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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 발표

기사승인 2024.02.06  01:4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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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심 내 신축 주택 원활한 공급 위해 재건축 사업 속도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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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총력전에 나선다. 빠른 정비사업 추진을 위해 준공 30년이 넘은 단지는 안전진단 없이도 재건축에 착수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전면 개선한다. 재개발의 경우도 노후도 등 요건의 문턱을 낮춰 사업추진을 쉽게 한다는 방침이다.

황태희 기자 hth@

지난 1월10일,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주택공급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핵심은 도심 내 신축 주택이 원활하게 공급되도록 재건축 사업 속도를 높이는 것이다.

준공 30년 이상 아파트,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절차 진행
현재는 아파트를 재건축하려면 먼저 안전진단에서 위험성을 인정받아야 한다.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하면 조건을 충족할 때까지 수년간 재건축 절차를 밟지 못하고 기다리거나, 리모델링으로 사업 방식을 바꿔야 했다. 이에 정부는 앞으로 준공 후 30년이 지난 아파트는 주민 선택에 따라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않아도 재건축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재건축 안전진단 없이 바로 사업 추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안전진단은 사업인가 전까지 통과하도록 완화한다. 안전진단 배점 기준도 함께 손보기로 했다. 안전 측면 외에도 누수, 주차장 부족 등 노후화로 인한 주민 불편이 크면 재건축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사실상 안전진단을 폐지하는 것이다. 진현환 국토교통부 1차관은 “재건축이 추진되는 단지에서 안전진단이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겠다”며 “안전진단 기준을 노후도, 생활 불편 중심으로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재건축조합 설립 시기를 앞당겨 사업 기간을 단축한다.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았더라도 아파트 준공 30년이 지났다면 바로 추진위를 구성하고 조합 설립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국토부는 평균 13년가량 걸리는 사업 기간을 이번 규제 완화로 3년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통기획을 적용하는 서울 내 재건축 단지는 최대 6년까지 단축이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이 같은 재건축 절차 조정을 위해선 도시정비법 개정이 필요해 국회에서 법이 통과돼야 시행이 가능하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주거환경 악화 등으로 재건축이 불가피하거나 자금 여력이 있어서 주거 수준을 높이려고 하는 단지들 위주로 사업에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재개발 노후도 요건(준공 30년 이상인 건축물 비율)도 현행 3분의 2에서 60%로 완화해 신축 빌라 혼재 등으로 사업 추진이 불가능했던 곳들의 재개발이 가능해진다. 정비구역 요건에 해당하지 않은 유휴지, 복잡한 지분관계로 방치된 자투리 부지도 포함할 수 있도록 구역지정·동의 요건도 완화된다. 정부는 재개발·재건축 제도 개선을 통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4년간 전국에서 95만 가구가 정비사업에 착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기 신도시 등 노후계획도시 재정비에도 속도를 낸다. 올 하반기 단계별 정비계획을 담은 도시별 청사진을 내놓고, 선도지구를 지정해 정비 모범사례를 제시한다. 선도지구는 신도시별로 1곳 이상 지정할 예정이다. 노후계획도시특별법에 따라 통합 재건축 시 안전진단을 면제하는 한편, 용도지역 변경·용적률 상향 등을 통해 사업기간을 단축하고 사업성을 높인다. 이를 통해 ‘현 정부 임기 내 첫 착공, 2030년 첫 입주’를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민간사업과 더불어 공공 사업의 공급도 대폭 늘린다. 먼저 올해 건설형 공공주택 공급(인허가)을 당초 계획인 12만5000가구를 넘어서는 14만 가구 이상으로 확대한다. 이와 함께 지자체의 그린벨트 해제 가능 물량 등을 통해 연내 신규 택지 2만 가구를 발굴하고,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 등으로 3만 가구도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서울 지역별 아파트값 격차 지난 1년간 더 커져
지난 1년간 서울 지역별 아파트값 격차가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집값이 서울 평균 아파트 매매 변동률보다 2배 이상 하락하면서 한강벨트 지역 및 강남권 고가시장과의 가격 격차가 확대됐다. 부동산R114가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을 조사한 결과, 2022년 말 대비 2023년 아파트값 변동률은 -2.95%를 기록했다. 2022년(-1.45%) 보다 하락 폭이 커졌고, 주로 중저가 아파트 밀집지역인 동북권과 서남권 외곽지역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지역별로는 ▼도봉(-8.95%) ▼관악(-8.56%) ▼강북(-7.58%) ▼구로(-7.33%) ▼노원(-6.98%) 순으로 낙폭이 컸다. 송파구는 2022년 -7.62%의 매매변동률을 기록하며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빠진 지역이었지만 2023년 빠른 가격 회복세를 보이며 유일하게 2.52% 상승 전환했다. 잠실 대표 아파트인 잠실엘스, 리센츠, 트리지움 등이 시세를 주도한 가운데 올림픽 3대장(올림픽선수기자촌, 올림픽훼밀리타운, 아시아선수촌) 아파트의 안전진단 통과와 ‘2040 서울플랜’을 적용한 잠실주공5단지 등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가격 상승을 뒷받침했다. 지난해 하락 폭이 컸던 동북 및 서남부 지역은 한강 벨트 지역으로 꼽히는 마포, 용산, 성동구를 비롯해 강남3구와의 집값 격차가 2022년보다 심화했다.

