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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예 병력, 이란의 지하 미사일 공장 파괴

기사승인 2024.10.02  00: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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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과 시리아, 이스라엘 공격에 노골적인 침략 규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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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정예 병력이 최근 시리아에서 지상 작전을 펼쳐 이란의 지하 미사일 공장을 파괴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9월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언론 액시오스는 작전에 관해 브리핑한 세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장정미 기자 haiyap@

작전은 지난 9월8일 공습과 함께 이뤄졌다. 공장 파괴에는 이스라엘 정예 부대인 샬다그가 동원된 것으로 보인다. 폭발물 등도 사용됐다고 한다.  공격 대상은 레바논 국경과 가까운 마시아프 지역 지하 공장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2018년부터 헤즈볼라 및 시리아와 협력해 해당 공장을 건설했다. 당시에도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 이란 미사일 생산 인프라를 공습으로 파괴하고 있었다고 한다.

시리아 소재 이란 목표물에 지상작전 펼쳐
당시 이란은 마시아프 지역 산 깊은 곳에 지하 시설을 짓기로 결정했는데, 이스라엘의 공습이 미치지 않으리라는 계산이었다. 이란은 해당 공장에서 정밀 미사일을 생산, 레바논에 근거지를 둔 무장 정파 헤즈볼라 측에 신속히 넘기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알아크사 홍수 기습 이후 가자 지구에서 전쟁을 시작하는 한편 시리아에서도 공습을 늘렸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시리아 소재 이란 목표물을 노리고 지상 작전을 펼친 것은 몇 년 만에 처음이라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이번 작전은 이란과 헤즈볼라의 정밀 중거리 미사일 생산 역량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날 보도와 관련해 그들 소행인지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자칫 시리아 측이 보복에 나설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스라엘군(IDF)과 이스라엘 국방부, 총리실은 모두 액시오스의 이번 보도에 관해 논평을 거부했다. 앞서 시리아 국영 언론은 지난 9월8일 이스라엘 공군(IAF)이 자국 서부 일부 지역에 공습을 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공습 지역에 마시아프도 포함됐다. 이란과 시리아 모두 이번 공격을 “노골적인 침략”, “범죄”라고 규탄하고 있다. 액시오스는 이스라엘 정부가 작전 전에 바이든 행정부에 미리 브리핑을 했다며 미국도 반대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스라엘, 헤즈볼라 삐삐 연쇄폭발의 배후로 지목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무전호출기(삐삐) 연쇄폭발 사건 배후로 이스라엘에 무게가 실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스라엘 지도부 내 불화로 정국이 혼란에 빠지고 미국 역시 대선을 앞두고 확전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상황에서 이번 사건으로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해 도리어 긴장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위한 사전 준비로 삐삐에 폭발물을 심었다가 발각당할 위기에 처하자 터뜨린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9월18일 워싱턴포스트(WP)와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에 따르면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가 사용하는 무전기와 삐삐가 이틀간 동시다발로 폭발해 최소 32명이 숨지고 3250명이 다쳤다. 이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며 강력한 보복을 예고했다. 헤즈볼라의 뒷배인 이란 역시 이스라엘을 맹비난했다.

앞서 헤즈볼라는 지난 2월 이스라엘의 통신 감청과 해킹 등을 우려해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삐삐와 무전기를 대량으로 도입한 바 있다. 외신들은 전문가들과 미국과 레바논 등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기기의 제작 또는 유통 과정에서 폭발물과 원격 기폭장치를 설치해 폭발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배후로 지목되는 이스라엘이 함구하는 가운데 동기를 두고 온갖 추측이 나온다. 이중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의 전면전을 위해 삐삐에 폭발물을 심었다가 발각될 위기에 몰려 터뜨렸다는 주장이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에 본사를 둔 중동권 독립언론 알모니터는 이날 역내 정보 소식통들을 인용해 “헤즈볼라 대원 중 일부가 삐삐에 문제가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해 이스라엘이 작전을 조기에 실행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미국 악시오스도 전직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무력화하기 위해 전면전 돌입 시 터뜨리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스라엘 대외 정보기관 ‘모사드’의 국장을 지낸 대니 야톰은 WP에 “삐삐 폭탄은 헤즈볼라 내에 혼란을 일으키고 충격을 주기 위해 기획된 것”이라며 “이번 계획은 레바논에서 전쟁을 일으킬 수도 있는 작전”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스라엘이 자국 고위 관리들을 겨냥한 헤즈볼라의 암살 시도를 막기 위해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는 전날 헤즈볼라가 원격 폭발 장치로 이스라엘 전직 고위 관리를 암살하려 했다며, 이를 조기에 발견해 막아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이스라엘은 이번 공격(삐삐 폭발)이 억지력을 발휘하기를 바랐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이 이번 작전으로 헤즈볼라에 충격을 안겨줘 병력을 이스라엘-레바논 접경지에서 철수하도록 유도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로버트 베어 전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은 CNN에 이번 사태로 “헤즈볼라의 병력 동원, 병참 관리 등 능력이 무력화됐다”라며 “이스라엘은 상당한 전략적 이점을 얻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별다른 입장은 밝히지 않으면서도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레바논에서 가까운 라맛다비드 공군기지를 찾아 “전쟁의 중심이 북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라며 “우리는 이 전쟁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이스라엘군은 그간 가자지구 지상전에 투입됐던 정예부대인 98사단을 이스라엘 북부로 재배치했으며,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스라엘 북부에서 “공격과 방어” 계획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 알자지라 사무실 급습 후 45일간 폐쇄 명령
지난 9월22일, 이스라엘은 알자지라 요르단강 서안 지구 라말라의 사무실을 급습해 45일간 폐쇄를 명령했다고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방송은 무장한 이스라엘군이 오전 3시 서안지구 지국에 들어와 왈리드 알 오마리 지국장에게 지국 폐쇄 통지문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폐쇄 명령에는 알자지라가 테러리즘을 선동하고 지원한다고 비난했다. 군인들은 야간 근무중인 직원들에게 즉시 떠나도록 명령하면서 개인 소지품만 챙기도록 했다. 군인들은 몇 시간 동안 사무실에 머물며 이스라엘 군에 의해 살해됐다고 방송이 주장하는 일알자지라 아랍어 기자 시린 아부 아클레의 큰 현수막을 떼어냈다고 방송은 전했다.

