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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인권이사회, 러시아군 전쟁 범죄 의혹 조사 결의안 통과

기사승인 2022.06.04  07:4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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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 대상으로 한 러시아의 전쟁범죄 정황 계속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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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12일(이하 현지시간) 유엔인권이사회가 러시아의 전쟁 범죄 의혹을 조사하기로 했다. BBC,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유엔인권이사회는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군이 저지른 전쟁범죄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찬성 33표, 반대는 중국과 에리트레아 2표, 기권 12표로 통과됐다.

이종서 기자 jslee@

러시아의 전쟁범죄 정황은 계속 드러나고 있다. 미셸 바첼렛 UN 인권최고대표는 최근 몇주 동안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1000구가 수습됐다며 러시아의 침공 이후 확인되고 있는 많은 위반 행위가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쟁으로 희생된 어린이들은 늘어나고 있다.

우크라이나서 탈출한 전쟁 난민 600만명 넘어
우크라이나에서 지난 4월 한 달 동안만 거의 100명의 어린이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유니세프는 전했다. 러시아의 침공을 피해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전쟁 난민 수도 600만명을 넘어섰다. 또 우크라이나에 있는 실향민도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800만명이 넘는다. 이처럼 수많은 희생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날 남부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으며, 동부 돈바스 지역과 북동부 도시 하르키우 주변에서도 공격을 가했다. 우크라이나군 총참모부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도네츠강 유역에 거점을 마련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와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고립된 중상자 38명을 러시아 전쟁포로와 교환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편 이날 핀란드가 나토 가입 의사를 공식화하자 나토 회원국은 환영을 표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반발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들어 핀란드가 나토 가입을 신청하면 보복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차질을 빚으며 식량 위기도 심화하고 있다. 이에 유럽연합(EU)은 농산물 수출 간소화 방안을 제안했다. 아디나 발레앙 EU 교통부문 위원장은 성명을 통해 “3개월 이내 우크라이나에서 수출돼야 하는 곡물 2000만톤을 위해 우크라이나와 EU 기반 시설을 통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들도 독일에서 이날부터 3일간 열리는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문제를 논의했다. 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서방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해 “글로벌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물가 급등을 언급하며 “제재에 대한 집착이 지속되면 유럽연합에 가장 복잡하고 거의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서구 국가들의 엘리트들이 가난한 나라에 연쇄효과를 일으킨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러, 우크라이나 침공에 10~12발 극초음속 미사일 사용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 기간 10~12발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미국 국방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지난 5월 10일 CNN은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완벽한 (미사일 사용) 숫자”를 가지고 있지는 않다면서 러시아가 사용한 미사일 숫자는 “아마도 10~12발 사이일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CNN은 비록 정부 당국자가 발사 날짜와 장소를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러시아가 처음 사용한 킨잘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서부의 한 건물을 향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오데사 지역에서 킨잘 미사일 발사했다는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분명히 우리는 그들이 과거 극초음속 미사일이 건물을 공격한 것을 봤지만 그것들이 오데사에서 사용됐는지를 나타내는 어떤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세르게이 브라우크 오데사 지방군사령부 대변인은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3발이 러시아 전투기에서 발사되며 관광시설을 폭격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오데사를 방문 중인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상임의장이 러시아군의 미사일 포격으로 회담을 중단하기도 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을 사용하는 것을 경시해왔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 발표 후 “게임 체인저”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도 “정확한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했다. 러시아군이 발사한 킨잘 미사일은 지상과 해상을 타격할 수 있으며, 사거리는 2000km에 달한다. 킨잘은 핵탄두와 재래식 탄두를 장착할 수 있으며, 마하 10 속도로 레이더 탐지 회피 기능이 있고, 기동성도 탁월하다. Tu-22M3 폭격기와 미그-31K 요격기에서 발사된다. 러시아 남부군관구와 서부군관구 공군 기지에 배치돼 있으며 2017년 12월 실전 배치됐다.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동부 최전선서 교전 이어져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이 동부 최전선에서 대치하며 맹렬한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5월 11일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육군 제93기계화여단 소속 한 자원봉사 부대가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주 이지움에서 러시아군을 저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지난 2월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양측 교전은 수십㎞ 떨어진 곳에서 포탄을 발사하는 등 일정 거리를 두고 전개됐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부 전선 일부 지점에선 양측 거리가 좁혀져, 서로 대면하며 맹렬한 총격전을 벌이고 있다. 이날 한 마을에선 우크라이나 부대와 10명가량으로 구성된 러시아 부대 간 총격전이 벌어졌다. 러시아군은 동부 전선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한 상태로 탱크, 전투기, 헬기, 중포 등에서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탱크로 우크라이나군 대대 진지 1㎞ 안팎까지 밀고 들어오는 등 위협을 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 한 대령은 “아프가니스탄이나 이라크에서 본 것과는 완전히 다른 전쟁”이라며 “(러시아군) 아무도 전쟁법을 신경 쓰지 않는다. 작은 마을을 포격하고, 금지된 대포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도 계속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작전 보고를 통해 지난 2월24일 침공 이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표적을 대상으로 순항 및 탄도 미사일 약 800발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 집중됐으며, 중요 사회 기반 시설도 반복적으로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각지 전투도 이어졌다. 총참모부는 하르키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 반격을 막기 위해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하르키우 피톰니크 마을 탈환에 성공했으며, 북동부로 러시아군을 몰아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최근 며칠간 체르카스키 티슈키, 루스키 티슈키, 보르쇼바, 슬로보칸스케 등 하르키우 북부 마을 4곳을 탈환했다고 전날 발표한 바 있다. 남동부 마리우폴에선 러시아군 포격과 공습이 계속되는 가운데 아조우스탈 제철소에 남은 병력이 저항 중이라고 전했다. 동부 돈바스 루한스크에선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부교(浮橋) 공격에 성공했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은 루한스크주 빌로호리우카 인근 시베르스키도네츠크강에 설치된 러시아군 부교 2개를 폭파하는 데 성공했다.

