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인도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현대차의 해외 자회사 최초의 상장으로, 인도 증시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다. 현대차는 IPO 이후 투명성 강화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14억 인도인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황인상 기자 his@
현대차는 인도 뭄바이 인도증권거래소(NSE)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인도법인 현지 증시 상장 기념식을 개최했다. 기념식에는 정 회장을 비롯해 현대차 장재훈 사장과 인도아중동대권역 김언수 부사장, 인도권역 타룬 가르그 최고운영책임자(COO), 인도증권거래소 관계자 등 약 250명이 함께했다.
“인도법인은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표준 받아들일 것”
“인도 시장은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공개(IPO)를 통해 더 좋은 제품을 생산 판매해서 여기 소비자에 가까이 가고 인도 시장의 큰 일원으로서 있는 게 중요하다고 느낀다. IPO를 통해 국제적 표준에 맞는 기업으로 전진해야 하는 사명감도 가졌다.”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은 현대차 인도법인의 인도 증권 시장 상장 기념식을 마친 후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앞서 기업공개(IPO) 기념식에선 직접 종을 울렸고 현지 기업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현대차 인도법인은 현지 진출 이후 인도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며 “인도가 곧 미래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늘리고 연구개발 역량을 확장, 일자리 25만개 이상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현대차 인도법인은 최고 수준의 지배구조 표준을 꾸준히 받아들이고 이사회를 통해 신중하고 투명하게 시의적절한 의사결정을 내리겠다”고 덧붙였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
앞서 인도 국영 자동차 회사로 시작해 일본 스즈키와 합작한 마루티 스즈키가 현지 회사로 인정받았듯 현대차 역시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다가서겠다는 전략을 짰다. 1996년 인도에 진출해 30년 가까이 현지에서 고객과 임직원, 협력사, 환경, 지역사회 등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쳤다는 점을 내세우는 것도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정 회장은 “인도 내 어려운 분이 많은 만큼 그런 분들이 이동권 등 혜택을 볼 수 있어야 한다”며 “저소득층을 포함해 많은 분이 기회, 경험을 갖고 인재로 거듭날 수 있게 하는 게 기업이, 현대차그룹이 해야 할 소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 역시 “인도의 자본시장이 성장하는 부분, 현대차가 인도에서 가져야 할 전략적 입지 등과 관련해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며 “현지 자본 시장은 물론 한국 모회사(현대차) 평가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인도에 공을 들이는 건 성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미국에 이어 단일 국가로는 세 번째로 신차 판매 규모가 크다. 세계 최대 인구 대국으로 현재 410만대 규모인 연간 승용차 판매량은 2030년이면 5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본다. 장재훈 사장은 “인도가 중요하기에 생산과 연구개발(R&D) 역량까지 강화하려고 한다”며 “현대차만 100만대 이상 생산 패턴을 갖게 됐고 현지 연구시설도 지금보다 두 배 이상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시장에 적합한 전략차종을 개발하고 다양한 첨단기술, 신사업 관련 연구개발도 강화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투자계획과 관련해 “인도로 재투자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나 수소연료전지차, 커넥티비티, 이동서비스(모빌리티)를 비롯해 첨단기술이나 소프트웨어 쪽에서 많이 투자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도-현대차그룹간 다각적 협력 방안 모색
정의선 회장이 경제 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를 방문해 나렌드라 모디(Narendra Modi) 총리와 면담했다. 10월21일 인도 델리에 위치한 총리관저에서 진행된 면담에서 인도 모디 총리와 정의선 회장은 인도 모빌리티 산업의 미래 발전과 인도-현대차그룹간 다각적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2014년 5월 총리에 취임한 후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캠페인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인도 경제를 세계 5위 규모로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올해 열린 인도 총선을 거쳐 총리로 재선임돼 3기 내각을 이끌고 있다. 정 회장은 모디 총리와의 면담에서 우선 인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경의를 표했다.
정 회장은 “인도의 유구한 역사와 찬란한 문화는 전 세계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으며, 인도와 한국의 경제적 협력이 늘어나면서 서로의 문학과 문화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차그룹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하나인 인도에서 28년 이상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인도에서 두 번째로 큰 자동차 제조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지속적인 투자와 성장을 통해 인도의 ‘메이크 인 인디아’ 정책과 ‘Viksit Bharat(발전된 인도) 2047’ 비전의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정 회장과 모디 총리는 앞서 여러 차례 만난 바 있다. 2015년 모디 총리의 방한과 2016년 및 2018년 한·인도 비즈니스 서밋, 2018년 인도 ‘MOVE 모빌리티 서밋’, 2019년 청와대 오찬 등에서 만나 양국 모빌리티 산업에 대한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NM
▲ 제네시스 GV80 |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