군인들은 사무실에서 컴퓨터와 카메라 등 수십 개의 품목도 압수했다. 사무실 밖에서는 장갑차를 탄 군인들이 건물 주변 지역을 순찰했고, 지국 직원들은 사방에서 총소리와 최루탄 발사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알자지라 사무실은 폐쇄 후 입구가 두 개의 큰 금속판으로 용접되어 직원들의 접근을 막았다. 알 오마리 지국장은 이스라엘이 5월 초 이스라엘의 알 자지라 지국을 폐쇄 때처럼 45일 폐쇄 후 자동 갱신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알자지라측은 해당 사무국이 오슬로 협정에 따라 팔레스타인이 통제하는 곳으로 명시된 A구역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군 당국이 이같은 명령을 내렸다고 비판했다. 방송은 이스라엘은 종종 알자지라와 기자들을 표적으로 삼아 죽이기도 했다고 비난하고 시린 아부 아클레, 사메르 아부다카, 이스마일 알-굴, 라미 알리피 등을 예로 들었다.

앞서 이스라엘 보안군은 5월 알자지라의 나사렛 사무실과 동예루살렘의 네트워크가 사용하는 호텔 객실을 급습했다. 이는 정부가 새로운 법률에 따라 카타르가 자금을 지원하는 알자지라의 이스라엘 내 운영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뒤 이뤄졌다. 9월 초 이스라엘 정부 언론실은 이스라엘에서 활동하는 알자지라 기자들의 공식 자격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새 법에 따르면 총리는 외국 뉴스 매체가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를 구체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매체의 사무실을 일시적으로 폐쇄하도록 했다. 지난 9월22일, 뉴욕타임스(NYT)는 언론의 자유 옹호자들은 이스라엘이 알자지라에 취한 조치를 비난하며 이스라엘에서 일하는 국제 뉴스 매체에 우려스러운 선례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에서 알자지라의 아랍어 보도는 가자지구 내전 중 하마스의 관점을 대변하고 확대했다는 이유로 자주 비판을 받았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다른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 방송을 하마스의 대변인이라고 불렀다.

이스라엘, 레바논 헤즈볼라 겨냥해 대규모 폭격 감행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겨냥해 대규모 폭격을 감행하면서 최소 492명이 숨졌다. 특히 이스라엘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까지 폭격을 가하면서 전면전 조짐을 보이자 미국은 중동에 군 병력 증파 계획을 밝혔다. 지난 9월2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어린이 35명과 여성 58명을 포함해 최소 492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는 최소 1654명으로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전쟁 이후 가장 많은 인명피해를 입었다. 레바논 보건부는 동부와 남부의 병원에 부상자 치료에 대비해 비필수 수술을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교육부는 국경 지대를 포함해 수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 지역에 9월24일까지 이틀간 휴교령을 내렸다.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연일 높여감에 따라 2006년 이후 18년 만에 지상전 가능성도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헤즈볼라의 근거지인 레바논 남부와 동부를 겨냥해 최근 24시간 동안 약 650차례의 공습으로 헤즈볼라 시설 1100개 이상을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오늘은 중요한 정점”이라며 “우리는 (헤즈볼라) 로켓과 정밀 탄약 수만 발을 파괴했다”고 말했다. 헤즈볼라는 이날 표적 공습이 고위 지휘관 알리 카라키를 겨냥한 공격이었으며 카라키는 안전한 장소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안보 내각회의에서 “(레바논과 인접한) 북부에서 힘의 균형, 안보의 균형을 바꾸겠다고 약속한다”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수행하고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헤즈볼라의 후원자인 이란의 나세르 칸아니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이스라엘의 공습을 “미친 짓”이라며 “시온주의자(이스라엘)의 새로운 모험이 위험한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에 대해 “야만적인 침공이자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저강도로 유지되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무력 충돌은 지난 9월17~18일 무선호출기·무전기 폭발 사건으로 격화하고 있다. 헤즈볼라가 보복을 천명하자 이스라엘은 지난 9월20일 수도 베이루트를 한발 앞서 표적 공습했다. 이 공격으로 이브라힘 아킬 등 헤즈볼라의 군사작전을 주도하는 지휘관들을 살해됐다. 이후 남부와 동부에서 대규모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국제사회는 민간인 피해를 낸 이스라엘의 폭격을 비난했다. 호세프 보렐 유럽연합(EU) 외교 안보 정책 고위 대표는 유엔 총회 참석차 방문한 뉴욕에서 기자들에게 갈수록 늘어나는 민간인 피해를 언급하면서 “상황이 극도로 위험하고 걱정스럽다. 거의 전면전 상태라고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긴장을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가장 우려하는 이스라엘군의 월경(월경)이 현실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의 우방인 미국은 분쟁 확산을 우려하면서 중동에 병력을 증파했다. 팻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동의 높아진 긴장을 고려하고 충분한 주의를 기울인다는 차원에서 이미 병력이 주둔하고 있는 그 지역(중동)에 우리의 무력을 증강하기 위해 소수의 미군 병력을 추가로 파견한다”고 말했다. NM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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