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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서 가진 최초의 남북미 정상 회동 이후

기사승인 2019.08.07  15:0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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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미 대화는 물꼬, 남북 관계는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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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30일 오후 3시 51분, 북측 판문각 앞에서 함께 남쪽으로 넘어온 북미 두 정상을, 문재인 대통령이 환한 표정으로 맞이했다. 문 대통령은 먼저 김정은 위원장과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나누고 잠시 환담했다. 이어 남북미 세 정상은 동그랗게 모여 서서 한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분단의 상징인 판문점에서 벌어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장정미 기자 haiyap@

그동안 한미, 남북, 북미 정상이 만난 적은 있었지만, 남북미 세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후 3시 54분, 세 정상은 자유의 집으로 향했고,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이 회담하는 자리에는 함께 하지 않았다. 그리고 약 한 시간 뒤, 세 정상은 다시 한 번 나란히 자유의 집 앞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을 가운데 두고 우측의 문재인 대통령과 좌측의 김정은 위원장이 함께 서서 담소를 나눴다. 세 정상은 군사분계선까지 함께 이동했고, 한미 두 정상은 북으로 가는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

북미 정상, 판문점서 66년 만에 만나
북미 정상이 1953년 정전협정의 무대인 판문점에 나란히 선 것은 협정 66년 만에 처음이다. 남북미 3자 정상이 한자리에 모인 것, 그 장소가 판문점인 것도 각각 최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김 위원장이 내려왔던 지점으로 다가섰고 이내 북측 판문각에서 김 위원장이 내려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문 대통령처럼 분계선을 과감히 넘어간 다음, 문 대통령보다 멀리 걸어갔다 되돌아오는 파격을 선보였다. 그 후 문 대통령이 합류, 남북미 정상이 한 자리에 섰다. 문 대통령은 이내 자리를 비켜줬고 북미 정상은 판문점 우리측 건물인 자유의 집에서 1시간여 회동했다. 회동 후 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김 위원장을 배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우리가 만나는 것 자체가 역사적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오시지 않았으면 제가 굉장히 민망할 뻔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우리땅 밟은 미국 대통령”이라며 “남다른 용단에 감사하며, 과거를 청산하고 미래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또 하루 만에 만남이 성사된 배경으로 “각하(트럼프 대통령)와 나의 훌륭한 관계”를 꼽고 “난관과 장애들을 극복하는 그런 신비로운 힘으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박2일 일정으로 전날 방한했다. 한미 정상은 당초 비무장지대(DMZ) 최전방 초소(OP)를 방문하고 공동경비구역(JSA)인 캠프 보니파스에서 한미 장병들을 격려하는 일정만 예고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6월29일, DMZ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면 좋겠다고 트위터로 깜짝 초청했고 김정은 위원장이 여기에 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백악관으로 초청했다. 북미 정상은 다음 회담을 위한 비핵화 의제 조율 등 실무협상을 갖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한미정상회담부터 판문점까지 트럼프 대통령과 동행하는 등 한미 동맹을 공고히 했다. 한편으로 조연을 자처하며 역사적인 남북미 정상회동을 만들었다. 한미 정상은 앞서 청와대에서 8번째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이어 DMZ로 이동, 올렛 초소(OP)에 올랐다. 부시·오바마 등 미국 대통령이 최전방을 시찰했던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엔 이재용 삼성 부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 18개 국내 주요 대기업의 총수들과 간담회를 갖고 미국 투자를 계속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가 7월9일 판문점에서 ‘깜짝’으로 열린 지난 6월30일 북미회동에 대해 “제3차 북미정상회담(summit)이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언론브리핑에서 이날 “이번 만남은 정상회담(summit)도, 협상도 아닌 두 정상 간의 ‘만남(meeting)’”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하지만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 만남이 전 세계 사람들에게 매우 역사적이다”며 “특별히 한반도 사람들에게 그렇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외교무대에서 일한 동안 평생에 남을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두 정상은 다양한 이슈에 대해 논의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은 실무진을 꾸리기로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어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지만, 북한 사람들은 자신들의 경제적 잠재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국 국무부는 최근 뉴욕타임스, 악시오스(Axios) 등 미 외신에서 거론된 미국 정부의 북한 핵 동결 방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핵 동결은 결코 과정이지 해결이 될 수 없다”며 “우리가 원하는 것은 완전한 대량살상무기(WMD)의 제거”라고 강조했다.

