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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한의사 / 생태주의 건강 성생활

기사승인 2024.03.07  09:4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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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은주 한의사

삶의 질은 뇌 건강에 달려 있다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90세에 이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보험개발원이 펴낸 ‘경험생명표’에서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여성 90.7세, 남성 86.3세로 집계되었다. 사람들이 오랫동안 지향해온 ‘건강장수’라는 목표는 이제 거의 성공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한국만이 아니다. 근래 관심을 끌고 있는 미국 대선에서도 유력 후보들의 나이는 이미 80세 전후다. 고령에 중대한 국제문제들을 잘 감당할 수 있느냐는 논란도 있긴 하지만, 러시아며 중국이며 세계 주요 국가들을 이끄는 리더들이 모두 70~80대들이다. 지도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거대국가들, 인도 이집트 브라질 등의 리더들도 모두 70대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면 과연 지구촌은 총체적으로 ‘장수만세’ 시대에 접어든 게 확실해 보인다. 대다수 선진국에서 인구 고령화는 확연히 대세를 이루고 있다. 

새해 인사로 나누는 말 중에서도 ‘백세향수’와 같은 말은 더 이상 쓰이지 않는다. ‘건강하게 오래’라는 조건이 붙어야 제대로 인사가 되는 시대다.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첫째는 신체의 건강이지만 정신적으로도 건강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몸이 건재하더라도 정신이 흐릿하면 언제 다칠지 모르는 위험이 상존하고, 정신이 오락가락하면 오래 사는 것이 오히려 고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나이가 드는 만큼 존재 자체로 존중받고 존경받는 삶을 위해서는 정신이 또렷해야 한다. 기억력이나 판단력 뿐 아니라 가능하면 생각도 낡지 않아야 높은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  

최근 고령사회에서 빠질 수 없는 노년의 건강문제는 치매에 관한 것이다. 치매가 아니더라도 기억력의 저하와 빠른 판단력이 저하는 현실에서 소외와 고립을 가져오기 쉽다. 
부부고민을 얘기하는 한 TV 프로그램에서 어느 중년부인은 남편과 7년째 별거 아닌 별거를 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멀쩡한 남편이 아내가 있는 가정을 두고 주중에는 매일 어머니가 사는 집에서 자고 있다는 얘기였다. 아주 놀라운 사연이었지만 내막을 듣고 보니 눈물겨웠다. 맏아들이자 지극히 효자인 남편은 어머니가 치매에 걸린 뒤 밤마다 자다 깨어 울거나 돌아다니자 아예 침상 밑에 이불을 펴고 자면서 돌보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런 세월이 7년이나 이어져 정작 자기 집을 돌보지 못하게 되자 집안이 아주 피폐해진 것이다. 

어느 사업가는 노모가 치매에 걸려 시골집에서 모셨는데, 사업을 소홀히 할 수 없어 며느리인 부인이 그 일을 자진해서 떠맡았다. 그런데 초기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주말에 시골집에 들러보면 어머니가 그렇게 며느리를 비난하며 밥을 제대로 주지 않는다고 불평을 했던 것이다. 처음에는 어머니가 끼니를 제대로 드시고도 저런 말을 한다는 아내의 해명을 믿었으나 같은 불평을 계속해 듣게 되니 점점 의심이 생겼다. ‘뭔가 소홀했겠지’ 하는 대꾸가 도화선이 되어 부부 사이가 냉랭해지고, 이를 서운하게 생각한 부인의 분노로 급기야 이혼의 위기까지 가게 되었다. 다행히 지인의 조언에 따라 CCTV를 설치한 후 확인해 보니 아내의 말이 맞더라고 했다. 

치매에 대해서는 많은 조언들이 있고, 효과 있는 약들이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어느 가정에서나 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물리적 어려움은 물론 시설과 서비스가 잘 되어 있는 요양원을 이용한다 해도 정신적 고통은 피할 수가 없다. 치매에 걸리는 당사자가 겪는 고통은 말해 무엇할까. 

가장 좋은 것은 치매에 걸리지 않거나, 피할 수 없더라도 발병 시기를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방비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기억력과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60대 이후, 혹은 50대부터라도 치매를 예방하는 생활전략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좋다. 

먼저 사회적 역할을 지속하는 게 중요하다. 직장에서 은퇴하더라도 가정이나 마을, 또는 사회적 커뮤니티 속에서 자기 역할을 찾아 정신적 긴장을 유지하는 생활은 크게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가 크지 않으면서 일종의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역할이 있으면 좋다. 취미활동이든 봉사활동이든 사교클럽이든, 사람들 속에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는 적당한 SNS활동도 (너무 얽매이지 않는다면) 권장할 만하다. 신체운동을 유지하여 몸의 건강을 유지하는 것도 기본적으로 중요하다. 걷기나 등산 같은 유산소운동도 좋고 최소한의 근력운동을 지속해서 몸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도록 한다. 바둑이나 장기 화투 같은 놀이가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너무 단순한 게임의 반복은 그것 외의 모든 것을 차츰 잊게 만들 수 있으므로 너무 그것에만 몰두하지 않도록 한다. 

음악연주나 수공예 같은 취미생활은 손가락을 많이 움직일 수 있어 뇌신경에 좋은 자극이 된다. 술은 조금씩 마시되 담배는 끊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커피와 차는 중추신경을 자극해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뇌에 좋은 음식은 생선류와 견과류에 들어있는 오메가-3 지방산, 카레 올리브기름 파 마늘류, 브로콜리와 상추 등 야채류와 각종 베리류가 대표적이다. 되도록 다양한 비타민 성분(B군, C, D, E 등)을 일상식품을 통해 충분하고도 균형 있게 보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잠이 부족해서는 안 된다. 최소한 6시간 넘는 밤잠을 자고, 낮에라도 피로를 느낄 때는 짧은 쪽잠을 통해 맑은 정신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재미있는 책을 읽고 토론하거나 일기든 회고록이든 수필이든 자기 생각이 담긴 글을 쓰는 취미도 두뇌활동을 유지하는 데 효과가 있다. 

국가든 작은 조직이든 위에 있는 경영자가 건재해야 전체가 건강할 수 있고, 혹 위험이 닥쳐오더라도 슬기롭게 잘 헤쳐나갈 수가 있다. 인체에서도 위에 있는 머리가 바로 그 경영자 역할을 한다는 건 상식이다. 일상적으로 머리(두뇌)의 건강에 대한 관심을 잊지 말도록 하자. NM
[이은주 대화당한의원, 한국밝은성연구소 원장]  

이은주 한의사 webmaster@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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