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setNet1_2

서울행정법원, ‘의대증원 취소소송’ 각하

기사승인 2025.04.02  09:11:05

공유
default_news_ad1

- 교수협의회가 소송 제기할 자격 없다 판단

article_right_top

2024년 3월 21일, 서울행정법원은 전국 33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대 정원 증원 취소 소송을 각하했다. 이는 법원이 해당 사안을 본격적으로 다루지 않고 절차적으로 소송을 종료한 것을 의미한다.

장정미 기자 haiyap@
 
교수협의회는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늘리기로 결정한 것에 반대하며,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 구체적인 정책 시행 추진에 부담 덜어
법원이 교수협의회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대 정원 취소 소송을 각하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정부의 정원 증원 결정이 아직 법적으로 구속력을 가지는 ‘처분’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 결정은 구체적인 행정 명령이나 조치가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정책 계획일 뿐이라는 것이다. 둘째, 교수협의회는 직접적인 권리 침해를 입은 당사자가 아니기 때문에, 이 사안에 대해 소송을 제기할 자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결국 이번 판결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을 법적으로 저지하기 위한 교수협의회의 시도가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서울행정법원이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의 소송을 각하한 이후,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논쟁은 법정 바깥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판결은 의료계가 법적인 수단만으로 정부 정책을 막는 데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법적 대응보다는 정치적·사회적 방식으로 대응하려는 흐름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계 내부의 분위기 역시 변화할 수 있다.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고,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선 상황에서 이번 판결은 일부에게는 더 강경한 행동의 필요성을 부추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법적 대응이 벽에 부딪힌 만큼, 오히려 협상과 대화로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은 ‘교수협의회’가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소송 자격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 핵심인데, 이 점은 향후 또 다른 주체들이 새롭게 소송을 제기할 여지를 겼다. 한편, 정부 입장에서는 이번 판결이 정책 추진에 있어 일종의 부담을 덜어낸 셈이다. 소송이 본안 심리 없이 각하되었기 때문에, 행정처분의 정당성 여부가 법적으로 다투어지지 않았고, 이는 곧 정부가 보다 자신 있게 구체적인 정책 시행을 추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의료계 반발이 계속될 경우 국민 건강권과 관련된 사회적 논란도 심화될 수 있어, 정부 역시 일방적인 추진보다는 의료계와의 협의 창구를 계속 열어두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단 비대위원장 “전공의들 과도한 노동 강요받아”
지난 3월10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의료현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대화’ 토론회에서 전공의들의 열악한 수련환경과 처우 문제를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현재 법적으로 보장된 주당 최대 근무 시간(80시간)을 초과하여 전공의들이 주 100시간 이상 일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임신한 전공의조차 출산 직전까지 당직을 서야 하는 상황을 비판했다. 이러한 노동 착취 구조를 개선하고, 법적인 보호 아래에서 양질의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 안전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2015년 시행된 ‘전공의 특별법’이 여전히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법 위반에 대한 처벌이 최대 500만 원의 과태료에 불과해, 전공의들이 “수련”이라는 명목 아래 과도한 노동을 강요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2022년 대전협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공의들의 평균 근무시간이 77.7시간에 달했으며, 인턴의 75.4%가 주 8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66.8%는 24시간이 넘는 연속 근무를 매주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박 위원장은 ▲주당 근무시간을 80시간에서 64시간으로 단축하고 ▲장기적으로 의료인을 근로기준법 특례 업종에서 제외해 주 52시간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연속 근무시간을 현행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축소하고, ▲휴게 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하도록 전공의 특별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급여 문제도 중요한 쟁점으로 다뤄졌다.

