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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도적 승리 거둔 여당, 국정운영에 힘 싣는다

기사승인 2020.05.07  00:4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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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대 총선서 범여권 모두 포함 190석 얻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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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지역구에서만 163석, 과반의석을 확보했다. 더불어시민당 의석까지 합하면 180석, 범여권을 모두 포함하면 190석에 육박한다.

장정미 기자 haiyap@

진보진영의 원내 과반확보는 16년 만에 처음으로, 민주당은 20대 총선 이후 4연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민주당의 180석 확보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선거에서 찾아보기 힘든 유례없는 압승이다. 이에 따라 이번 국회에서 개헌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180석 달성
더불어민주당은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단독으로 180석에 달하는 역대급 압승을 거뒀다. 친여 성향 무소속과 열린민주당을 합치면 184석에 달해, 지난 2004년 17대 총선 때 열린우리당 152석을 훌쩍 뛰어넘는 사상초유의 대승을 거두었다.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103석에 그치며 참패했다. 지난 4월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전국 개표 결과 지역구 의석은 민주당 163석, 통합당 84석, 정의당 1석, 무소속 5석 등으로 나타났다. 비례대표는 미래한국당이 33.84%, 더불어시민당이 33.35%, 정의당이 9.67%, 국민의당이 6.79%, 열린민주당이 5.42%를 각각 최종 득표했다. 비례대표 47석 중 미래한국당이 19석, 더불어시민당이 17석, 정의당이 5석, 국민의당이 3석, 열린민주당이 3석을 가져갔다. 민주당과 더시민 합산 의석만 180석으로, 초유의 ‘슈퍼여당’이 탄생한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 입당을 예고한 무소속 이용호(전북 남원임실순창) 당선인을 더하면 181석, 열린민주당까지 합치면 184석이 된다.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통해 국회선진화법을 완전히 무력화시키 수 있는 권능을 정부·여당이 보유하게 된 것이다. 4+1 공조를 해온 정의당까지 합류할 경우 범여권 의석은 190석에 달한다. 반면 통합당은 미래한국당을 더해 103석(지역구 84석+비례대표 19석)에 그쳤다. 국민의당 3석에 보수성향 무소속 4석을 더해야 110석으로, 개헌저지선(100석)은 지켰다는 변명조차 통하지 않을 기록적 참패다.

전문가들은 이번 선거 결과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초유의 사태 속에 국민이 야당의 ‘정권 심판론’보다 여당의 ‘안정적 위기관리’의 손을 들어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총선 전략으로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는 ‘성과’를 제시함과 동시에 다가올 경제 충격에 대처하기 위해 집권여당에 안정 의석을 몰아줄 것을 호소했는데, 이것이 먹혀들었다는 평가다. 범여권 180석이 가시화되면서 문재인 정부는 여대야소를 바탕으로 정국 주도권을 쥔 채 남은 임기 2년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할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문 대통령도 남은 임기 동안 국정 성과를 창출할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무엇보다 여당 압승이 높은 대통령 지지율을 바탕으로 한 평가가 나오는 이상 레임덕(권력 누수) 우려를 털고 나가게 됐다. 총선 승리로 확인된 국민적 지지를 바탕으로 집권 후반기 당청관계에서 우위를 유지하게 된 데다가, 여권의 차기 대선구도에도 일정부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선거 지휘에 매진해온 이해찬 대표는 민주당 계열 여당에 16년 만의 총선 승리라는 쾌거를 남기고 32년 정치를 마무리하게 됐다. 이 대표는 ‘시스템 공천’을 강조하며 총선 1년 전 공천룰을 확정했다. 통상 잡음이 나오기 쉬운 중진 물갈이, 전략공천도 이렇다 할 마찰 없이 완료했다. 통합당이 후보등록 직전까지도 공천 파동을 겪은 것에 대조되는 결과다. 지난 총선과 비교해봐도 민주당이 얻는 성적표의 의미는 남다르다.

김대중 대통령 당시 국민의정부 집권 3년차에 치러진 2000년 16대 총선에서 여당 새천년민주당은 115석에 그친 반면 야당인 한나라당은 133석으로 1당이 됐다. 어느 당도 과반 136석(273석 기준)을 얻지 못한 상황에서 DJP연합 복원으로 합류한 자유민주연합(17석), 호남 무소속(4석), 민국당(2석), 한국신당(1석) 등을 민주당이 규합하며 여야 세력 균형이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민주당은 16대 국회에서 이만섭 국회의장을 당선시키고 자민련 소속 이한동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초반인 2004년 17대 총선에서는 탄핵 역풍이 불며 여당인 열린우리당 단독으로 152석을 얻는 압승을 거뒀다. 제1야당인 한나라당은 121석에 그쳤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폐지, 사립학교법, 한미FTA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당청 갈등, 당내 혼란이 심화된 데다가, 부동산 폭등 등 민생고가 겹치며 노 대통령 지지율이 폭락한 끝에 정권을 뺏기고 18대 총선에서도 참패했다. 과반 의석은 획득했지만 당청 관계도, 당내 리더십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미숙한 여당의 실패로 귀결됐다. 결국 총선 승리보다 그 이후 행보가 정부여당의 운명을 좌우한다는 의미다.

