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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의 생태주의 건강 성생활

기사승인 2024.10.04  06: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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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미친 짓이다”   
               
여름이 가고 가을이 오고, 그러면서 세월무상을 느끼며 겨울을 대비하고…. 
이것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익숙한 9월이며 한가위 즈음의 모습이다. 태양의 황도는 이제 추분점을 넘었다. 그러나 우리는 여태까지 본 적이 없는 구월을 보내고 있다.

시월을 바라보는 지금까지도 30도 넘는 기온데 폭염경보 같은 뉴스를 듣고 있다. 문득 비바람이 달려와 날씨를 식혀주는 척하지만, 마음 놓지 말라는 기상청의 예보다. 폭염이 상대적으로 주춤했을 뿐, 시월초까지도 더운 날씨는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세계적 추세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추적해보면, 2024년은 1월 세계기온부터가 20세기 평균보다 1.27℃나 높게 출발했다(이미 국제사회가 협약한 억제목표 1.5도 이하에 근접했다). 7월에 남유럽의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등에서는 실외기온 45℃가 넘는 용광로 더위를 경험해야 했고, 이 폭염으로 인한 그리스 화재가 수백만 평의 숲과 마을을 불태웠다. 8월에 필리핀을 휩쓴 태풍(람마순)은 시속 200㎞가 넘는 위력으로 산사태와 농지, 인명피해를 입혔다. 아프리카의 소말리아, 에티오피아, 케냐 등은 완전히 물이 말라 식수나 농업용수의 고갈은 물론이고 식량불안정은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폭우와 대형 산사태, 산불, 폭염은 지역과 위도를 가리지 않고 일어났다. 미국이나 남아프리카 남미 북유럽 인도 중국 일본 등 대륙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곳에서 산발적으로. 누구도 안심할 수 없다.  

대한민국과 같이 중위도에 속하며 경제적으로도 여유가 있는 나라에서 겪는 불볕더위쯤은 그나마 다행인 편이다. 에어컨 없이 견딜 수 없는 구월을 처음 경험하면서도 기후 때문에 힘들다고 투덜대기 미안할 정도로 세계가 겪는 시련은 어마무시하다. 동해에 상어가 나타나고 고래 떼가 나타나고, 중부 해안지역부터 도마뱀과 열대모기가 정착했다고 해도 더 이상 놀랍지 않다. 

어쩌면 사람들은 서서히 지구 온난화에 대한 저항을 내심 포기해가고 있는 것일까.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그래서 세계적인 기후위기대응 프로그램에 관심도 보이지 않는 정부나 지도자, 이미 서명한 국제협약조차 하루아침에 발로 차버리는 무지한 지도자를 아무 생각 없이 지지하고 있는 것일까. 그러니까 미, 러 등 영향력 있는 강대국을 포함하여 많은 정부들이 기후위기대응에 무심한 이 현실은 결국 현재를 살고 있는 시민 다수의 선택인 셈이고, 모두가 당하는 이 기후재난의 결과에는 어느 정도 자업자득의 성격도 없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지도자들에게 정부의 키를 맡기면서 대체 기후위기대응의 행동은 누가 해주길 바라는 것인가.     

그런데, 그래도 될까? 이렇게 무심해도 될까? 
전쟁에 관한 관점을 짧게 전해볼까 한다. 환경위기의 관점에서 볼 때, 전쟁은 일시적으로 큰 에너지를 한꺼번에 연소시켜 시설을 파괴하고 인명을 살상하는 행위라 할 수 있다. AI의 도움을 받아 전쟁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유엔기구를 포함한 환경학자들의 분석에 의하면, 단기적으로는 인류의 일상적 행위들에 비해 두드러지게 큰 규모는 아니지만, 전쟁은 분명히 지구 온난화를 부추기는 효과를 내고 있다. 특히 분쟁지역에서 군용기와 미사일, 폭탄 사용 등을 통해 발생되는 이산화탄소와 기타 온실가스들은 환경을 급속히 악화시킨다. 미사일과 전투기들이 상공에서 배출하는 가스들은 구름을 형성시키고 태양열을 흡수하여 상공에 가두는 현상을 초래하므로 해당 지역들의 기온은 더욱 쉽게 올라가게 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 뒤를 평가한 한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피해는 매우 심각했다. 보고서는 11년 전의 평균연도와 비교하여 신불피해 면적을 계산했는데, 평년에 비해 무려 25배나 많은 숲이 불에 타 없어졌다고 한다. 내일 당장 전쟁이 종식되더라도, 복구에 필요한 인프라와 인력, 재정 등의 대량 손실과 고갈로 인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적응할 능력이 크게 약화되었다. 영국을 대표하는 정책연구기관 채텀하우스 보고서는 우크라이나의 피해는 국제사회에도 연쇄적 피해를 안겨주었다고 지적한다, 곡물생산의 감소로 인해 세계적인 식량가격의 불안을 가져옴으로써 다른 지역까지 기아와 박탈현상이 증가했으며,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도 타격을 가져왔다.

BBC가 보도한 다른 보고서에서는 러시아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 증가된 온실가스 방출량은 런던에서 1천6백만대의 자동차가 더 달리는 것과 같은 양이라고 한다. 우크라이나 측 주장에 따르면 전쟁 초기 1년동안 전쟁으로 인해 발생된 온실 가스는 무려 3,300만 톤이다. 숲과 농지, 도시의 파괴 과정에서 수많은 동식물이 피해를 입었다. 해군기지가 있는 흑해에서 2022년 10개월간 돌고래 120마리가 전쟁과 관련하여 목숨을 잃었다. 이스라엘과 아랍국들 사이에 벌어지고 있는 분쟁지역도 환경적 피해는 마찬가지로 심각하다. 

가만히 있어도 이미 가속된 지구온난화의 속도는 막기가 어려운데, 전쟁이야말로 ‘불난 데 부채질’ ‘타는 불에 기름 붓기’ - 그러니까 영화제목 하나 빌려 표현하자면, ‘미친 짓’이다. 이 미친 짓을 철들 줄 모르는 저 사람들은 언제나 그만 두려나. 구월에도 식을 줄 모르는 온난화 시대의 폭염에 시달려보니, 이런 탄식도 드는 것이다. NM

▲ 이은주 한의사

 [이은주 대화당한의원, 한국밝은성연구소 원장] 

이은주 한의사 webmaster@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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