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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

기사승인 2019.05.08  0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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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호아시아나그룹 정상화, 앞으로의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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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그룹이 내놓은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에 대해 채권단이 사실상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다. 금호 측이 더 강도 높은 자구책을 제시해 채권단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아시아나항공은 매각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장정미 기자 haiyap@

4월11일, 산업은행을 포함한 채권단은 “금호의 자구계획을 논의한 결과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에 미흡하다고 판단했다”며 “채권단 대부분이 부정적 입장”이라고 발표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은은 이런 의견을 금호에 전달했으며, 채권단 협의에 따라 향후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퇴
지난 3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전격 퇴진했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의견 ‘한정’ 판정을 받아 한 때 주식 거래가 정지되는 등 심각한 경영상의 위기가 발생하자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기업 신용도에 큰 상처를 입은 아시아나항공의 유동성 위기가 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3월27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직을 잃은 데 이어 박삼구 회장도 물러나면서 국내 양대 항공사 수장이 동반 퇴진하게 됐다. 3월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박 회장은 그룹 회장직과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 등기이사직에서 모두 사퇴하기로 했다. 박 회장은 이날 사내게시판에 ‘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을 올려 “아시아나항공의 감사보고서 논란과 관련해 그룹이 어려움에 처하게 된 책임을 통감하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 퇴진을 결정했다”며 “주주와 채권자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한 퇴진이, 임직원 여러분들에게는 저의 책무를 다 하지 못한 것이라는 모순에서 많은 고심을 했다”고 밝혔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삼일회계법인에 2018년 재무제표 자료를 제대로 제출하지 않아 감사보고서 ‘한정’ 의견을 받았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2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주식거래가 일시 정지됐고, 이후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 전망의 하향 조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신뢰를 잃으면서 아시아나항공은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갚아야 할 차입금만 9,578억원에 달하는 데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82억원)의 3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부채비율은 903.6%나 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이 지난해 실적을 속이는 듯한 인상을 줘 금융시장에 혼란을 키웠다. 아시아나항공은 삼일회계법인에 지난해 연간 매출액 6조7,893억원, 영업이익 887억원, 당기순손실 1,050억원의 감사보고서를 제출했다가 ‘한정’ 의견을 받았다. 운용리스 정비 및 마일리지 충당금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후 아시아나항공은 매출액 7조1,834억원, 영업이익 282억원, 당기순손실 1,959억원으로 보고서를 수정 제출해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았다. 영업이익이 1/3이나 줄어들었고, 당기순손실 규모는 2배로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1조2,000여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는데, ‘국내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이라도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낮추면 즉시 상환 조건이 발동한다’는 특약이 걸려 있다. 이렇게 되면 아시아나항공이 올해 갚아야 할 돈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때문에 박 회장의 이번 퇴진은 금융시장의 불신을 잠재우면서 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에 도움을 요청하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이 3월26일 저녁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의 금융시장 조기 신뢰 회복을 위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아시아나는 지난해 산업은행과 기업 정상화를 위한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을 맺고 자구계획과 차입계획을 시행중이었다. 산업은행은 이 회장이 박 회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아시아나항공의 신뢰 회복 방안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경영개선 계획을 발표하는 대로 그 내용을 보고 지원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자신의 퇴진을 조건으로 산업은행에 전폭적인 지원을 요청하는 딜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박 회장으로서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 이후 경영진에 복귀하면 실리를 챙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당분간 이원태 부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비상 경영위원회 체제를 운영하고, 빠른 시일 안에 외부인사를 그룹 회장으로 영입한다는 계획이다. 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그룹을 살리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주총서 박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건 제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자진 퇴진 결정에 따라 금호산업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건도 제외됐다. 금호산업은 지난 3월29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제47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의 건 ▲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안건을 처리했다. 금호산업은 당초 이사 선임의 건에서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3명을 선임할 계획이었다. 이 중 박삼구 회장은 사내이사 연임에 도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박 회장이 그룹 회장직 및 아시아나항공, 금호산업 등 2개 계열사의 대표이사직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으며 해당 안건은 철회됐다. 금호산업 측은 “당초 상정 되었던 사내이사 박삼구 재선임의안은 본인의 사퇴로 인해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의안에서 철회됐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의 2018년 12월말 기준 이사회는 박삼구 회장,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 조완석 금호산업 경영관리본부장, 사외이사로는 강정채 전 전남대 총장,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 조재영 전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당무지원단 부단장, 황성호 전 산업은행 본부장, 김희철 전 청와대 위기관리비서관(이명박 정부) 등으로 구성됐다. 