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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과 생각이 바꾸는 연구로 치매 환자와 가족의 고통 덜어주고파

기사승인 2019.09.03  16: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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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길러주신 부모님이 치매 환자 판정을 받으면 많은 가정은 극도의 갈등을 겪는다. 돌봄 회피, 경제적 문제 등으로 불화가 시작되는 사례가 많다. 우울증, 화병 등에 시달리다 극단의 선택을 하는 사례도 있다. 치매 환자 돌봄을 극복한 가족들의 경험이 공유된다면 분명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건양대학교 간호학과 김두리 교수가 3년 동안 진행하고 있는 ‘치매 환자 가족의 극복력 측정도구 개발 및 타당화’ 연구는 치매 환자 돌봄을 극복한 가족들의 경험을 깊이 있게 탐색했다.

최선영 기자 csy@

▲ 김두리 교수

건양대학교 간호학과 김두리 교수는 치매 환자 가족의 극복력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도구를 개발하고 추후 치매 환자 가족들의 극복력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지난 2017년 치매 환자 가족의 극복력 도구개발을 위해 국내 및 국외에서 진행된 치매 환자 가족의 극복과정에 대한 연구를 분석했다. 이어 2018년 치매 환자를 돌봄 경험이 1년 이상인 가족들을 만나 치매 환자 돌봄의 극복과정에 대한 면담을 일대일로 진행하며, 치매 환자 가족의 극복 경험을 분석했고, 이 내용을 바탕으로 치매 환자 가족의 극복력을 측정하는 문항들을 구성했다. 연구 3년 차인 올해는 도구에 대한 문항확인과 타당화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 김 교수는 장기요양시설 간호사로 근무하며 수많은 치매 환자와 가족을 만났던 경험을 되살려 이번 연구를 추진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고령사회로 불가피하게 치매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치매 환자 돌봄에 대한 긍정적 인식변화를 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치매 환자 가족의 우수 사례 발굴, 극복 중재 프로그램 기초로 활용
건양대학교 간호학과 김두리 교수 연구에서 주목할 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매 환자 가족의 긍정적 측면인 ‘극복력’ 을 바탕으로 측정 도구를 개발한 것이다. 본 연구는 학문적으로 혼합적 연구방법 중 측정 도구 개발을 위한 탐색적 설계(Mixed Method: Exploratory Design) 연구방법을 활용했다는 의의가 있다. 실무적 관점에서는 본 연구가 제시한 측정 도구로 치매 환자 가족의 극복정도, 극복력에 미치는 영향요인을 분석할 수 있다. 또한 이 연구는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극복 중재 프로그램의 기초자료가 될 수 있다. 사회적 관점으로 치매가 스트레스, 불안, 우울 등 부정적 개념이 강조된 현 상황에서 치매 환자 가족의 적응, 극복력과 같은 긍정적인 개념의 노출로 치매에 대한 인식개선이 기대된다.

김 교수는 치매 환자 가족의 극복과정은 퀴블러-로스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와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치매 환자 가족들은 치매 진단을 부정하고 자신이 돌봐야 하는 상황에 분노한다. 이후 점차 현실과 협상하며 돌봄을 수행하지만 신체, 심리, 경제적 고갈로 우울을 경험한다. 최종적으로 치매환자를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가면서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아직 많은 치매 환자 가족들이 돌봄과정을 극복하지 못해 연구의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보다 많은 치매 환자 가족들의 극복 사례를 연구하며 사회적으로 치매의 어두운 면보다 극복이라는 긍정적 개념의 인식개선을 통해 밝은 분위기를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연구와 교육, 대외활동으로 치매 인식개선에 기여 
김두리 교수는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치매 환자 가족들이 치매 교육을 받고 요양보호사 또는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등의 자격을 취득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김 교수는 치매 가족들의 변화에 아이디어를 얻어 다양한 연구를 펼칠 계획이다. 이번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치매 가족 극복력에 대한 긍정적인 개념을 증진시키기 위해 치매 환자 가족을 위한 극복력 증진 프로그램을 완성할 예정이다. 치매 환자 가족 및 돌봄자가 치매 환자의 정신행동 증상 이해에 도움을 주는 ‘한국형 치매 가상현실 시나리오 개발’, ‘치매전문요양보호사의 핵심실무역량증진을 위한 한국형 가상현실 치매실습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연구에 도전할 생각이다.
그는 지난 2015년부터 학생들과 치매 인식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학술동아리 ‘그린나래(그린 듯이 아름다운 날개)’를 결성,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대전광역시 광역치매센터는 그린나래를 3년 연속 대학생 우수 치매 극복 선도단체로 선정했다. 지난해 대전광역시 광역치매센터에서 개최한 ‘치매극복의 날’ 행사에서 그의 치매 극복수기와 1학년 학생들의 치매 극복 수기가 장려상을 받았다. 그는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요양보호사를 대상으로 의미 있는 강의도 꾸준히 해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대전본부는 지난 2016년부터 그와 함께 ‘치매전문교육과정’ 강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이 강의에서 그는 임상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며 치매 환자를 돌보는 전문돌봄자로서의 사명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남다른 관점으로 치매 환자 돌봄을 연구하고 인식개선에 헌신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노인요양시설의 인식은 아직 뒤떨어져 있다. 이 곳은 노후에 내가 갈 수 있는 곳이지만 현재 부정적 편견이 가득하다. 김 교수는 이러한 이유를 노인요양시설의 환경뿐 아니라 돌봄 제공자의 태도와 역량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노인간호학을 강의하며 앞으로 학생들이 환자를 존중하는 간호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하며, 대외적으로 치매파트너즈 활동과 강의를 통해 치매 환자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치매 환자 상황을 받아들이는 생각이 가족의 운명을 결정한다. 힘들고 우울할 수 있지만 가족 구성원과 우리 사회가 함께 노력해 극복한다면 치매 환자와 가족이 함께 하는 세상은 더 밝아질 것이다. NM

▲ 김두리 교수는 학술동아리, 강의, 방송 등을 통해 치매 환자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선영 기자 csy@newsmaker.or.kr

<저작권자 © 뉴스메이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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