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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돼지열병 퇴치 굿을 바라보면서

기사승인 2019.10.19  13: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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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생활 민속 사에 보면 해마다 마을 사람들이 도당(都堂 :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당 또는 단)에 모여 마을의 안녕과 태평을 기원하는 굿으로 도당제(都堂祭) 혹은 대동굿이라고도 하는데, 매년 혹은 2년 정도의 주기로 봄, 가을에 정기적으로 행한다.

설정호 기자 sjh@

경기지역의 도당 굿은 같은 행정구역에 속해 있지만 한강을 기준으로 이북과 이남의 도당 굿으로 명확히 구분된다. 한강 이북의 도당 굿은 강신무에 의해, 이남은 수원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세습무로 이어저 그 중심에 남성악사들로 불리는 화랭이에 의해 행해진다.
그 중에 불운한 죽음을 맞이하여 신격화된 인물, 또는 홍역과 마마를 관장하는 마마 신을 위한 무속의 한 거리로 행해지는 별상거리가 있다. 서울 및 중부 지역에서는 ‘별상거리’ 또는 ‘호구거리’라고 하며, 호남 지역에서는 ‘손굿’이라고 하고 제주도에서는 ‘마누라배송’이라고 하며, 동해안 지역에서는 ‘손님굿’이라고 한다.
한때 비디오에 자주 등장하던 호환마마(虎患??)의 가장 무서운 존재였던 마마의 천연두를 일컬으며 마마 병이 많았던 지난날에는 독립된 치병 굿으로 큰 비중을 확보했던 무의였고, 의학이 발달되지 못했던 지난 시대에 신에게 의존했던 백성들의 사고를 가장 잘 보여주는 굿거리로서 의의를 찾을 수 있었다.
그 대표 사례로 김포 통진에 도당 굿으로 마을의 안녕과 평안을 기원하고 질병과 재해를 막아 주민들의 행복과 건강을 기원하고 요즘 큰 재해로 많은 피해를 입은 여러 돼지 농가를 위한 ‘아프리카 돼지열병 퇴치 굿’을 행하는 ‘새별상보존회’ 용천 장경숙 회장의 별상거리가 모든 사람들의 간절한 염원으로 새별상보존회 법당에서 열렸다.

인간들의 오욕과 탐욕은 새로운 질병과 재앙을 만든다

우리 전통 문화유산은 빠른 사회변화와 다양한 문화유입에 따른 대중문화의 혼돈 속에서 대중들의 관심 밖으로 계속해서 사라지고 있다.?외세 유입에 따른 다양한 종교로 인한 사회변화와 의학의 발달 등 과학문명의 발전이 우리 토속 종교로 정착하며 길흉화복의 인간사를 함께 했던 무교의 세계관에 새로운 시각과 내용으로 자리매김 되었다. 
세계 어느 민족에게도 있는 토속신앙 무교는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미신에 불과하지만, 병과 재난에 대해 뚜렷한 대책이 없던 당시에는 일종의 신앙이자 심리적으로 큰 위안을 주는 행위였다.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유감주술(類感呪術)을 이용하거나 악귀보다 더 강력한 상징물·색깔·냄새 등을 몸이나 몸 가까이에 두는 것으로 십자가, 각종 부적 및 신라에서 역신(疫神)을 쫓았다는 처용의 형상,디딜방아 액막이 등이 모두 여기에 속한다고 한다. 그런 시대적 의식 변화를 거쳐 첨단 과학문명을 이끌어 가는 우리 현대 사회에 별상거리 굿판은 단순한 토속신앙으로 전통 무교의 의식을 행하는 안녕과 태평 그리고 악재와 질병을 치유하는 마을 굿을 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많은 의미와 새로운 메시지를 던져준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퇴치 굿’을 행하는 ‘새별상보존회’ 장경숙 회장은 “어려웠고 먹고살기 힘들었던 기나긴 세월 가난과 추위, 그리고 배고픔, 전쟁으로 항상 긴 고난의 역사를 겪어오던 우리민족은 그런 환경에도 항상 자연을 숭배하고 경외하며 순응하며 살아가려는 노력이 있었다. 그런 환경이 시대변화로 물질적으로 풍부해지고
과학의 발전과 문명의 발달로 새로운 인간들의 탐욕을 낳았고 그 탐욕은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자연의 파괴로 또 다른 재앙의 연속을 낳는다고 그는 말한다.”
이번 아프리카 돼지열병 퇴치 굿은 세상이 바뀌어도 인간들의 삶속에 지켜야하는 자연에
대한 경외감과  자연과 인간들의 삶이 더불어 공존하는 하늘의 이치를 배우는 자리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으로 많은 농가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신들에게 고하여 질병을 퇴치하고 서로의 고통을 치유하는 자리로 만들고자 말한다.