민주당 “무거운 책임감 느낀다”
지난 4월16일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을 합쳐 180석을 확보하며 압도적 승리를 거둔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한민국미래준비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먼저 민주당에 큰 지지를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어제 선거 결과를 보면서 승리의 기쁨에 앞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제 21대 국회를 이전과는 전혀 다른 국회, 일하는 국회, 국민을 통합하는 국회로 만들 책임이 온전히 민주당에 있음을 다시 한 번 마음 속에 새긴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 자리를 빌어 당선된 후보 여러분께 간곡히 말씀드린다”며 “지금 민주당은 더욱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 국정을 맡은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더 겸손한 자세로 민심을 살피고 말 한 마디, 행동 하나도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더 열심히 서민의 생활을 챙겨야 한다”며 “선거에 임했던 성실하고 절실했던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낙연 공동 상임 선거대책위원장도 “국민은 민주당과 (민주당의 비례대표 연합정당) 더불어시민당에 많은 의석을 주면서 크나큰 책임을 안겨주셨다”며 “버겁고 무서운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지엄한 명령대로 저희는 코로나19 국난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며 그에 진력하겠다”며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국정 과제들이 구체적 성과를 내며 진척되도록 차분하지만 확실히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위원장은 “저희는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기억하며 늘 겸손한 자세로 품격과 신뢰의 정치, 유능한 정치를 실현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날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100% 지급과 관련해서도 속도를 내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선거 결과와 별개로 우리 앞에는 당장 해결해야 할 일이 많다”며 “코로나19 극복과 경제위기 대응은 단 한 시도 허비할 수 없는 중대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오늘부터 임시국회가 시작되는데 당장 국회가 약속한 긴급재난지원금 관련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선거는 선거이고 민생은 민생이다. 국민께 약속한 일은 반드시 처리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민주당도 겸허한 통합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이제 민주당은 짐을 한 가득 싣고 다시 넓은 바다로 향하는 심정으로 새로운 국회,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당장 국회 문을 열고 긴급재난지원금을 비롯해 시급히 처리해야 할 일부터 마무리하겠다”며 “여야가 뜻을 모아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방안에 합의할 수 있도록 긴밀히 협의하고 준비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오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안이 국회로 넘어온다”며 “조금 기다려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당장 오늘이라도 여야 원내대표가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속도가 생명인만큼 4월 중에 시급히 지급할 방안도 찾겠다. 우리 생각만 고집하지 않고 야당의 의견도 충분히 경청하겠다”며 “모든 야당의 적극적인 협력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은 1당이 되면서 국회의장 자리를 확보한 데 이어 과반을 넘어 국회 의석 5분의 3을 차지하면서 막강한 입법 추진력을 쥐게 됐다. 1990년 3당 합당으로 탄생했던 민주자유당(전체 299명 중 218명)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여당이 절대다수 의석을 가지게 되면서 ‘재적의원 과반의 출석과 출석의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이 가능한 대부분의 사안에서 단독으로 법안을 추진할 수 있는 것은 물론, ‘5분의 3 찬성’을 기준으로 하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중단도 할 수 있다. 사실상 단독으로 개헌안을 의결하는 것을 빼고는 국회에서 모든 것을 다할 수 있게 된 것. 특히 이번 총선 결과는 여소야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인위적 정계 개편이 아닌, 투표를 통해 유권자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결과라는 점에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에 중앙·지방정부에 이어 입법 권력도 확보한 민주당은 2022년 3월 대선 전까지 국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기반과 동력을 갖추게 됐다.

