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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석 띄어 앉기·비대면 전시부터 여행주간 확대까지…

기사승인 2020.06.05  16: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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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 속 거리 두기’ 시대, 문화예술계 조심스레 기지개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5월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다. 2월 23일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이후 76일 만이다. 정부의 생활방역 전환에 따라 꽁꽁 얼어붙었던 국내 문화예술계가 조심스레 기지개를 켜고 있다.

신세영 기자 syshin@

그동안 닫혔던 미술관·박물관·도서관·공연장·극장 등의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했고, 프로야구가 무관중으로 개막했으며, 여행 수요가 증가하는 등 서서히 재가동에 들어갔다. 문화생활에 목말라 있던 국민들에게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다.

▲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경

국립 공연시설 5곳 재개관, 7개 단체는 공연 재개
국립중앙극장, 국립극단 등 국립공연시설 및 국립예술단체 공연 등이 재개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생활 속 거리두기’ 관련 지침을 준수하면서 국립중앙극장 등 5개 국립공연시설을 재개관하고 국립극단 등 7개 국립예술단체의 공연을 재개한다고 지난 6일 밝혔다. 5개 국립공연시설은 국립중앙극장, 국립국악원, 정동극장, 명동예술극장,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이며 7개 국립예술단체는 국립극단, 국립발레단, 국립오페라단,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합창단, 서울예술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등이 해당된다. 공연장 관련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의 주요 내용은 △이동하거나 줄을 설 때 2m(최소 1m) 이상 간격 유지 △공연장 입장 시 관람객 증상 여부 확인 △공연장 내 마스크 착용 △입장권 구매 시 가급적 온라인 사전예매 △관람 시 좌석은 지그재그 방식의 ‘한 칸 띄어 앉기’로 착석 등이다.

재개 조치에 따라 볼 수 있는 주요 공연 일정을 살펴보면 국립극장의 ‘춘향전’(14일), 국립국악원의 ‘토요명품공연’(16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의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기념공연 ‘나는 광주에 없었다’(12일), 정동극장의 ‘아랑가’(22일), 국립극단의 ‘영지’(22일), 국립오페라단의 ‘한국 오페라 베스트컬렉션’(22일), 국립발레단의 ‘지젤’(6월 10일) 등이 있다. 단체별로 살펴보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11시 콘서트(14일)’, 국립합창단 ‘국립극장 70주년 기념공연(15일)’, 국립극단 ‘영지(22일)’, 국립오페라단 ‘한국오페라 베스트컬렉션(22일)’, 국립발레단 ‘지젤(6월 10일)’, 서울예술단 ‘잃어버린 얼굴 1895(7월 8일)’, 국립현대무용단 ‘스텝 업(7월 10일)’ 등이다.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도 공연 재개에 나섰다. 예술의전당은 5월 8일 <코로나19 극복 희망 콘서트>를 열었고, 세종문화회관은 28~31일 <김덕수傳>을 무대에 올렸다. 공연의 메카 대학로에는 제41회 서울연극제가 5월 2일 개막해 주요 공연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년 진행한 특별 프로그램을 모두 취소하고, 번역극 4작품과 창작극 4작품을 ‘거리두기 객석제’로 운영한다.

▲ 객석 띄어앉기 모습

화색 도는 공연계… 랜선 공연·비대면 전시 병행
공연계도 서서히 온기를 되찾으며 공연장들은 방역에도 만전을 기한다. 공연장 내 마스크 착용은 물론 입장 시 발열 여부를 확인하고, 관람 좌석을 지그재그 방식의 ‘한 칸 띄어 앉기’로 배치해 관람객 간 일정 간격을 유지하기로 했다. 입장권 구매도 되도록 온라인으로 사전 예매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4월 공연계 매출은 47억 원으로, 1월의 8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공연예술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5월 첫 주말(2, 3일)에 11억9488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4월 3주 차 주말(18, 19일) 매출액인 3억8848만 원보다 크게 증가한 수치다. 공연 예매 건수도 4월 3주 차 1만3260건, 4월 4주 차 2만1778건, 5월 1주 차 2만2034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랜선’ 공연과 ‘비대면’ 전시 등 온라인 문화생활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국립발레단은 앞서 취소한 <허난설헌>과 <안나 카레니나> 공연을 유튜브로 선보여 5만여 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 미술관과 갤러리들은 가상현실(VR) 등 첨단기술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작품을 감상하도록 하는 비대면 전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MMCA)은 자연을 주제로 한 기획전 <수평의 축>을 4월 온라인으로 공개했다. 이어 누리집(www.mmca.go.kr)에 유튜브, 누리소통망(SNS) 등으로 제공하던 270여 건의 영상·음성 콘텐츠를 모은 ‘온라인 미술관’을 개설했다.

