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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결을 입힌 한지화로 조화의 미를 이야기하다

기사승인 2019.09.11  17: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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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의 풍격을 높여주는 작품으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천착해 나가는 신정옥 작가를 소개한다. 나뭇결을 입힌 한지화로 자연의 속성과 조화의 미를 궁구하게 하는 그의 작품은 인간과 자연 그리고 삶과 예술의 관계까지 성찰하게 한다.

신선영 기자 ssy@

   
▲ 신정옥 작가

나무 속 한지
신정옥 작가의 작품은 결과보다 과정에 더 비중을 두고 봐야 한다. 과정을 보다 보면 작가가 자기 정체성을 갖는 화론을 어느 시점에서 어떻게 정립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나무를 이용한 한지화인 만큼 비중 있게 다뤄지는 것도 바로 나무다. 그래서 나무를 선택하고 이미지를 조각해서 바탕이 되는 골격을 구조하는 게 우선으로 이뤄진다.

여기에 한지를 두드려서 조각된 이미지를 세밀하게 입혀 주는데, 이때 잡힌 나뭇결이 뜻밖의 묘를 창출하며 그의 한지화를 특수하게 만든다. 독자적인 질감을 얻는 동시에 부조의 입체감도 살아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적인 정서와 동양적인 세계관을 함의하는 한지만의 밀도도 높아져 심리적인 조형물로서의 한지화로 부상시킨다. 나무가 곧 한지의 독창성을 좌우하는 것이다.

자연과 자연
천연 염색에서 나타나는 그만의 아취는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자연을 정서적으로 감응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빛깔뿐만 아니라 운치까지 담겨 있어 그가 추구하는 수준으로 도달시켜주는 것이다.

“어느 날 주변에 있던 한지에 염료를 물들인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한지에 번지는 염료가 강하게 나를 끌어 당겼습니다. 자유롭게 번진 색감과 일반적인 조형 원리를 무시한 그림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정신세계가 해방되는 희열을 느꼈습니다.”

   
▲ 신정옥 작가, Harmony_봄 날, 한지, 판목, paper on canvas, 73x91cm

이때부터 양파, 치자, 소목, 쪽, 자초, 홍화, 황백, 쑥, 고구마 등으로 천연 염색을 한 뒤 손이 가는 대로 찢고 붙이며 “마음 깊숙한 곳에서 길어 올린 유동하는 심성을 허식 없이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자기 안에 똬리를 틀고 있는 자연성을 끄집어내기 시작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천착한 작품이 <하모니>다. 한지와 천연 염색처럼 어느 한 쪽이 다른 한 쪽을 억압하지 않는 <하모니>를 통해 조화의 미를 설득력 있게 보여주고 있다.

   
▲ 신정옥 작가, Harmony_축제, 한지, 판목, paper on canvas, 73x91cm

자연의 하모니
지난 7월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린 열 번째 개인전의 전시 주제는 <하모니>였다. 주지하다시피, 하모니는 그의 작품을 지칭하는 대표적인 용어로 “자연스러운 시간의 과정을 한 화면에 담아 조화와 편안함을 전달“하고 있다.

“어느 날 한 송이의 들꽃이 피어있는 모습에서 있는 모습 그대로의 편안함과 조화로움에 대해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짧은 들꽃의 생명이 제게 커다란 존재감으로 각인됐고 그 모습이 고독해 보여도 세상을 품은 하모니임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 신정옥 작가, (좌) Harmony_담쟁이 덩굴, 한지, 판목, paper on canvas, 45.5x53cm (우) Harmony_줄을 서봐요, 한지, 판목, paper on canvas, 30x60cm

이것을 모티브로 한 그의 작품들은 나무와 꽃이 성숙하게 어우러진 심안의 정원이라고 할 수 있다. 최소한의 색감과 조형으로 고적하나 격조 있는 분위기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어떤 판목과 어떤 조각칼 모양을 만나 얼마나 많은 꽃을 표현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위에 붙여질 다채로운 한지와의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는 그는 “앞으로도 내게 작가의 이름을 찾게 해준 꽃들과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뤄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 신정옥 작가, (좌) Harmony_산책, 한지, 판목, paper on canvas, 32x41cm (우) Harmony_햇빛 좋은 어느 날, 한지, 판목, paper on canvas, 14x23cm

신정옥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대 서양화과를 졸업했다. 1993년 관훈 갤러리를 시작으로 열 번의 개인전을 열고 다수의 단체전에 참가했다. 롯데 스카프(롯데 호텔), 바젤 아트페어(스위스), 조형 아트페어(코엑스), 아트 오사카(오사카), 위드 아트페어(송도 컨벤시아) 등의 국내외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2007년 농렵 캘린더에 수록되고 현대 판화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NM

   
▲ 신정옥 작가, (위) Harmony, 한지, 판목, paper on canvas, 30x30cm (아래) Harmony, 한지, 판목, paper on canvas, 32x41cm

신선영 전문기자 ssy@newsmaker.or.kr

<저작권자 © 뉴스메이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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