우선 21대 국회 원구성시 국회의장은 물론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갖게 되면서 국회 운영을 좌우할 수 있다. 20대 국회와 달리 21대에는 제3교섭단체가 없기 때문에 2명의 국회 부의장 가운데 1명도 민주당에서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이렇게 되면 상임위 및 본회의에서의 법안·예산 처리를 민주당이 주도할 수 있다. 아울러 180석의 의석이 있기 때문에 다수당이 법안을 일방 처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도입된 국회 선진화법 규정도 피해갈 수 있게 됐다. 입법·예산뿐 아니라 국회 인준이 필요한 인사에서도 추진력을 얻게 됐다. 과반 의석으로 국회 임명 동의가 필요한 국무총리, 대법관, 헌법재판관 등에 대한 임명동의안도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 이에 따라 7월로 예정된 공수처의 출범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황교안 통합당 대표, “모든 당직 내려놓겠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겸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1대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지난 4월15일 오후 11시 40분 경 황 대표는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 못 가는 것을 막지 못했다”면서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두 대표인 제 불찰이다. 모든 책임을 제가 짊어지고 간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통합당은 수년간 분열과 반목을 극복하고 산고 끝에 늦게나마 통합을 이뤘지만 화학적 결합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국민을 만족스럽게 하지 못했다”며 “지금 대한민국 정부에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건강한 야당이 필요하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다. 부디 인내를 갖고 우리 당에 시간을 주시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통합당에 기회를 주시길 바란다. 통합당을 위해서가 아니다. 여러분이 살 나라 우리의 후손들이 살아갈 나라를 위해서”라며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출마한 서울 종로 선거에서도 상대 후보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장에 패배한 그는 “일선에서 물러나 국민의 마음을 헤아리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제 역할이 뭔지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에 부담만 남기고 떠난 것 아닌가 해서 당원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며 “저와 우리 당을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과 저를 지지해준 종로 구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 그리고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부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의 건승과 행복을 기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이번 총선에서는 군소정당도 몰락했다. 지난 4월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민생당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해 원외정당으로 전락했다. 정의당은 6석을 확보하며 20대 총선과 비슷한 결과를 얻었다. 민생당은 정당득표율에서 3%를 넘기지 못했고, 자신들의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조차 외면을 받았다. 천정배(광주 서구을), 박주선(광주 동구·남구을), 박지원(전남 목포), 정동영(전북 전주병) 등 현역 다선의원들이 모두 낙선했다. 민생당은 지난 2월 말 호남을 지역기반으로 하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의 합당으로 출범했지만 끝내 지지율 상승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선거 막판까지 당내 계파 갈등과 공천 논란이 이어지면서 유권자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다. 특히 비례대표 공천 파동이 참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손학규 상임선대위원장이 비례대표 2번에 배정됐다가 당 안팎의 비판이 쏟아졌고, 최고위원회가 공관위원장 교체를 통해 비례대표 순번을 수정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정의당은 지역구에서 경기 고양갑의 심상정 대표만 살아남았다. 故 노회찬 전 의원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여영국 후보(경남 창원 성산)를 비롯해 윤소하(전남 목포)·이정미(인천 연수을)·추혜선(경기 안양 동안을)·김종대(충북 청주 상당) 의원은 모두 낙선했다. 이번 총선에서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과의 후보 단일화 없이는 지역구를 뚫기 어렵다는 현실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이번 총선 결과를 받아들이고 끝내 눈물을 흘렸다. 지난 4월16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해단식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모든 것을 바쳐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온 우리”라고 당원에게 고마움을 전하다가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쏟았다. 이날 심 대표는 “이번 총선 결과는 촛불개혁을 진실로 원하는 국민 염원이 담겨 있다. 문재인정부가 멈추지 말고 개혁하라는 것이 슈퍼여당을 만들어 준 국민의 명령”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대선보다 많은 267만명의 시민들이 정의당을 지지해주셨다. 감사드린다”며 “하지만 정의당은 10%를 육박하는 지지율에도 여전히 300석 중 2%의 의석만 갖게 됐다. 몹시 아쉽지만 어느 정도 각오한 만큼 겸허히 받아들인다.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했다. 정의당은 심상정 대표의 지역구인 고양갑 1석만을 지켰다. 21대 국회에서 정의당은 지역구 1석에 비례대표 5석을 합친 6석을 확보했다. 심 대표는 “정의당은 낡은 양당 정치 구도를 넘지 못했지만 무릎을 꿇지 않겠다”며 “20년을 외롭고 고된 길을 걸어왔지만 정의당은 또다시 시작하겠다. 정의당은 진보 대안세력으로서의 길을 찾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를 함께 치른 당원들을 향해 “무엇보다”라고 운을 떼다가 말을 잇지 못했다. 심 대표는 “무엇보다 모든 것을 바쳐 고단한 정의당의 길을 함께 개척해온 우리”라고 또다시 말을 겨우 이어갔지만 끝을 맺지 못하고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심 대표는 “모든 것을 바쳐 정의당의 길을 개척한 자랑스러운 후보들을 더 많이”라고 말을 이어가려다가 눈물을 쏟고는 “고생한 후보들과 당원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고맙다”고 겨우 마무리했다.