극장가 조금씩 활기… 연기된 신작 개봉 시작
극장가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4월 관객 수는 97만2477명으로 통합전산망 집계가 시작된 2004년 이후 월별 역대 최저 관객을 기록했다. 매출도 75억1492만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1131억8467만1392원)보다 93.3%나 감소했다. 하지만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 이후 반등하고 있다. 1일 관객 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5월 9~10일 극장을 찾은 관객은 14만9463명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시하던 4월 마지막 주말(25~26일, 9만 2789명)과 비교해보면 5만여 명이 증가했다. 영업을 중단했던 일부 복합상영관은 다시 문을 열었다. CGV는 4월 한 달간 36개 상영관을 폐쇄했고 메가박스는 전국 11개 상영관을, 롯데시네마는 직영점 6곳의 운영을 폐쇄한 바 있다.

▲ 6월 4일 개봉을 확정한 영화 '침입자' 포스터.

영화관들은 여전히 고객의 건강과 안전을 위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띄어 앉기’는 시행 중이다. 3, 4월 나왔어야 할 <침입자>, <결백>, <초미의 관심사> 등의 한국영화들이 줄줄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당초 일정보다 한 달 늦게 열리는 제21회 전주국제영화제는 5월 28일 ‘무관객’으로 열흘간 관객과 만났다. 한국 경쟁·국제 경쟁·한국 단편 경쟁 부문 25편만 상영하고, 관계자와 심사위원만 영화를 볼 수 있다. 6월 18일 개막하는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는 안전을 위해 게스트를 최소화하고 야외 상영을 최대한 늘려 진행할 계획이다.

일상을 여행처럼, 안전을 일상처럼
한국관광공사가 5월 11일 생활 속 거리두기 시기 여행자와 관광업소를 대상으로 행선지별 안전여행 지침을 담은 ‘여행 경로별 안전여행 가이드’를 내놨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일상 속에서 여행을 자주 즐기며, 안전을 일상처럼 생각하자는 취지를 살린 슬로건 ‘일상을 여행처럼, 안전을 일상처럼’을 최근 확정해 이를 활용한 대국민 홍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관광공사는 누리집 ‘대한민국 구석구석’(korean.visitkorea.or.kr)에 안전여행 페이지를 별도로 마련했다. 안전여행 페이지에서는 ‘생활 속 거리두기’에 따른 여행 경로별 안전여행 지침과 여행 중 일어날 수 있는 각종 안전사고 사례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행동 요령에는 △이동 수단(자가용, 대중교통, 고속도로 휴게소) △실외 관광지 및 액티비티 △음식점(식당, 커피숍) △쇼핑(쇼핑몰, 전통시장) △숙박 시설(호텔, 콘도, 캠핑장 등) 등 다섯 가지 여행 경로별로 여행자와 사업주가 각각 지켜야 할 안전 수칙이 담겨 있다. 또 마스크 상시 착용, 손 소독제 사용, 두 팔 간격 건강거리 유지 등 여행자 입장에서 야외활동 시 지켜야 할 필수 안전사항을 사례를 통해 쉽게 숙지할 수 있도록 했다.