박 위원장은 “전공의들의 평균 월급이 398만 원으로, 이를 시급으로 환산하면 약 1만 1700원에 불과하다”며, 포괄임금제를 금지하고 실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 지급과 연장·야간·휴일 근로수당 가산을 요구했다. 또한 전공의들이 독립적으로 수술이나 시술을 경험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교수 평가제도 도입을 통한 지도 전문의의 역할 강화를 주장했다. 이와 함께 현재 13명 중 2명에 불과한 수련환경평가위원회 내 전공의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방영식 보건복지부 의료인력정책과장은 전공의 수련환경 혁신을 위한 예산 2300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한, 방 과장은 현재 26개 수련병원에서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을 위한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며, 올해 중으로 이를 제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후 박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의대생 복귀를 전제로 내년도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되돌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의대 정원 문제만 해결된다고 해서 전공의들과 학생들이 다시 의료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며, 단순한 정원 확대가 아니라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끝으로 “의대 정원이 중요한 이슈인 것은 맞지만, 수련환경 문제 역시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사회가 전공의들의 근무환경 개선에도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고대 등 주요 의대생 속속 학교로 복귀
3월21일을 기한으로 정해졌던 의대생 복귀 시한에 따라,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 경북대학교 등 주요 대학들의 복귀 신청 마감이 완료됐다. 이 가운데 연세대와 고려대에서는 의대생의 약 절반 정도가 복학을 신청하거나 등록 절차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경북대는 학생들의 복귀 수치를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으나, 두 대학에 비해서는 복귀율이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관계자는 “대학별로 사정이 다르며 복귀 양상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등록이나 복학 신청이 실제 수업 참여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일부 학생들은 행정적으로는 등록을 완료했더라도, 수업에는 참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항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실제 복귀자 수가 얼마나 될지는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학들의 복귀 시한도 순차적으로 마무리될 예정인 가운데, 의과대학 총장들은 학생들의 집단 휴학 시도를 강하게 저지하고 있다. 각 대학은 복귀 유도를 위해 휴학계를 수리하지 않겠다는 기존 방침을 유지 중이며, 학생들에 대한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의대 총장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의과대학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이날 발표를 통해 “40개 의대 중 35개교는 이미 휴학계 반려를 마쳤거나, 휴학계 자체가 접수되지 않은 상태이며, 나머지 5개교는 학칙상 절차에 따라 다음 주 중 휴학계 반려 또는 미승인 통보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총협은 이어 “병역이나 질병, 임신·출산·육아 등 불가피한 사유가 아닌 일반적인 휴학 신청은 앞으로도 승인하지 않기로 40개 대학 모두가 의견을 모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3월7일, 교육부는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학생들이 모두 복귀할 것을 전제로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에 대해 대학 총장들의 자율적인 판단을 존중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의과대학 총장협의회(의총협)의 건의를 반영한 결정으로, 의총협은 모든 학년의 의대생이 복귀해 정상적인 학사 운영이 보장될 경우, 2026학년도에 한해 모집 인원을 2024학년도 수준인 3058명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총장협의회는 3월19일 열린 긴급회의에서,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해 학생들이 제출한 휴학계를 일괄 반려하고, 21일까지 반려 절차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을 확정한 바 있다. 2025학년도 의대 학사 운영과 관련해 교육부는 학칙을 엄격히 적용할 방침이다.

지난해에는 학사 유연화 조치를 시행했지만, 올해는 별도의 조치를 두지 않고 정상적인 학사 운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수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집단행동을 하는 학생들에게는 학칙에 따라 학사경고, 유급, 제적 등의 조치가 취해질 수 있다. 특히 인위적인 학사 일정 변경이나 일괄 휴학 승인 등의 예외적 조치는 허용되지 않는다. 2025학년도 신입생의 경우, 의대 정원 증원을 이유로 수업을 거부할 수 없으며, 대부분의 대학에서 1학년 1학기 휴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관련 학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교육부는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복귀를 희망하는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학생 간에 휴학 강요 등 불법적인 행위가 발생할 경우, 수사의뢰 등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법안, 보건복지위원회 통과
지난 3월18일,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설치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향후 의대 정원을 보다 체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 과학적인 수급 추계를 바탕으로 의료 인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도입됨으로써, 중장기적으로는 보다 합리적인 방식으로 의사 수급을 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내년도(2026학년도) 의대 정원 결정에는 이 위원회의 역할이 반영되지 않는다. 법안 부칙에 따라 수급추계위원회의 논의 결과는 2027학년도부터 적용되며, 이에 따라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의 논의 방식대로 결정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 의료계, 의대생, 대학 간의 갈등이 다시 한번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교육부와 대학 총장, 의대 학장 간의 논의에 따라 의대생 전원이 복귀할 경우 내년도 모집 인원은 증원 이전 수준인 3,058명으로 조정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5,058명으로 확정될 예정이다. 결국 의대생들의 복귀 여부가 내년도 정원 결정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복지위는 이날 전체회의를 통해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설치 근거를 담은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이후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 오는 20일 본회의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대학 총장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삭제되었으며, 대신 수급추계위의 의료인력 수급 분석과 정원 조정은 2027학년도부터 적용하도록 명시됐다. 이는 교육부가 대학 총장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애초에 복지위 1법안소위를 통과한 개정안에서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급추계위원회와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결정해 교육부에 제출하는 방식을 포함하고 있었다. 하지만 법안 심의가 지연되면서 현실적으로 수급추계위를 통해 내년도 정원을 심의하기 어려워진 것이 주요한 이유로 작용했다.

이번 개정안에서는 의료인력 직종별 수급추계위원회를 보건복지부 장관 직속 독립 기구로 설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위원회는 15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 공급자 단체에서 추천하는 위원이 과반을 차지하도록 했다. 위원장은 학계 추천 인사 중에서 선출되며, 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바탕으로 복지부 장관이 의대 정원을 결정하는 구조다. 그러나 의료계는 위원회의 독립성과 의결권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의료 공급자 대표 단체의 추천 위원이 과반을 차지하는 구조에 대해 병원협회를 제외할 것을 요구해 왔으며, 위원 추천을 거부하더라도 정부가 위원회를 구성할 수 있도록 한 조항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결국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급추계위가 정원을 논의하게 될 경우,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나온다. NM

장정미 기자 haiyap@newsmaker.or.kr

<저작권자 © 뉴스메이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4
default_side_ad1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실시간 뉴스

전국 뉴스

default_setNet2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