이번 주총에선 박 회장을 제외한 서재환 금호산업 사장, 박홍석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부사장만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사외이사로는 이근식 건국대학교 사회과학대학 융합인재학과 석좌교수, 최영준 서울시 50+재단 이사장, 이상열 남양주시민햇빛발전 협동조합 이사장이 선임됐다. 이사 보수한도는 전기와 동일한 29억원으로 결정됐다. 한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형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에 대해 “안타깝다”는 심경을 밝혔다. 지난 3월29일 박찬구 회장은 서울 중구 서울청소년수령관 3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정기주주총회 직후 심정을 묻자 이같이 말했다. 향후 금호석유호학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을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뭐가 없다”고 답했다. 박찬구 회장이 이끄는 금호석유화학은 아시아나항공 2대 주주(지분율 11.98%)다. 아시아나항공의 2대 주주로서 금호석유화학의 주가 손실에 대한 충당부채 설정 여부에 대해서는 “모르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향후 어떻게 (아시아나항공이) 갈 것인지 보려고 한다”고 했다. 금호그룹 창업주인 박인천 회장의 3남인 박삼구 회장과 4남인 박찬구 회장은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회사가 부실해지자 갈등을 겪었다. 당시 박찬구 회장은 인수를 반대했지만, 박삼구 회장이 강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박찬구 회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을 전량 매각한 뒤 금호석유화학을 늘려 독립했다. 두 형제는 2016년 ‘어떤 갈등도 서로의 생사 앞에서는 무의미하다’며 화해했다. 한편 박찬구 회장은 이날 임기 3년의 금호석유화학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금호석유화학은 이와 함께 신우성 전 한국바스프 회장을 사내이사에 신규 선임했다. 또 정진호 더웰스인베스트먼트 회장을 사외이사에 재선임했으며, 정용선 한국리츠협회 회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박찬구 회장은 이날 주총 인사말을 통해 “다양한 인수합병을 통해 경쟁력 있는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겠다”며 “주원료 수급의 안정화 범용제품 차별화를 통해 수익성 제고에 힘쓰고 고부가 제품의 판매 확대 및 시장경쟁력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 제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에 향후 3년 내 경영정상화 계획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 박삼구 회장 등이 담보로 제공되지 않은 잔여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겠다며 채권단에 5000억원의 유동성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 4월10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9일 이같은 내용의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계획안으로 제출했다. 자구계획안의 핵심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금호고속 지분의 담보제공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회장의 부인인 이경열씨의 금호고속 지분 3.08%와 딸 박세진씨가 보유하고 있는 금호고속 지분 1.71%를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박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들고 있는 금호고속 지분 각각 29.70%, 21.02%는 담보해지가 될 경우에 담보로 제공할 수 있다고 조건을 달았다. 박 회장과 박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은 과거 금호타이어 장기차입을 위해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됐다. 금호그룹은 금호고속 잔여 지분 담보제공 계획을 밝히면서 산업은행과 3년간의 MOU를 체결하고, 이 기간 중 MOU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아시아나항공 M&A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적극 협조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보유지분(Drag-along) 및 상표권 사용 등과 관련해 매각 절차에 하자가 없도록 사전 조치할 뜻을 밝혔다. 아울러 박 회장의 경영복귀가 없으며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등 보유자산을 포함한 그룹사 자산 매각을 통해 지원자금을 상환하겠다고 했다. 금호고속은 금호산업 지분 45.54%를 보유하고 있고,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33.47%를 들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이와 함께 유동성 문제 해소를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산업은행은 이번 자구안에 대해 타당성 검토를 위해 채권단 회의를 개최하는 등 관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4월11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호그룹이 내놓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자구 계획안과 관련해 “과연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한 것인가”라며 비판을 가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신한생명 본사에서 열린 ‘신한퓨쳐스랩 제2 출범식’에 참석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채권단이 시장 반응 등을 감안해서 판단하겠지만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퇴진하겠다면서 3년의 기회를 달라는게 어떤 의미인지 잘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구안에 따르면 금호 측은 박삼구 전 회장의 부인과 자녀의 금호고속 지분 4.8%를 채권단에 담보로 내놓고, 박 전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자회사 매각 등을 통해 경영 정상화에 나서고 3년 안에 목표 기준에 못 미칠 경우 아시아나 항공을 매각할 것이라고도 했다. 대신 유동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추가로 5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 위원장은 “박 전 회장이 물러나면 아들이 경영을 한다고 하는데 그럼 뭐가 다른 것인지, 달라진다고 기대를 할 만한 것인지 등을 판단해서 결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어떻게 보면 아시아나 항공에 그간 30년 가까운 시간이 주어진 것이었는데 이 상황에서 또 다시 3년을 더 달라는게 어떠한 의미인지 판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채권단이 결정하는 기준은 대주주의 재기에 집중하는 게 아니라 아시아나 항공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산은과 이 문제를 놓고 교감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떻게 해야할 지를 (산은 회장에) 말씀드리지는 않는다”며 “(금호 측이) 산은에 5000억원을 요구했다고 하는데 그만한 지원을 한다면 제가 말한 원칙에 입각해서 검토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권단, 금호그룹에 실질적 방안 요구