▲ 정세균 국무총리가 5월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케이-방역과 함께 관광내수 살린다
정부가 국내여행 수요를 촉진하기 위해 관광 내수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정부는 지난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제5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케이(K) 방역과 함께하는 관광 내수시장 활성화 대책’과 ‘관광산업 규제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정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관광 관련 소비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조 원 규모 감소했다. 이 추세가 지속될 경우 상반기에만 최소 17조원 이상 감소할 것이 예상된다. 방한관광객(5월 24일 기준)은 약 209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3% 줄었다. 전문가들은 메르스·사스와 달리 코로나19는 전 세계적 유행으로 인한 국가별 입국금지 조치·항공편 대폭 감소 등으로 시장 회복이 더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국내여행 수요 촉진을 위해 각종 캠페인과 할인 행사, 관광상품권 지급 등을 추진한다. 여행주간을 기존 2주에서 한 달(6월 20일~7월 19일)로 확대하고 한국철도공사, 고속버스 운송사업자, 선사들과 협력해 여행주간에만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전용 교통이용권을 출시할 계획이다. 1만원 캠핑 등 특별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국내 온라인사이트에서 사용 가능한 최대 4만원 숙박할인 쿠폰 100만개를 지원하고 여행상품 선결제 시 30% 할인도 추진하고 치유관광지 50선 상품 최대 5만원 할인, 전국 놀이공원 최대 60% 할인, 관광벤처상품 40% 할인, 부산·경북·전북·서울·인천·울산 등 지역여행 할인 상품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코로나19의 극복을 위해 관광산업 성장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규제를 적극 개선하기로 했다. 지나치게 세분화된 호텔업 세부업종을 통폐합하고 안전 및 고객편의와 무관한 불필요한 등록기준을 간소화하거나 개편한다. 관광호텔업의 경우 객실 수를 기존 30실에서 20실로 기준으로 완화하고 호텔업 등록기준 중 외국인 서비스 제공 체제 관련 규정를 삭제했다. 기존에는 외국인 대상으로만 허용되던 도시지역 민박업을 내·외국인 모두가 이용할 수 있게 허용해 ‘에어비앤비’와 같은 공유숙박 사업모델이 국내에서도 뿌리내릴 수 있도록 제도화 방안을 검토한다. 산림휴양관광진흥법(가칭)을 제정해 산악호텔과 산악열차 운영이 가능하도록 산지 활용 규제에 대한 특례 적용을 시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오는 6월 상생 조정기구 ‘한걸음모델’을 통해 시범사업인 ‘하동 알프스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1인 여행사·스타트업 등 신규 여행업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일반여행업의 자본금 등록 규정은 현행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50% 하향 조정된다.

코로나19로 재조명받은 대한민국, 이번엔 문화유산
문화유산이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을 위한 치유와 여가의 공간으로 새 단장을 마치고 문을 연다.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진옥섭)은 문화유산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방문을 촉진하고 독려하기 위해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을 펼치고, 지난 26일 오후 6시 대한제국의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드렸던 환구단(사적 제157호)에서 그 시작을 알리는 선포식을 개최했다. ‘참 만남, 참 문화유산(Feel the REAL KOREAN HERITAGE)’을 구호로 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은 문화유산과 사람 간 거리를 좁히고 문화유산을 국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드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한복 입고 궁궐탐방’, ‘문화유산 야간 체험’ 등 문화유산을 새롭게 누리는 방식이 생기고 있고, 케이팝(K-pop) 등 한류 확산으로 문화의 힘이 갖는 사회·경제적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는 시대 흐름을 반영하여 우리 유산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휴식과 관광, 치유의 공간으로서 문화유산의 매력을 알리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취지다.

문화재청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우선 ‘문화유산 방문 코스’를 제안한다. 세계유산과 인류무형유산을 주요 거점으로 주제의 유사성과 지역 근접성을 고려한 2일 또는 3일의 여정으로 설계된 ‘한국 문화유산의 길 7개 코스’(기본 코스5개, 테마 코스 2개)다. 문화재청은 장소별 교통편과 주변 명소·숙박 등 관광 정보를 담은 ‘문화유산 방문 지도·가이드 북’을 제작해 전국 관광안내소와 온라인에서 제공할 계획이다. ‘한국 문화유산의 길 7개 코스’는 기본코스 5개와 테마코스 2개로 구성했다. 기본코스로는 △경주와 안동을 중심으로 한 천년 정신의 길 △공주와 부여, 익산을 둘러보는 백제 고도의 길 △우리의 옛 소리를 주제로 전북과 전남 지역을 둘러보는 소릿길 △제주도의 문화유산을 둘러보는 설화와 자연의 길 △서울과 인천, 경기 지역의 궁과 산성을 둘러보는 왕가의 길 등 5개 코스다. 테마코스 2개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서원들과 산사들을 각각 묶은 ‘서원의 길’과 ‘수행의 길’이다. 이들 코스와 별도로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에는 국내에 있는 세계유산들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5대 특별 사업과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전국의 다양한 축제·공연·전시·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는 7대 연계 사업이 준비됐다. NM

▲ 안전한 재개관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립중앙박물관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사전에 모의 입장을 시연했다.

신세영 기자 syshin@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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