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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과의 행복감과 공감대 형성하는 감천문화마을의 그림 그리는 고슴도치 엄마 ‘모모로이 유현민 작가’

기사승인 2022.08.05  13: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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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은 한국전쟁 직후 어려운 시절 부산의 역사를 그대로 간직한 곳이다. 산자락을 따라서는 뒷집에 조망권을 해치지 않고 계단식 건물이 있고, 모든 길이 통하는 미로미로 골목길이 있다.

차성경 기자 biblecar@

이웃 간 소통을 중시하는 독특한 장소성과 전통적 경관과 파스텔톤 색채는 많은 사람들을 찾아오게 하는 매력이자 감천문화마을의 최고 자원이다. ‘황금마을’이라는 별명을 가진 야경이 너무 아름다워 한국의 산토리니로 불리게 됐다. 외국인들은 한국 속의 이국적 정치와 시간이 멈춰진 공간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기도 하다.

▲ 유현민 작가

작품 통해 자연스럽고 편안함 전하는 ‘고슴도치 엄마’
모모로이 유현민 작가의 행보가 화제다. 지난 이화여자대학교 정보디자인과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유현민 작가는 디자인대학원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지금까지 7번의 개인전과 40여 회의 그룹전, 8번의 페어에 참가하며 역량을 발휘하고 있는 유 작가는 국제현대미술대전 공모입상, 대한민국창작미술대전 공모입상에 이어 2022 중앙회화대전 공모입상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현재 부산미술협회 회원, 카투니스트네가지 대표로도 활동 중인 유현민 작가는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 ‘대한민국을 빛낸 예술가’, TV조선 ‘다큐속으로’-감천문화마을편, 부산KBS 문화예술프로그램 ‘감천의 작가’에 출연한 바 있으며 인제대, 동주대, 부산예술대에 출강했다. 지난 2018년부터 감천문화마을 카툰공방 선정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유현민 작가는 ‘고슴도치 엄마’라고도 불린다. 독일의 문학가 미하엘 엔데의 <모모>의 따스한 정, 환상의 세계, 행복한 감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드는 철들지 않는 순수한 마음을 가진 모모에서 따온 ‘모모로이’처럼 유 작가는 자연스럽고 편안함을 전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의 시그니처라고도 할 수 있는 고슴도치는 이제는 감천문화마을의 아이콘으로, 특히 감천문화마을의 핫플 중 핫플인 어린왕자 포토존 바로 앞에 내려다보이는 옥상의 ‘LOVE GAMCHEON’ 벽화는 감천문화마을의 위상을 제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모모로이 유현민 작가는 “우연한 기회에 처음으로 키운 반려동물이 고슴도치였다.여기로 갈까? 저기로 갈까? 갈까? 말까? 그냥 돌아갈까? 가끔은 망설이는 고슴도치 모습을 보며 나를 바라보게 되면서 마냥 예쁘기 귀여운 고슴도치가 아니라 그 안에 내 자신를 찾아서 반갑기도, 슬프기도, 신나기도, 아프기도 했다.”면서 “진심으로 원하는 작업을 하면서 차츰 표출되어 나오게 된 것이 2015년부터 키웠던 고슴도치였다”고 말한다. 반려동물 고슴도치의 수명이 길지 않았던 탓에, 떠나보낸 고슴도치를 잊지 못했던 그는 그림과 글 속에 자신이 사랑했던 고슴도치를 되살려냈다. 그에게 있어 고슴도치는 위안이자 마음 속 평화를 이루는 주문이었다. 작품 속에 녹아 있는 애정이 느껴져서일까. 유 작가의 고슴도치 작품은 대중과 감천지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행복감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하나의 전도체가 되고 있다.

▲ 꽃밭에서 II (In the flower garden II) 64×91cm, Acrylic on digital print, 2022

‘나’의 메시지 담아내는 작업에 매력을 느끼다
어릴 적 유난히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는 유현민 작가. 어머니는 그에게 미술학원을 제안했다. 1970년대, 서울서 몇 되지 않는 동네 미술학원을 찾아 그림을 배운 이후, 유 작가의 꿈은 화가가 되었다. 그렇게 최고의 명문 예술고로 유명했던 선화예고에 진학했던 그는 경제적으로 힘든 화가의 삶이 아닌 디자이너라는 멋진 직업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시각디자인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대중들에게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디자인 작업은 재미있고 매력적인 분야였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었기에, 유 작가는 마음 한쪽에서는 늘 부족한 무언가를 느꼈다. 대학 졸업 후 국내 유명 화장품회사의 디자인부에 입사하여 BI작업을 주로 담당했던 그는 시각디자인을 더욱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대학원에 들어가 인간의 유희와 시각표현에 대한 연구로 유희를 통한 자신의 내면을 시각언어로 얘기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대학원을 졸업 후 결혼과 동시에 부산으로 내려가게 된 그는 대학에 출강을 나가게 되었고, 그때 알게 된 카투니스트 안기태 교수의 권유로 카툰일러스트에 발을 들였고 지금에 이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시기도 있었지만 올 1월과 2월, 유 작가는 감천문화마을 독락의 탑에서 샵스튜디오를 오픈 진행했으며 4월에는 부산국제화랑아트페어에 참여하여 좋은 성과도 거두었다. 유 작가는 “저 역시도 처음 경험해보는 낯선 상황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는데 그때 그림을 제일 많이 그렸던 것 같다. 강아지와 함께하는 시간도 많았다”면서 “역설적이게도 혼자 있는 시간이 외로웠을 것 같은데 저는 그때도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 꽃밭에서 I (In the flower garden I) 59.4×42cm,,

Acrylic on digital print, 2022

나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었고 더불어 저와 함께했던 타인에 대한 추억, 그리움에 일상을 반추하는 시기였다”고 덧붙였다. 현재 8월에 부산에서 개최될 개인전을 준비 중인 유현민 작가는 “대중과는 전시와 SNS를 통해 소통하고 있는데, 작품과 일을 병행하다보니 생각만큼 쉽진 않다”며 “가끔은 제대로 하는 것이 있는지 제 자신에게 물어보기도 한다. 그래서 우울하다가도 우리 고슴도치와 강아지만 생각하면 행복하다”고 전했다. 이어 “제 자신의 내면과 주변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게 되면서 인지하지 못했던 생의 즐거움과 평화로움에 대해 현실과 상상을 넘나들며 이야기고 싶다. 그것은 행복을 느끼는 일상이기도 하고 그림을 통해 제가 들려주고자 하는 메시지이다. 결국 고슴도치는 저의 페르소나이다”라고 피력했다. NM

 

 

차성경 기자 biblecar@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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