중저가 밀집지역인 ‘노도강’ 평균 아파트값은 강남3구와 비교해 2022년 16억7236만원에서 2023년 16억9113만원으로 벌어졌다. ‘금관구’ 또한 강남3구와의 매매가격 차이가 15억7116만원에서 16억970만원으로 늘었다. 이 지역은 지난해 이자 상환 부담에 급매물이 늘면서 하락 거래 비중이 타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 50년 주택담보대출, 특례보금자리론 등의 대출 종료로 4분기 거래 위축 심화되며 매매가격 하락 폭이 다시 확대했다. 고가시장은 이미 대출규제가 촘촘해 대출 요건이 강화되더라도 매매가에 영향을 덜 받는 반면, 중저가 시장은 자금조달 여건이 악화하면 매수세와 집값에 탄력적으로 반응해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경기 회복 속도가 더딘 상황에서 지역 간 집값 양극화가 심화함에 따라 서울 상급지 갈아타기 수요 움직임이 당분간 주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 책임연구원은 “동북권과 서남권 외곽지역은 매도·매수자 간 팽팽한 눈치 보기가 이어지면서 가격을 낮춘 급매물 위주로 간헐적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관망세가 장기화할수록 가격 하방 압력이 강해져 서울 핵심지와의 가격 격차가 벌어진 상태로 굳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했다.

금융위,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대상 대출 상품의 범위 확대
신용대출에 이어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전세자금대출도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고 스마트폰으로 클릭 몇 번이면 더 싼 이자의 대출로 갈아탈 수 있게 됐다. 지난 1월8일 금융위원회는 대환대출 인프라 이용 대상 대출 상품의 범위를 1월9일부터 아파트 주담대로 확대하고 31일부터는 전세대출까지 확대한다고 밝혔다. 지난 5월 신용대출부터 가동된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플랫폼은 소비자가 과거에 받은 대출을 더 나은 조건의 다른 금융회사 대출로 쉽게 옮겨갈 수 있는 서비스다. 대출비교 앱이나 각 금융회사 앱을 통해 대출 갈아타기를 실행할 수 있게 하는 플랫폼이다. 기존에도 주담대나 전세대출의 갈아타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여러 금융사의 금리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는 온라인 대출비교 서비스가 부족해 금융소비자가 자신에게 가장 유리한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금융회사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조건을 비교해야 했다.