자연과 인간들이 공존하는 세상으로

우리의 오랜 역사는 부족하고 열악한 인간 삶에 반성하며 자연의 위대함에 경외감을 갖고 자연에 순응하며 살았다.
자연의 힘은 위대하고 나약한 존재로서 느꼈던 인간의 삶은 과학문명의 발달과 인간들의 오만과 새로운 이기심은 자연을 새롭게 해석하여 인간들만의 풍족한 삶의 환경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
요즘 새롭게 글로벌 키워드 중 빠지지 않는 하나가 바로 ‘자연재해’라고 한다.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사고,뉴질랜드 지진, 일본 대지진 및 원전사고, 태국·중국 대홍수,우면산 산사태 등을 생생하게 목격하며 실로 자연 앞에 선 인간의 무력함을 처절하게 느껴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일본에서 지진으로 원전이 폭발이후 방사능 오염수 유출 사고가 일어나자 가까이 사는 우리들도 피폭 공포에 떨고 있다.  이처럼 압도적인 광경으로 경외심을 불러일으키는 자연재해. 그런데 우리가 자연재해에 대해서 알고 있는 건 무얼까?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인간들에 전염되지 않는다는 안심 속에 갇혀 공존하는 돼지들에 대한 살처분의 공포는 계속 이어지는 인간들의 또 다른 재앙을 만들어 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생각만 든다.   
영국의 유명한 역사 여행가 ‘안토니 메이슨’은  말한다. “첨단 과학기술을 앞세워 자연의 힘을 해석하고 만들어 왔다. 과학적 힘으로 자연을 이기고 정리하려는 인간의 탐욕과 오만함을 반성하고 자연과 인간이 조화롭게 살기위한 방법을 모색할 시기이다”  끊임없이 개발과 환경 파괴로 이어지는 우리들의 세상에 우리 스스로 만들어 논 자연재해를 두려워만 하는 게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인간 중심적 사고를 지양하는 우리들의 건강한 미래를 만들 준비가 필요한 시대임을 느낀다. 많은 다양한 종교들의 교감 속에 오랜만에 느껴보는 새별상거리 굿을 보면서 인간 중심의 사고로 펼쳐진 세상에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한, 인간의 자연’에 대하여 같이 살아가고 공존해야만 하는 우리의 다른 참 모습을 느끼는 기회로 다가왔다.

오랜 30여년의 긴 세월, 아들의 희귀병이 이유가 되어 신어머니인 언니의 권유로 무녀의 삶을 살아가게 된 용천 장경숙회장의 파란만장한 삶이 신과 인간들 사이에 매개자로 소통하고 살아오며 깨달은 ‘자연과 인간들의 삶이 더불어 공존하는 하늘의 이치를 배우는 자리로 항상 거듭나야 한다’는 장경숙 회장의 메시지가 김포 통진의 민속 문화자원으로써 마을의 안녕과 건강한 기운을 관장하는 보존회의 사회적 역할과 가치를 새삼 느껴보며 ‘새별상보존회 아프리카 돼지열병 퇴치 굿’의 진정한 기원의 힘을 느끼는 소중한 자리가 되었다. 앞으로 별상거리 굿을 통해 본 장경숙 회장의 ‘새별상보존회’가 길사(吉事)와 흉사(凶事)에 대한 신과의 교감이 건강한 사회적 가치로 새롭게 조명되기를 바란다. NM

설정호 기자 sjh@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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