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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분자유전학의 발전 선도해온 세계적 석학

기사승인 2019.08.07  03: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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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종은 우수한 형질의 작물을 개발하는 기술로, 보다 안정적인 식량 공급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전통 육종은 식물체 간 교배를 통해 여러 개체들을 얻고 재배과정을 거쳐 우수개체를 선발하기 때문에 적게는 7년, 많게는 20년 이상이 소요된다.

황인상 기자 his@

분자육종은 기존의 육종 기술에 분자생물학적 이론을 접목한 기술로, 개체의 특징을 구별할 수 있는 유전자나 DNA 염기서열인 마커(molecular marker)를 이용함으로써 직접 심어보지 않아도 우수개체를 판별할 수 있어 육종 과정 중 시간과 노동력을 절약할 수 있다.

▲ 김병동 명예교수

노벨상에 근접한 국내 과학도들의 롤 모델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김병동(金昞東) 서울대학교 식물생산과학부 명예교수는 분자유전학의 세계적 권위자다. 오랜 세월을 식물 유전체 연구에 매진해온 김 교수는 산업현장에 직접 적용 가능한 연구들을 수행하며 국내 및 세계 분자유전학의 발전을 선도해왔다. 서울대 농과대학 농학과를 졸업한 김병동 교수는 미국 로드아일랜드 주립대학 교수를 역임하고, 지난 1987년 서울대학교 교수로 부임했다. 연구기자재의 절대적 부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끝에 IBRD 차관사업에서 총 6천만 불 유치를 성사시키고, 한국경제의 세계화에 따른 농업의 타격을 극복할 농업기술개발 연구사업 정착에 기여하기도 했다. 이후 첨단 분자유전 연구를 고추 종자육종에 접목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자 농업기술개발센터 연구 사업을 시작한 그는 1999년 과학기술부와 과학재단이 지정하는 우수연구센터로 선정된 식물분자유전육종연구센터를 개소했다. 뿐만 아니라 100여 편이 넘는 논문 발표를 비롯하여 적극적인 학문간 융합 연구 뿐 아니라 고급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여 온 그는 노벨상에 근접한 학자로 평가받으며 국내 과학도들의 롤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15년 간 고추에 대한 집중 연구를 수행하며 세계 최초로 고추 열매 안에서 매운 성분의 원인물질인 캡사이신을 최종 합성하는 캡사이신 신세테이즈 효소의 유전자를 분리해낸 김 교수의 연구는 캡사이신의 항암, 진통, 항비만 등 약리효과가 입증되면서 예방의학은 물론 건강식품 산업을 종자산업과 체계적으로 접목하여 신성장동력으로 발전할 연결고리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외에도 고추 오렌지색 결정 유전자 발견, 고추 세포질웅성붙임 결정 유전자 분리, 세계 최초로 고추유전자은행인 ‘백라이브러리’의 제작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국제가지과작물유전체사업(SOL)의 창립회원으로 참여하여 국제 분자유전학에서 한국의 위상을 제고한 김병동 교수는 저서인 <아직도 풀리지 않은 이중나선 구조의 비밀 Foldback Intercoil DNA>에서 ‘꺾쇠호나선 진핵산’(FBI DNA)이라는 새로운 DNA구조를 최초로 발견, 전자현미경 사진과 공간 모형을 사용해 그 특징을 면밀히 서술한 후 기존 학설들을 이에 맞춰 재해석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김 교수는 국민훈장, 석류장 수훈 30대 우수성과사례상, 세계 3대 인명사전인 Marquis Who's Who in the world에 등재되기도 했다.

동·식물의 육종에 새로운 돌파구 제공
김병동 교수의 꺾쇠호나선 진핵산의 발견은 유전체 정보를 활용하는 21세기 총체적 생명과학 시대에 새로운 발견의 돌파구를 여는 사안으로 평가받는다. 김병동 교수가 국내에서 2007년 출판한 DNA구조 리뷰논문과 2008년 출판한 책을 접한 외국 전문가들은 그 내용이 이제까지 세계적으로 진행되어 온 DNA 분자생물학의 핵심내용을 재검토해야 하는 중요한 사항들을 담고 있다고 판단하고 후속 연구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도 김 교수에게 끊임없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김 교수는 국내에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싶다는 바람에서 지금까지 이를 단호히 거절해왔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김 교수의 연구에 대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준비된 연구자 또한 거의 없고 김 교수의 연구를 이어받을 제자가 없어 좌초될 위기에 직면하자 결국 김 교수는 사안의 중요성을 감안해 국제적인 협력 요청에 응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감사와 이사를 역임 후 종신회원으로 활동 중인 김병동 교수는 현재 한국생화학분자생물학회, 한국생물리학회, 한국분자세포생물학회, 한국유전체학회, 한국식물생명공학회, 한국원예학회, 한국육종학회 등 관련학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최근 유전자가위 기술에 주목을 하고 있다. 인간 및 동식물 세포의 유전체를 교정하는 데 사용되는 유전자 교정(genome editing) 기술로 유전체에서 특정 염기 서열을 인식한 후 해당 부위의 DNA를 정교하게 잘라내는 시스템을 말한다.

가장 최근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는 인간이나 동식물의 세포에서 특정 유전자가 있는 DNA를 잘라내는 기술이다. 유전자가위는 에이즈, 혈우병 등 유전 질환을 치료하고, 농작물 품질 개량이 용이해 유전자 변형 식물(GMO)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중이다. 김 교수는 “유전자가위 기술이 희귀유전병, 난치병의 치료와 동·식물의 육종에 새로운 돌파구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FBI DNA(꺾쇠호나선 진핵산)에서 중요시하는 반복서열을 유전체 전반에 걸쳐 체계적으로 연구할 가능성을 제공할 것”이라며 “FBI DNA나 유전자가위 기술은 한국에서 출발했다”면서 “우리나라가 원천 과학기술 선도국가로 자리매김할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중소국가인 한국은 치밀한 조직력과 정책적 기획력이 어느 때보다도 요구된다고 촉구했다. NM

 

황인상 전문기자 his@newsmaker.or.kr

<저작권자 © 뉴스메이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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