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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통위, 기준금리 연 3.50%로 동결

기사승인 2024.08.05  21:5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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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는 10월 경 기준금리 인하할 것으로 전망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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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11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금리를 동결한 이후 공개한 통방문에서 “향후 통화정책은 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하는 가운데 물가상승률 둔화 추세와 함께 성장, 금융안정 등 정책 변수들 간의 상충관계를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 인하시기 등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태희 기자 hth@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오전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한 이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월에는 깜빡이를 켠 상황 아니라 금리 인하 준비를 위해 차선을 바꿀지 말지 고민하는 상태였다”며 “이제는 차선을 바꾸고 적절한 시기에 방향 전환을 할 준비를 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하 논의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돼
이창용 총재는 간담회에서 “금통위원 2인이 향후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다. 지난 5월에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의견이 1인이었는데 7월에는 2인으로 증가했다. 이 총재는 “2명은 물가상승률이 낮아졌기 때문에 금리 인하 가능성을 논의할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4명은 인플레이션 안정에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금리 인하 기대가 외환시장, 주택가격, 가계부채 등을 통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더 점검하고 확인해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라고 전했다. 이 총재는 최근 2% 중반대로 내려온 소비자물가상승률 추이에 대해 “긍정적 변화이고 예상했던 바와 부합하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대로 내려오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외환시장, 수도권 부동산, 가계부채 움직임 등 앞에서 달려오는 위험 요인이 많다”며 “방향 전환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도권 부동산에 대한 우려를 밝혔다.

이 총재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 문제가 지난 5월보다 심각해졌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이 가계부채 문제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한은이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한다든지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 잘못된 시그널을 줘서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실수는 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금통위원들이 모두 공감했다”고 말했다. 또한 시장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너무 앞서서 반영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현재 시장에 형성된 금리인하 기대가 다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특히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OECD, 우리나라에 기준금리 인하 권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물가가 점차 안정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권고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금융안정을 고려해 8월이 아닌 오는 10월께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 7월11일 OECD는 ‘2024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지난 5월 내다봤던 2.6%에서 소폭 낮춘 2.5%로 전망했다. OECD는 “한국의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으로 완화돼 올해 말 목표에 도달할 것”이라며 “올해 하반기부터 내수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올해 하반기 통화 정책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10월께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8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예고했던 전문가들도 10월로 예상 시점을 늦추는 분위기다. 9월에는 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통위 회의가 없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환율과 수도권 집값,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측면이 고려되면서 예상했던 인하 소수의견이 나오지 않았다”며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예상 시점을 기존 8월에서 4분기로 수정한다”고 밝혔다. 백윤민 교보증권 수석연구위원도 “물가 등 펀더먼탈 측면에서의 금리인하 요건들이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3개월 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둔 금통위원도 2인으로 늘었지만 예상했던 금리인하 소수의견이 나오지는 않았다”며 “높아진 금융불균형 위험으로 기준금리 인하 시점 전망을 종전 8월에서 10월로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9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한은의 10월 금리인하설에도 무게가 실린다. 전일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0% 상승으로 시장 예상치인 3.1%를 밑돌았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지난 7월10일 물가상승률이 Fed 목표치 2%로 떨어지기 전이라도 상황에 따라 통화정책을 완화할 수 있다고 밝힌 데 이어 CPI 지표도 좋게 나오면서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미국이 오는 9월에 기준금리를 내리고, 한은은 10월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본다”며 “한은이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른 원화 약세 부담과 가계부채, 부동산이라는 고질적인 문제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5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 낮추고 주담대 금리 인상
지난 7월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1년) 최고금리는 연 3.35~3.45%로 집계됐다. 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의 최고금리가 연 3.45%로 가장 높다.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과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이 연 3.40%를 제공하며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이 연 3.35%로 가장 낮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가 모두 기준금리보다 낮아진 것이다. 7월 초 연 3.45~3.55%와 비교하면 보름 만에 0.1%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1년물 금리는 전날 3.312%로 한 달 전보다 0.2%포인트 가량 내려가며 하락세다. 대출금리는 올라가는 추세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인상하면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7월3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3%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7월15일 5년 주기형 주담대 금리를 0.05%포인트 올렸다. 하나은행은 7월1일 0.2%포인트, 우리은행은 17월2일 0.1%포인트 각각 금리를 상향 조정했다. 인터넷은행도 마찬가지다. 케이뱅크는 7월9일 5년 주기형 아파트담보대출 갈아타기 상품의 금리를 0.1%포인트 인상했다. 이어 10일에는 '‘코드K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시장금리 하락에 예금금리가 내려가는 가운데 대출금리를 올리면 예대금리차가 커지면서 은행의 이자수익이 늘어나게 된다.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금융당국의 압박이 오히려 은행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올라가면 은행의 수익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지금은 가계대출 증가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 관리를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하는 상황인 데다 특정 은행만 올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금리 인상에 대한 부담이 적은 것도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앞선 가산금리 인상 효과가 시장금리 하락으로 상쇄되자 대출금리를 추가로 높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7월18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2%포인트 인상했다. 신한은행도 7월22일부터 은행채 3년물·5년물을 기준으로 하는 금리를 0.05%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7월24일부터 주담대, 전세대 금리를 추가 인상했다. 반면 예금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작다. 앞서 정기예금 ‘막차’를 타려는 수요가 몰리면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두 달 만에 약 18조원 넘게 증가했다. 5월에만 16조8232억원이 몰렸으며 지난 6월에도 1조4462억원이 늘었다.