지난 4월11일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제시한 아시아나항공 자구계획에 퇴짜를 놓으면서 사재출연과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금호 오너 일가가 추가로 내놓을 사재는 사실상 거의 없다고 알려졌고,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의 경우도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이 매각할 자산이 별로 없다는 점에서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시장성 차입금이 1조4000억원에 달하는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과 MOU를 맺어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아시아나항공 매각 카드를 꺼내야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채권단의 자구계획 반려는 이미 예견된 일이라고 평가한다. 자구계획이 사실상 박삼구 전 회장의 아내와 딸의 금호고속 지분만을 새로 담보로 제공하는 수준에 그치면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채권단 차입금은 약 4000억원 수준이지만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시장성 차입은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649%(연결 재무제표)까지 치솟았다.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4월 말까지 상환해야 하는 회사채만 600억원 규모다. 금호그룹은 전날 산업은행에 5000억원 지원을 요청하는 대신 대주주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을 전량 담보로 제공하고, 3년 동안 경영정상화를 하지 못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대해 협조하겠다고 제안했다. 박삼구 전 회장 일가는 금호산업 지분 45.3%를 보유한 금호고속을 통해 그룹을 지배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박삼구 전 회장과 그 아들인 박세창 사장의 금호고속 지분(42.7%)은 과거 금호타이어 장기차입을 위해 채권단에 이미 담보로 제공됐다. 박 회장의 부인 지분(3.08%)과 딸의 지분(1.71%)만 새로 담보로 제공하는 수준이다. 금호고속은 비상장회사이기에 정확한 지분 가치를 평가하기 어렵지만, 200억원을 넘지 않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금호 측의 자구계획은 사재출연 또는 유상증자 등 실질적 방안이 없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 미흡하다"고 했다. 이미 대주주 일가는 주식을 담보로 잡힌 만큼 추가로 처분 가능한 사재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에 금호 측이 과거 교보생명처럼 사모펀드 등 재무적투자자를 유치해 유상증자를 하는 방안이 해결책 중 하나로 거론된다. 다만 재무적 투자자들이 경영 미참여를 조건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할지 알 수 없다. 또 규제가 많은 항공운송사업인 만큼 추후 투자금 회수가 까다로울 수도 있다. 금호산업이 아시아나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자산 매각 등으로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데, 아시아나항공 외 보유한 지분 장부가액은 금호티앤아이(20%), 고덕뉴스테이(24.83%) 등 약 297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매각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금호 측이 제시한 3년이라는 경영정상화 기간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한 상황에서 짧은 시간에 시장 신뢰를 얻을 방법은 매각 외엔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금호 측이 제시한 경영 정상화 기간(3년)은 경영권 유지를 위한 시간 끌기라는 비판이 많다. 2022년 대선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 본격 인수전 시작되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그룹 전체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한다. 지난 4월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아시아나항공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위해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아시아나IDT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아시아나항공은 그룹 전체 연간 매출의 60%를 차지하는 핵심 계열사다.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전체 지분의 33.47%를 갖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적법한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왔으며,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는 것이 그룹과 아시아나항공 모두에게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이라 여겼다”며 “3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아시아나항공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생각해 매각키로 했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아시아나항공의 2018 감사보고서 한정 사태와 관련,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책임을 지고 경영에서 물러났지만 결국 아시아나항공의 매각을 피하지 못 한 것이다. 또한 자구계획안이 거듭 채권단을 만족시키지 못 하며, 금호그룹에 남은 선택지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뿐으로 여겨졌다. 그동안 시장에선 박삼구 전 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이 보유한 계열사 지분은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금호고속이 전부지만, 이마저도 지난 2015년 산은의 금호타이어 지원 때 이들의 지분 중 42.7%는 담보로 잡혔기 때문에 자체적인 유동성 문제 해결 방법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밖에 없다고 봤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채권단이 자구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자 결국 다시 재논의에 돌입하고, 4월11일부터 채권단과의 재협의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날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것이다. 아시아나항공을 떼어내면 금호그룹의 재계 순위 추락도 불가피하다.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 별도기준 매출액은 9조7329억원이다. 이 가운데 아시아나 항공이 기록한 별도기준 매출액은 6조2012억원으로 63.7%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이 기록한 매출액은 각각 1조3767억원, 4232억원이었다. 자산 규모도 축소된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자산은 6조9250억원으로 그룹 총자산 11조4894억원의 60%를 차지했다. 사실상 그룹이 3분의 1 규모로 쪼그라드는 셈이다.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자회사가 함께 매각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전망이 현실화된다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전체 매출에서 70% 이상이 빠질 수 있다. 업계는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자산 규모는 4조원대로 추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재계 60위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건설과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다. 이 당시 그룹 자산 규모 26조원으로 재계 순위 7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무리한 사세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넘지 못하고 재무구조가 악화되며 2009년 그룹 경영권을 산업은행에 내줬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015년 지주사인 금호산업을 인수하며 그룹 정상화를 추진했다. 이 역시 금호타이어 인수 과정에서 자금 마련에 실패하며 꿈을 이루지 못했다. 한편 본격적인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시작될 경우, SK, 한화, 애경그룹 등이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롯데, CJ, 신세계그룹, 호텔신라도 복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통과 물류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적극 검토할 것이란 관측이다. NM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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