차기 대권 잠룡 인사들의 희비 엇갈려
21대 총선에서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거물급 인사들의 희비도 극명하게 갈렸다. 당선된 이들은 대권 주자로서 위상과 입지를 더욱 끌어올리게 됐지만 낙선한 이들은 정치 생명도 가늠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종전 대권 경쟁 구도에도 지각 변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종로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를 상대로 압도적 승리를 거뒀다. 이들의 대결은 각각 현 문재인 정부와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총리였다는 점과 여야 거대 정당 수장들의 대결이란 점에서 시선을 집중시켜왔다. 낙선한 황교안 대표는 1년 2개월만의 당 대표 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당권을 내려놓았으며, 대권 행보 역시 멈추게 됐다. 반면 이낙연 전 총리는 유력 대선주자로의 입지를 굳혔다. 험지에 출사표를 냈던 잠룡들은 모두 고배를 마셨다. 김부겸 민주당 후보는 여권의 험지 중 험지, 적진 한 가운데 있는 대구 수성갑에 세 번째 도전장을 냈지만 낙선했다. 60.8% 득표율의 주호영 통합당 후보에게 밀려 38.3%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오세훈 미래통합당 후보도 끝내 낙선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포함해 민주당에서 20년 집권한 서울 광진을에 도전했던 그는 지난 2018년 말부터 지역구를 잡고 1년 넘게 바닥을 다져왔지만 문재인 대통령의 청와대 대변인 출신 고민정 후보에게 막혀 결국 꿈을 접었다. 고 후보와 초접전을 벌였지만 근소한 차이로 패배의 쓴 잔을 마셨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대권 잠룡으로는 대구 수성을에 출마했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대표, 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에 출마했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는 기사회생했다. 이들은 통합당 소속으로 고향 출마를 원했던 이들은 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의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하다 결국 컷오프(공천배제)됐다. 통합당 공천을 받지 못해 경남 산청·함양·거창·합천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 전 지사는 42.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19대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섰던 홍 전 대표는 대구 수성구을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친정인 통합당 후보를 눌렀다. 지난 2012년 대선에 출마하려 경남지사직을 던졌던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경남 양산을에 도전했다. 그는 당 지도부 요청으로 경남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자신의 승리는 물론 경남 의석을 6석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김 의원은 나동연 통합당 후보와 초접전을 벌였다. 16일 새벽까지 100표 단위의 피말리는 개표 끝에 신승을 거뒀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는 2011년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지사직을 상실했지만 9년 만에 다시 강원 지역에 컴백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강원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으면서 본인의 원주갑 선거는 물론 강원 의석 확장도 책임졌다. 이 전 지사는 47.5%로 박정하 통합당 후보(42.2%)를 근소하게 눌러 당선을 확정했다.

21대 총선 최종 투표율은 66.2%
21대 국회의원총선거의 최종 투표율은 66.2%로 집계됐다. 4월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1대 총선 집계 결과 전국 유권자 4399만 4247명 중 2912만 6396명이 투표에 참여해 최종 투표율은 66.2%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지난 4월10~11일 실시된 총선거 사전투표의 투표율 26.69%와 재외·선상·거소투표의 투표율과 오후 6시 이후 투표를 시작한 코로나19 자가격리자들의 투표율도 반영됐다. 역대 총선 투표율 ▲12대 84.6% ▲13대 75.8% ▲14대 71.9% ▲15대 63.9% ▲16대 57.2%로 ▲17대 때 60.6% ▲18대 46.1% ▲19대 54.2% ▲20대 58.0%로 지난 17대  이후 16년 만에 60%를 돌파하며 2000년대 들어 최대 투표율을 기록했다. 또한 1992년 14대 총선 71.9% 이후 28년 만에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중앙선거관위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정치에 대한 유권자들의 관심이 높았고 높은 수준의 투표소 방역 조치가 이뤄져 투표율을 높였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최종 투표율은 울산이 68.6%로 가장 높은 투표율을 보였고 충남이 62.4%로 가장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울산 다음으로 ▲세종 68.5% ▲서울 68.1% ▲전남과 경남 67.8% ▲부산 67.7% ▲대구와 전북 67.0% ▲경북 66.4% 순이며 ▲강원 66% ▲광주 65.9% ▲대전과 경기 65.5% ▲충북 64.0% ▲인천 63.2% ▲제주 62.9% ▲충남 62.4%로 평균보다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특히 이번 총선은 해외의 관심이 주목됐다. 지난 4월15일(현지 시각)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한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인 팬데믹 상황에서 총선을 치른 것은 세계에 본보기”라고 평가했다. 독일의 dpa 통신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한국의 투표율이 이전 선거보다 높았다”면서 “유권자들은 마스크와 일회용 장갑을 착용했고 1m 이상의 간격을 두고 줄을 서 코로나19 사태에서 롤 모델이 됐다”고 보도했고 AFP통신은 여당의 압승을 보며 “한국 유권자들의 선택은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에 힘을 실어줬다”고 전했다. NM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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