금리 동결한 ECB, 9월 금리 인하 가능성 암시 
지난 6월 약 2년 만에 금리를 인하한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번에는 금리를 동결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활짝 열려있다”며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암시했다. ECB는 지난 7월1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통화정책이사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4.25%, 수신금리와 한계대출금리는 각각 연 3.75%, 연 4.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과 한국(기준금리 3.50%)의 금리 격차는 0.75%포인트, 미국(기준금리 5.25~5.50%)과는 1.00~1.25%포인트로 각각 유지됐다.

ECB는 통화정책 자료에서 “국내 물가 압력이 여전히 높고 서비스 물가는 상승하고 있으며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소비자물가지수)은 내년에도 목표치보다 훨씬 높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또 “지난 5월에 일시적 요인으로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가 상승했지만, 6월에는 대부분 안정적이거나 하락세를 보였다”며 “새로 들어온 정보는 중기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이전 회의의 평가를 대체로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ECB는 지난 7월6일 정책금리를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했다. 그러나 당시 올해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상향 조정해 추가 금리 인하에 예상보다 긴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전날 발표된 유로존 6월 소비자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5% 올라 여전히 목표치인 2.0%를 웃돈다. 특히 ECB가 주시하는 서비스 부문은 4.1% 올랐다. 다만 ECB는 서비스 부문에 대해선 “일회성 요인”"이라며 물가상승률이 내년 하반기에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라가르드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임금 성장, 기업 이익 마진, 생산성을 면밀히 조사해왔다며 “앞으로 몇 주, 몇 달 내에 이런 요소가 훨씬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데이터가 현재 진행 중인 물가 하락 과정을 실제로 확인해준다면 예상대로 2025년 말 인플레이션 목표인 2%로 돌아갈 수 있다는 우리의 확신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라가르드 총재는 “오는 9월에 우리가 무엇을 할지는 활짝 열려있다"며 "지금부터 9월까지 많은 데이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6월 금리 인하에 앞서 라가르드 총재가 반복적으로 강조했던 말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은 설명했다. 이에 주요 외신과 시장에서는 ECB가 오는 9월에 두 번째 금리 인하에 나선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스테판 게를라흐 EFG뱅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ECB는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과 임금 인상 우려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있다. 프랑스의 정치적 불확실성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도 “경제가 약화하면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금리가 낮아질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ECB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12월이나 1월에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요르그 크레이머 코메르츠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의도한 방향을 대략적으로 가리키고 있는 한 비둘기파가 주도하는 ECB는 오는 9월 회의에서 금리를 추가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다음 금리 인하는 내년 12월과 3월에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ECB는 “특정 금리 경로에 대해 사전에 약속하지 않았다”며 “데이터에 따라 회의를 거듭하는 접근 방식”이라고 지나친 기대감을 경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비공개 소식통을 인용해 ECB 내부에서 올해 한 차례 금리 인하가 가능할지 회의적인 의견도 있다고 밝혔다. NM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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