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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예수 되어 보다 아름다운 세상 함께 만들어 가겠다”

기사승인 2022.01.07  00: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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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모든 상황을 바꿔 놨다. 기업들의 사회공헌활동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봉사활동들이 중단되거나 연기됐다. 그나마 지난해 들어 코로나19 위기 상황에 적응하면서 봉사활동이 조금씩 진행됐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지난해 11월, 무료 급식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밥퍼나눔운동본부가 창립 33주년을 맞아 무료급식을 재개했다. ‘밥퍼’는 오랜 시간 소외 계층의 끼니를 챙기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몸소 실천해왔다. 다일공동체 대표인 최일도 목사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었다.

34년간 무료급식사업 ‘밥퍼나눔운동’ 전개
‘이 땅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시작된 다일공동체는 배가 고파 쓰러진 한 사람에게 밥을 나누는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밥퍼나눔운동은 1988년 다일공동체의 대표 최일도 목사가 청량리 역전에서 나흘간 밥을 굶고 쓰러져 있는 노인에게 국밥을 대접한 것을 시작으로 무의탁 노인, 행려자, 노숙자 등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들에게 밥을 나누며 사랑을 전하고 있다.  1999년 중국 다일공동체 설립에 이어서 베트남, 캄보디아, 네팔, 탄자니아, 우간다, 과테말라 등 11개국에 다일공동체 분원을 설립, 밥나눔뿐 아니라 교육, 의료지원, 1:1아동결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다일공동체는 이 외에도 인권보호, 전인치유, 대북지원, 자립기반지원, 긴급구호 등 현재까지 사회적 약자를 위한 나눔 운동을 꾸준히 물색하고 있다. 최일도 목사는 “밥퍼나눔운동은 다일공동체의 오늘을 있게 한 최초의 사역이며 섬김의 뿌리”라며 “한 끼니를 걱정하는 이웃들을 위해 밥을 지어 청량리 쌍굴다리 아래에서 함께 나누며 마음까지 나누는 것이 바로 다일공동체의 초심이었다”고 말한다. 코로나 19의 확산으로 무료급식이 중단됐던 시기에는 매일 800~1200여 명을 찾아 도시락을 전달해왔다.

▲ 최일도 목사

최일도 목사는 “무료급식을 이용하던 분들이 항상 어디든 찾아가기만 하면 먹을 수 있던 무료 급식소가 문을 닫고 나니 한 달 만에 정말 수척한 얼굴로 나타났다”면서 “그때 ‘안 되겠다, 이분들을 찾아가는 길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우리가 주소를 파악 못한 쪽방은 구청에서 도움을 받아 찾아갈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무료급식을 도시락 봉사로 바꾸고 나서 힘든 점도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후원 회원들과 기업들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후원금이 줄어든 탓에 예산이 대폭 감소했던 것. 무료급식을 도시락으로 대체하다 보니 포장해서 전달하는 비용만도 두 배, 시간도 두 배 이상 소요됐다. 최 목사는 “평소 제공하던 식사의 2배가 도시락에 들어갔다”면서 “일일이 용기에 담아야 되다보니 준비 시간이 예전보다 2배 늘어났고, 인력도 2배 더 투입됐다. 그래서 굉장히 큰 어려움을 겪었다”고 덧붙였다.

‘이 땅의 화해와 일치를 위하여’
사회적 약자 위한 나눔 운동 꾸준히 실천

지난 여름, 최일도 목사는 밥퍼나눔운동본부 건물이 노후해 깨끗한 식사를 할 수 없고, 안전마저 보장할 수 없는 위태로운 공간이라는 판단에 즉각 리모델링 공사를 결정했다. 부족한 공사비는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영락교회 등 교회와 성도들의 도움을 받아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제는 ‘밥퍼’에 이어 빵을 만들어 나누는 ‘빵퍼’ 사역도 새롭게 준비 중이다. 빵퍼는 하루 5천개 빵을 만들어 절반은 어려운 이웃에게 나누고, 나머지 반은 직접 판매해 무의탁 노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돕게 된다. 최 목사는 “밥은 사람들이 와서 먹어야만 한다. 또 우리는 밥 문화가 국이 없으면 밥을 먹었다고 생각을 안 한다”면서 “와서 먹는 음식은 한계가 있다.

▲ 첫 빵을 구워내며 손민준 빵퍼 목사와 함께한 최일도 목사

이번에 코로나를 겪으면서, 이제는 찾아가야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빵퍼’를 위해 하루에 5천개 이상의 빵을 만드는 제빵 기계 일체를 들여놨다. 날마다 5천개의 빵을 만드는데 필요한 밀가루 비용만 매일 52만원이 소요된다. 이 때문에 다일공동체는 성경 속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사역에 동참을 희망하는 후원자를 모집하고 있는 중이다. 최 목사는 “도저히 거동이 불편해서 오지 못하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섬김이 아니고는 고독사 위기 속에 있는 사람들을 만날 길이 없다”면서 “이제는 복지센터에 사람들이 찾아와서 나누는 문화가 아니라 우리들이 찾아가야 한다. 오늘 우리 시대 가장 큰 문제는 고독사이기에 고독사방지센터를 ‘밥퍼’ 안에 두고 싶다”고 전했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이웃을 행복하게, 세상을 아름답게 하다
다일공동체는 최일도 목사 1인의 나눔에서 시작, 이제는 전 국민이 동참하고, 나아가 해외까지 나눔의 정신을 전파하고 있다. 현재 다일공동체는 청량리에 밥퍼와 하나님은 치료하시고 사람이 봉사하는 무료병원인 다일천사병원 이외에 노숙인들을 위한 웰다잉 하우스인 다일작은천국을 운영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 가평군 설악면에는 전인치유사역을 하는 설곡산다일공동체와 예수그리스도의 완전한 제자로 거듭나기 위한 다일DTS훈련원을 운영, 해외 다일공동체 스텝들이 와서 최소 3개월에서 1년의 교육과 훈련 끝에 그 나라 지도자로 세워지고 있다. 최 목사는 “인간 내면의 치료와 회복을 위해서 섬기는 자연치유센터와 다일수도원 스테이 그리고 다일의 사역을 함께 할 사람들의 역량강화훈련이자 해외 빈민촌에서 밥과 복음을 전하며 사람을 살리고 세우는 사역자들의 훈련을 책임지는 묵안리 다일DTS 훈련원 등의 국내사역을 하고 있는 곳들이 ‘작은 것이 아름답다’는 진리를 깨닫는 사람들로 하여금 작은 일에 충성 다하는 사람들로 계속 아름다운 열매 맺기를 간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해외다일공동체는 아프리카의 탄자니아 쿤두치에, 그리고 우간다의 캄팔라에 이어 중남미의 과테말라 치말떼낭고에 다일공동체를 개원했다.