대출이동을 위해 신규 대출 약정 후에 기존 대출을 상환하려면 금융사 영업점에 방문하거나 직원과 통화해 본인확인을 거쳐야 했다.이 과정에서 금융사고 발생 여지도 있었다.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신용대출에 이어 주담대와 전세대출 갈아타기까지 지원되면 대환대출 시장 규모도 폭발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가계대출 잔액 기준 신용대출이 약 237조원인데 반해 주담대(839조원)와 전세대출(169조원)은 1008조원에 달한다. 나이스평가정보가 산출한 지난해 9월 기준 차주 1인당 가계대출 평균 잔액도 신용대출은 3700만원인 반면 주담대와 전세대출은 각각 1억4000만원, 1억1000만원이어서 금융사간 대환대출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총 34개 금융회사(주담대 32개 및 전세대출 21개, 중복 제외)와 7개의 대출비교 플랫폼이 대환대출에 참여했으며 향후 참여 기관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소비자는 주담대의 경우 7개의 대출비교 플랫폼과 16개의 금융회사 자체 앱을 통해, 전세대출의 경우 4개의 대출비교 플랫폼과 14개의 금융회사 자체 앱을 통해 기존대출을 조회하고 갈아탈 대출의 조건을 비교할 수 있다. 이용절차는 '대출비교→대출심사→대출실행→사후처리'의 네 단계로 이뤄진다. 우선 고객은 대출비교 플랫폼이나 각 금융회사 앱에서 기존 대출을 조회하고 다른 금융회사 상품과 비교해 편익이 큰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이때 대출비교 플랫폼은 제휴된 금융회사가 제시하는 대환대출 상품과 기존 대출 간에 상품별 금리, 중도상환수수료, 금리변동주기 등을 비교해 연간 절약되는 비용을 계산해 의사결정을 돕는다. 갈아탈 상품을 선택했다면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앱에서 소득·자산·직업 관련 서류를 공동인증서 등을 통해 비대면으로 일괄 제출할 수도 있으며 영업점을 직접 방문해 제출해도 된다. 서류 접수 후에는 금융회사의 심사절차가 개시되는데 신청수요나 인력상황 등에 따라 통상 2~7일이 소요될 예정이다. 심사가 끝나면 대출조건을 확정해 소비자에게 대출이 실행되고 금융회사들끼리 대출이동중계시스템을 통해 기존대출 상환을 마무리한다. 전세대출의 경우 대환을 위한 대출보증 및 반환보증의 해지와 재가입 등은 기존대출 상환시 신규 대출 금융회사에서 함께 처리한다. 갈아타기 대상 대출은 KB부동산시세 등으로 시세 조회가 가능한 아파트를 담보로 한 10억원 이하의 아파트 주담대와 보증부 전세자금대출이다. 다만 아파트 주담대는 기존 대출을 받은지 6개월이 경과한 이후부터, 전세대출은 기존 대출을 받은지 3개월 경과 이후부터 전세 임차 계약기간의 2분의 1이 지나기 전까지 대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연체 상태인 대출이나 법적 분쟁 상태의 대출은 갈아타기가 불가능하다. 저금리 정책금융상품이나 중도금 집단대출 등도 갈아탈 수 없다. 금융당국은 대출비교 플랫폼이 차주에게 가장 유리한 대출상품을 추천할 수 있도록 대출 상품의 비교·추천 알고리즘 검증을 의무화했다. 대출비교 플랫폼이 금융회사로부터 받는 중개수수료가 금융소비자에게 전가되지 않도록 대출비교 플랫폼별로 중개수수료율도 홈페이지에 공시토록 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대환대출 인프라 확대가 가계부채 증가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리스크 관리방안도 함께 마련했다.

우선 아파트 주담대나 전세대출을 갈아탈 때 한도 증액은 불가능하며 새로운 대출의 한도는 기존 대출의 잔여 금액 이내로 제한된다. 다만 전세 계약을 갱신하면서 전세보증금이 증액되는 경우 보증금 증가분만큼은 한도 증액이 허용된다. 대환시 새로운 대출의 만기도 기존 대출의 약정 만기 이내로 설정 가능하다. 예컨대 30년 만기 주담대를 받은 차주가 7년간 대출을 상환한 경우 갈아탈 수 있는 신규 대출의 만기는 기존 대출 만기인 최대 30년까지만 설정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대환대출 확대로 금융회사 간 과도한 머니무브도 막기 위해 참여 금융회사별로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한 주담대 취급 한도를 설정하고 이용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 5월31일 신용대출에 대한 대환대출 인프라 개시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7개월 간 총 10만5696명의 차주가 낮은 금리의 대출로 이동했으며 총 이동규모는 2조3778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 갈아타기 서비스를 통해 보다 낮은 금리로 갈아탄 차주는 평균 1.6%포인트의 금리 하락과 1인당 연간 기준 54만원의 이자 절감 효과를 봤다. 신용점수도 평균 35점(KCB 기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NM

황태희 기자 hth@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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