靑 “북미 협상도 탄력 받을 것으로 기대”
지난 6월30일 청와대는 “오늘 남북미 세 정상의 만남은 또 하나의 역사가 됐다”며 “잠시 주춤거린 북미 협상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진지한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수석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대담한 여정이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도록 문재인 대통령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전쟁 없는 세상을 위해 모두 힘을 모을 것을 염원한다”고 말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역사적 순간”이라며 “꼭 66년만이다. 미국과 북한의 정상이 정전선언 이후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만났다”고 말했다. 노 실장이 지난 6월28일 페이스북 활동을 재개한 이후 처음 내놓은 현안 메시지다. 노 실장은 “너무나도 어렵게, 그런데 너무나도 쉽게 군사분계선을 함께 넘었다. 남에서 북으로, 또 한번은 북에서 남으로”"라고 적었다. 이어 “남북미 정상들이 함께 손을 잡고 평화를 이야기했다”며 “평화가 없으면 미래가 없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없다. 평화가 곧 길이다”라고 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도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늘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이 역사적인 만남을 가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미 대통령으로서는 역사상 처음으로 북한 땅을 밟았고,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작년 4·27 판문점 남북 정상회담 이후 14개월만이다”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전세계가 한반도를 주목하며 한반도의 평화를 기원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 말씀처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큰 고개 하나를 넘었다. 우리는 멈추지 않고 계속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미 정상의 자유의집 만남을 3차 북미 정상회담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사실상의 3차 북미 정상회담이라고 볼 수도 있고 실질적인 또는 일반적인 북미회담으로도 볼 수 있다”며 “저희가 특별하게 규정지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언론에서 평가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與野, 남북미 정상 회동에 대해 “일제히 환영”
정치권은 지난 6월30일 성사된 남북미 정상회동에 대해 일제히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큰 의미가 있다”면서도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향후 실질적 조치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났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국제 사회가 모두 원하는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조만간 개최될 실무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함께 북한에 대한 체제 보장 및 북미 관계 정상화 등에 대한 포괄적인 합의점을 찾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 모두도 이번 회동을 반겼다. 바른미래당은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높게 평가했다. 최도자 바른미래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북미대화 경색국면 속에서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깜짝 만남을 제안하고,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화력이 집중돼 있는 DMZ(비무장지대)를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에 찬사를 보낸다”고 말했다. 민주평화당은 국론 통일을 주문했다. 박주현 평화당 수석대변인은 “남한의 개혁정부하에서 북미정상 간의 ‘케미’가 맞는 역사적 기회를 대한민국은 맞이했다”며 “여야와 보수·진보를 떠나, 대한민국과 한반도의 평화와 희망적인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당리당략을 초월하고 힘을 합해 이 기회를 살려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지금 남북미는 한 팀”이라며 김 위원장의 태도 변화를 주문했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변화하고 있는 상황을 현명하게 가늠해 판단해주기 바란다”며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주는 신뢰에 기대어 빗장을 열고 손을 잡아주기 바란다”고 전했다. 한국당은 논평 발표 대신 ‘북핵외교안보특위 긴급현안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황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의 포괄적 타결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더 자세한 내용은 연구가 더 필요하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남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 국민 10명 중 6명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7월2일 전국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국민평가를 조사해 3일 발표한 결과, ‘지지부진했던 비핵화 협상을 재개시켰으므로 잘했다고 본 긍정평가는 62.7%로 집계됐다. ‘보여주기식 만남에 그쳤으므로 잘못했다고 본다’는 부정평가는 29.0%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8.3%였다. 세부적으로 긍정평가는 모든 지역과 연령층, 진보층과 중도층, 민주당과 정의당 지지층, 바른미래당 지지층, 무 당층에서 최소 절반을 넘거나 최대 90%대 중반을 기록했다. 한국당 지지층과 보수층에서는 부정평가가 10명 중 6명에 이르거나 80%를 상회했다. 이번 조사는 2019년 7월 2일(화)에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652명에게 접촉해 최종 501명이 응답을 완료, 4.7%의 응답률(응답률 제고 목적 표집틀 확정 후 미수신 조사대상 2회 콜백)을 나타냈다. 무선(10%) 전화면접 및 무선(70%)·유선(20%) 자동응답 혼용, 무선전화(80%)와 유선전화(20%) 병행 무작위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 통계보정은 2019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 연 령, 권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포인트)다. NM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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