▲ 거리두기 강화로 밥퍼에서 도시락을 나누는 모습

최일도 목사는 “과테말라 다일공동체는 코로나19로 개원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학교를 가야할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못하고 광장에 나와 땅콩을 팔거나 구두를 닦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너무 아파 하루라도 빨리 개원을 해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면서 “번듯한 건물이나 사무실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다일공동체 모든 분원이 그랬듯, 있는 그 자리 바닥 현장에서 밥과 꿈을 나누며 시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일도 목사는 11개 국가 21개 지부에서 밥과 복음을 전하며 사람을 살리고 치유하며, 인재를 양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개발을 돕는 사역을 담당하는 데일리다일이 지구촌의 가난한 마을마다 찾아가 묵묵히 섬기고 나누는 일로 피스메이커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그는 “다일공동체는 공동체대로 다일복지재단과 데일리다일은 토종NGO로서 국제구호사업단체로서 귀하게 쓰임 받으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이웃을 행복하게,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일을 힘쓰길 바란다”면서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하여 섬김과 나눔의 삶을 통해 화해와 일치의 보다 아름다운 세상을 작은 예수가 되어 사랑으로 함께 만들어 간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피력했다.

‘Ora et Labora’ 정신으로 찾아가는 목회자 돼야
코로나19의 확산은 지나친 개인주의, 이기주의, 물질주의로 치닫고 있을 때 교회가 극복해내지 못하고 교회마저도 개 교회주의 개 교단주의에 함몰되면서 교회가 스스로 자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며 민낯을 드러냈다. 30여 년 전부터 목회자들도 ‘오라 엣 라보라 Ora et Labora’ 정신으로 기도가 노동이요 노동이 기도이고, 노동현장에 가서 같이 노동하는 목사들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해온 최일도 목사는 코로나를 겪으면서 어떻게 보면 한국 교회의 위기라고 하지만 오히려 바닥까지 처절하게 내려가 봐야 정화될 것이라면서 진정 하나님이 원하시는 원시 공동체의 모습으로 거듭나는 역사가 일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최 목사는 “당장 미자립교회 개척교회 이런 아주 어려운 목회자들은 이미 스스로 나가서 벌지 않으면 못 견디니까 투 잡 쓰리 잡을 하는 분들도 있다. 텐트 메이커가 돼가는 것”이라며 “저는 목회자들도 ‘오라 엣 라보라 Ora et Labora’ 정신으로 기도가 노동이요 노동이 기도이고, 노동현장에 가서 같이 노동하는 목사들이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30년 전부터 해왔다. 저 자신도 그렇게 노동하면서 살아왔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현실속의 위기에 비관적이지만 않다. 교회에 거품이 빠지고 진정 교회가 되어가는 모습들로 자리 잡아 가는 모습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제는 마을에 소외된 이웃들을 섬기는 목사, 내 교회 성도들만 쫓아다니고 심방하는 목회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무의탁 노인을 찾아가고 고독사 위험 속에 있는 사람 찾아가서 문 한번 두드려보고, 믿지 않는 마을 주민들도 목회의 대상이라고 여겨야지 내 교회 등록하고 출석한 사람만 섬기면 안 된다”고 피력했다.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출간 이후 26년 만에
사역 시작한 배경과 33년간 나눔과 섬김의 과정 담은
<최일도의 러브스토리> 출간

지난해 봄, 최일도 목사는 <최일도의 러브스토리>를 출간했다. 지면을 통해 독자들과 만나게 된 것은 ‘칠년을 하루같이’ 이후 8년 만이고 밀리언셀러가 된 <밥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 이후 26년 만이다. <최일도의 러브스토리>는 최 목사가 사역을 처음 시작한 배경과 33년간 나눔과 섬김의 과정을 담았다. 최 목사와 함께 동역해 온 다일공동체 일원들의 사명과 헌신, 그리고 후원자와 자원봉사자들의 사역을 기록한 이 책에는 사역하면서 좌절했던 경험과 가정에서의 위기 등 여러 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최 목사의 진솔한 고백도 담겼다. 최일도 목사는 “30년 세월을 돌아보니 모든 발자국이 하나님의 은총이었음을 깨달았다”면서 “이 책의 주어는 ‘나’ 가 아닌 ‘하나님’”이라며 “내 삶에 역사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한 책”이라고 밝혔다. 이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좌절하지 않고 전진해 올 수 있었던 것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였다”며 “최일도의 러브스토리가 아닌 하나님의 러브스토리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내는 이들에게 강력한 백신이 되어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NM

▲ 현재 재건축 중인 밥퍼 건물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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