실시간 지리정보 기업 블랙스카이가 제공한 위성사진 분석 결과 지난 5월10일 러시아군 부교 서쪽 강둑에선 우크라이나 포격으로 연기가 피어올랐다. 러시아군 군용 차량이 위치한 동쪽 강둑에서도 구멍과 연기가 포착됐다. 소셜미디어(SNS)에 게재된 드론 영상을 통해서도 포격 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공격으로 부교가 파괴돼 반쯤 강에 가라앉은 모습이 포착됐다. 또 다른 드론 사진에선 러시아군이 두 번째 부교를 세우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확인됐다. 이 부교도 다수의 군용 차량과 함께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폭파됐다. 러시아군은 강 횡단에 부교를 주로 이용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은 부교를 주요 표적으로 삼아 러시아군 진격을 저지하고 있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도 이날 러시아군이 지속해서 시베르스키도네츠크강에 다리를 건설하고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이 계속 파괴 중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인 러시아 벨고로트에선 전쟁 이후 첫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뱌체슬라프 글라드코프 벨고로트 주지사는 “국경을 넘은 우크라이나군 포격으로 솔로키 마을에서 민간인 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솔로키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0㎞ 떨어져 있다. 벨고로트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접경 러시아 지역에선 최근 몇 주간 미사일과 박격포 공격이 이어졌다.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 소행을 주장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당국은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美 아이비리그 대학, 러시아에 거리두기 고심
러시아의 억만 장자로부터 각종 기부금을 받아온 미국 동북부 8개 명문 사립대 아이비리그에 속한 대학들을 비롯한 서방 기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거리두기에 고심 중에 있다. 받은 기부금을 돌려주거나, 기부자의 이름을 새긴 건물 명칭을 바꾸는 등 이른바 러시아와의 ‘손절’을 통한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5월 11일, CNN은 ‘막대한 러시아 자본에 얽힌 서구 교육·문화 기관의 부끄러움’이라는 제목의 분석 기사를 통해 미국과 영국 등 서방의 명문 대학과 예술계는 물론 유명 기업사이에 뿌리내린 러시아 억만 장자의 ‘명예 세탁용’ 기부금 관행을 보도했다.

CNN은 “새로울 것 없는 과두정치(寡頭政治) 계층의 명예 세탁이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작된 뒤 새로운 국면에 직면했다”며 “존 F. 케네디 센터가 최근 ‘러시아 라운지’의 명칭 변경을 통해 새로운 관계 설정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억만 장자 블라디미르 포타닌은 2011년 케네디 센터에 500만 달러(약 64억원)를 기부했고, 센터는 오페라하우스 라운지 명칭을 ‘러시아 라운지’로 바꾼 바 있다. 이외에도 포타닌은 제너럴모터스(GM), 보잉사에 기부금을 내고 자신의 이름을 새기기도 했다. 포타닌은 1990년대 중반 당시 냉전 해체로 자금난에 시달리던 보리스 옐친 정부에 러시아 재계 자금을 빌려주는 시스템을 마련해 부를 축적해왔다. 러시아 정부가 대출금을 상환 못할 때 중공업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증식했다. CNN에 따르면 포타닌 외에도 러시아 억만장자 7명은 2009년 이후 미국의 대학, 자선단체, 박물관, 각종 재단에 수억 달러를 기부했다. 문화·교육기관들에 대한 기부를 자신들의 ‘명예 세탁’ 도구로 활용했다. 우크라이나 출신 억만장자 렌 블라바트니크는 소련 붕괴 후 알루미늄·석유 등 국영 기업이던 곳을 사들여 부를 축적했다. 그는 2018년 하버드 의대에 사상 최대 금액인 2억 달러(약 2578억원)를 기부했다. 그에 앞선 2010년에는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 1억 달러(약 1289억원)를 기부했다.

블라바트니크는 또 카네기홀에 2500만 달러(약 322억원), 자신의 이름을 딴 펠로우십 신설 조건으로 예일 대학에 3500만 달러(약 451억원)를 기부하는 등 교육계와 예술계를 막론하고 기부금 명목으로 막대한 자본을 쏟아부었다. 블라바트니크는 미국과 영국 대학에 기부를 이어온 공로를 인정받아 두 나라의 시민권을 획득하기도 했다. 시민권 획득 방식으로 러시아인들로부터 기부금 수령을 금지하고 있는 미국 연방법을 피해갔으며, 공화당과 민주당의 주요 기부자로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기부금을 받아왔던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가 내 여러 기관들의 고민이 시작됐다. 러시아 자본과의 거리두기를 통해 출구전략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CNN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기관들은 과두 정치와 그들의 기부로부터 거리를 두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도 “4년 전 2억 달러를 기부받은 뒤 블라바트니크 연구소를 개교한 하버드 의대는 기금을 돌려주거나 연구소의 이름을 바꾸겠다는 말을 (공개적으로)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M

이종서 기자 jslee@newsmak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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