. 대한양궁협회 회장사인 현대차그룹은 즉시 현대차·기아 연구개발센터를 주축으로 양궁협회와 함께 기술 지원방안을 협의했다.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당시 가장 앞서 있던 실리콘밸리의 신기술들을 도입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현대차그룹은 2016년 리우대회를 위해 기술 지원을 하게 됐고, 전 종목 금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후 대회 때마다 새로운 훈련 장비와 기술들을 적용했고, 이번 파리대회를 위해서는 개인 훈련을 도와주는 로봇을 비롯해 기존 기술은 업그레이드하고, 보다 새로운 기술을 적용한 장비 등을 지원했다. 또 실전에서 겪을 다양한 상황을 사전에 파악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과 훈련법을 도입해 이에 대비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고 먼저 남다르고, 집요하게 다음을 준비하자는 것이다. 정의선 회장이 지금도 강조하는,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고 누구보다 먼저 준비하는 ‘미리미리’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소음 속에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는 야구장·축구장 훈련과 실제 경기장을 재현한 연습경기장에서 실전보다 더 실전처럼 연습하는 한국 양궁의 대표적인 훈련 방식은 이렇게 탄생했다.

실천적 리더십으로 선수들에게 신뢰 보여줘
파리올림픽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언론 인터뷰에서 남녀 선수들은 한결같이 정의선 회장을 언급했다. 임시현 선수는 “한국 양궁 대표팀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가장 큰 도움을 주신 분은 정의선 회장님이다”며 “정의선 회장님이 많은 지원을 해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보다 좋은 환경에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 회장님이 저희에게 너무 고생 많았다고 말씀하시며 격려해 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김우진 선수도 “정의선 회장님이 머리는 비우고 시합은 즐기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 말을 듣고 즐겼다”고 말했다. 장영술 대한양궁협회 부회장은 “디테일이 살아있는 정의선 회장 특유의 리더십에 수차례 감동했다”며 “정의선 회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내가 업혀간다’고 말했지만, 오히려 양궁협회와 국가대표 선수단이 정의선 회장의 꼼꼼한 준비와 정성 덕분에 성적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현장을 중시한다. 양궁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요 국제 대회때마다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을 직접 응원하고 격려한다. 2005년 대한양궁협회장 취임 이후 주요한 국제대회는 모두 참석했다. 말이 아니라 실천적 리더십으로 신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번 파리대회에서도 남자 단체전 상대가 개최국 프랑스로 정해지자 정 회장은 긴장한 선수들에게 “홈팀이 결승전 상대인데 상대팀 응원이 많은 건 당연하지 않느냐. 주눅들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자.

우리 선수들 실력이 더 뛰어나니 집중력만 유지하자”며 선수들을 격려한 일화가 전해진다. 선수들뿐만이 아니다. 전국 각 지역에서 양궁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양궁인들과도 정 회장은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지난해 한국 양궁 60주년을 맞이했을 때 정 회장은 “운동장의 빛이 안 드는 곳에 계신 분까지 모두 챙기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양궁협회는 경기·지도·행정·양궁저변확대 등 다양한 부문에서 기여한 분들을 찾아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공로패와 감사패를 수여했다. 지난해 말 열린 ‘한국 양궁 60주년 기념 행사’에서 정 회장은 새로운 비전을 밝혔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원칙으로 혁신에 앞장서며, 양궁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 고민하고 실천하자”는 것이다. 대한양궁협회는 이를 기반으로 ‘모두가 즐겁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양궁 문화 구축’을 지향점으로 ‘Aim Higher, Shoot Together’(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마음으로 쏘는 화살)이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다. NM

▲ 제네시스 GV80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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